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도 패자도 운다"...리우의 눈물

"승자도 패자도 운다"...리우의 눈물

2016.08.09. 오후 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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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영 황제 펠프스가 19번째 금메달을 획득하며 역대 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에 등극했습니다.

펠프스 선수가 금메달에 입을 맞추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 보이시죠?

로봇처럼 헤엄치는 당연한 1등이 아니라, 고된 방황을 끝내고, 가족과 함께한 자리였기에 그에게는 더 값진 메달이었을 겁니다.

"난 로봇이라고 생각했다. 인간관계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나를 인간으로 생각하고 더 좋은 사람이 됐다."

펠프스가 지난 7일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말입니다.

"무슨 요일인지 모른다. 매일 헤엄을 칠 뿐"이라고 할 정도로 전성기 시절, 그는 기계적으로 수영만 할 뿐이었습니다.

[조은지 / 스포츠부 기자 : 이 선수가 옛날에 토크쇼에 나와서 "금메달 하나는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이런 얘기를 해서 많은 사람들의 공분이랄까 그런 생각을 자아내기도 했는데 이 선수 삶 자체가 영화입니다.]

다시 수영 정상에 서기까지, 최근 펠프스의 방황은 깊었습니다.

수영밖에 모르던 펠프스, 수영장 밖에서 그동안 기행을 이어왔는데요.

지난 2009년 마약을 흡입해 3개월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고, 음주운전으로 체포되는가 하면, 도박에 빠져서 돈을 탕진하고, 골프 선수를 선언했다가 그만두기도 했죠.

그러다 2014년에 다시, 선수로 복귀를 선언합니다.

복귀 시점에 옛 연인 니콜 존슨과 재결합했고, 아들 부머가 태어나면서 변화가 시작됩니다.

이번 경기도 약혼녀가 생후 3개월 된 아들을 안고 관중석에서 응원을 했다고 하죠.

[마이클 펠프스 / 미국 수영 대표 : 리우를 끝으로 100% 은퇴합니다. 현역 복귀는 없습니다. 수영 지도도 안 할 겁니다. 제 아들 부머에게 가르칠 때만 제외하고요.]

그는 리우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할 계획을 강조해왔습니다.

그러다 지난 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돌연, 도쿄 출전 가능성을 시사했는데요.

"지금 태어난 아들이 잠재적 마지막 레이스, 그러니까 도쿄 올림픽을 지켜보길 기대한다"

아들이, 바로 그가 마음을 바꾼 이유였습니다.

승자 뒤엔 패자의 쓰라린 눈물도 감춰져 있죠.

경기가 끝나자, 수건으로 얼굴을 쓰다듬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선수.

바로 탁구 남자단식, 정영식 선수인데요.

그 모습을 본 선배인 현정화 해설위원이 "제 마음이 다 아프네요"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탁구 남자단식, 정영식 선수는 8강 문턱에서 좌절하며 아쉬움의 눈물을 보였는데요.

2세트를 앞서다가 4세트를 내주는 바람에 2-4 역전패로 마무리돼 아쉬움이 더 컸죠.

그러나 세계 최강 중국의 '마룽'을 상대로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입니다.

마룽 선수는 "처음 두 세트를 빼앗기고 초조해졌다.

어려운 경기를 했고, 까다로운 상대였다."고 경기 후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코치도 낙심하고, 선수도 머리를 감싸고 아쉬워합니다.

남자 유도 세계랭킹 1위 안바울 선수 역시, 이탈리아 파비오 선수에게 한판패를 당해 은메달을 따냈는데요.

경기장 밖에서도 쭈그려 앉아 괴로워하는 모습이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습니다.

[마일린다 켈멘디 / 코소보 유도 국가대표 : 전쟁을 겪은 뒤에도, 원하는 게 있다면 이룰 수 있습니다. 작고 가난한 나라여도 올림픽 챔피언이 될 수 있습니다.]

여자 유도 52kg급 경기에서는 역대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 나서 자국에 사상 첫 금메달을 안긴 선수가 감격의 눈물을 보였습니다.

코소보 출신 '마일린다 켈멘디' 선수는 믿기지 않는 듯 얼굴을 감싸 쥐고 코치의 품에 안겨 울음을 터뜨렸는데요.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습니다.

코소보는 동유럽 발칸 반도에 있는 작은 나라로 전쟁과 민간인 학살 등 코소보 사태가 일어났던 곳이죠.

독립 국가로 거듭난 뒤, 첫 출전이라 그 어떤 메달보다 자국에 희망을 안겨다 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쁨의 눈물이든, 아쉬움의 눈물이든, 선수들이 흘린 눈물에 값을 매길 순 없을 겁니다.

올림픽을 준비해 온 지난 4년의 땀방울을 무엇과 비교할 수 있을까요?

최선을 다해 써내려간 '각본 없는 드라마', 선수들이 흘린 눈물에 세계인은 온 마음으로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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