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27일간의 대장정 마무리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27일간의 대장정 마무리

2018.02.21. 오전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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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27일간의 대장정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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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림픽 사상 첫 단일팀을 이룬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첫 만남에서 올림픽 마지막 경기를 치르기까지 27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습니다.

5번의 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초라한 성적표였지만 남북의 자매가 하나 돼 투혼을 발휘하던 모습은 전 세계를 향한 평화의 메시지였습니다.

단일팀 구성에서 올림픽 최종전까지, 박상남 기자가 되돌아봤습니다.

[기자]
남북 단일팀 구성이 결정된 건 지난달 20일, 그로부터 5일 만에 북한 선수 12명이 합류하며 총 35명으로 여자 아이스하키 첫 남북 단일팀이 꾸려졌습니다.

우리 선수들의 출전 기회를 박탈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으며 갑작스럽게 한 팀이 된 남북 선수들은 서먹서먹하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라커룸을 함께 쓰고, 생일 파티를 열어주며 남북 선수들은 빠르게 하나가 됐습니다.

손발을 맞춘 지 불과 16일 만에 올림픽 첫 경기를 치렀습니다.

전 세계 미디어의 관심이 쏟아지면서 단일팀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조별 리그 첫 두 경기에서 스위스와 스웨덴에 모두 0대8로 대패했습니다.

몸을 날리며 싸웠지만 현격한 실력 차를 극복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경기력은 조금씩 나아졌습니다.

마침내 일본 전에서 올림픽 첫 골이 터지자 단일팀은 남북 선수 가릴 것 없이 부둥켜 안았습니다.

그리고 스웨덴과의 순위 결정전에서 나온 한수진의 단일팀 2번째 골은 올림픽 마지막 경기의 골이 됐습니다.

[한수진 / 단일팀 남한선수 : 이번에 드디어 골을 기록해서 마음의 부담은 약간 덜었지만 팀 승리에 기여한 것이 아니어서 아쉽습니다.]

세라 머리 감독은 4년간 가르쳐야 할 시스템을 북한 선수들에게 10일 안에 가르쳐야 했지만 짧은 기간에 남북 선수들이 하나가 돼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세라 머리 / 대표팀 감독 : 단일팀을 다시 해체시키는 건 힘든 일이 될 것입니다. 함께 정말 잘 지내왔습니다. 오늘 경기(스웨덴전)가 시작되기 전에 선수들에게 단일팀으로 치르는 마지막 올림픽 경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황충금 / 단일팀 북한선수 : 진짜 이 선수들과 마음을 합쳐서 잘 뛸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감도 있었지만 진천에서부터 매일 훈련을 하면서 우리는 하나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올림픽 사상 첫 남북 단일팀을 성사시킨 여자 아이스하키는 이번 올림픽에서 역사에 남을 한 페이지를 장식했습니다.

27일간 동고동락하며 평화 메시지를 전한 단일팀은 오는 25일 폐회식을 끝으로 해산하게 됩니다.

YTN 박상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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