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 대신 군번줄?' 도 넘은 손흥민 향한 비난 접어두길

'메달 대신 군번줄?' 도 넘은 손흥민 향한 비난 접어두길

2016.08.14. 오후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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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4일), 우리나라 축구 올림픽 대표팀이 온두라스와의 8강전에서 아쉽게 패배해 메달 획득에 실패했습니다.

90분 내내 경기를 지배했지만, 단 한 번의 역습을 막지 못한 수비 실수가 결국 패배를 불렀습니다.

속상하고 아쉽지만, 축구란 원래 그런 것입니다. 우리가 지난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인 멕시코와의 일전에서 경기 내내 밀리고도 단 한 번의 찬스를 살려 이긴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입니다.

그런데 경기가 끝난 뒤, 일부 네티즌이 선수팀을 향해 도 넘은 비난과 조롱을 퍼부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비난의 대상은 특히 와일드카드이자 올림픽 대표팀 주전 공격수 손흥민 선수를 향하고 있습니다.



현재 온라인에는 '우리나라 대표팀 은메달 땄다'라는 게시글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를 클릭해보면 은메달 대신 은색 군번줄 사진이 보입니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메달 획득에 실패해 입대를 해야 하는 상황을 비꼬고 있는 것입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메달 획득에 실패한 선수들을 조롱하며 "군대 면제받기 위해 뛰더니 꼴좋다"며 머리를 깎은 '이병 손흥민'의 합성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 같은 반응도 이해합니다. 국민들도 축구에 져서 속상하고 아쉬운 마음을 자신의 방식으로 표출하는 것입니다. 축구에 대한 애정과 기대감이 없었다면 애초에 비난도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화나는 마음을 선수 개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이나 비하 발언으로 표출한다면, 우리나라 축구에 더 이상의 발전은 없을 것입니다. 선수들은 태극마크를 달 때마다 자신에게 쏟아질 비난을 의식하며 뛰어야 할 것이고 태극마크를 자랑스러워하기보다는 무거운 책임감과 두려움 때문에 공포를 느껴야 할지도 모릅니다.


사실,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이 전 세계가 참가하는 올림픽에서 '메달이 당연한 전력'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디펜딩 챔피언인 멕시코도 이겼으며, 포르투갈을 4-0으로 꺾으며 준결승에 안착한 독일과도 대등한 경기를 보여주며 비겼습니다.

이번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 가운데 11명이 K리그 소속입니다. '대표팀에서 잘하는 선수'는 어느 순간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평소에 한국 축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쏟지 않는다면, 선수들의 기량 발전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속상한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선수들을 격려해 다음 기회에는 더욱더 잘할 수 있도록 북돋워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YTN PLUS 정윤주 모바일 PD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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