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출발새아침] 프로기사 "이세돌 탈퇴 지지하는 사람 못 봐"

[신율의출발새아침] 프로기사 "이세돌 탈퇴 지지하는 사람 못 봐"

2016.05.20. 오전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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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의출발새아침] 프로기사 "이세돌 탈퇴 지지하는 사람 못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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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6년 5월 20일(금요일)
□ 출연자 : 손근기 프로바둑기사 5단


-프로기사회, 한국기원보다 역사 먼저, 단순한 친목단체 아냐
-프로기사 그만두지 않는 한 기사회 탈퇴 자체 인식 無
-기사회 전체, 同 비율로 대국료·상금 징수, 입장 차 있어
-기사회 내 이세돌 탈퇴 사유 공감하기도
-이세돌 탈퇴 후 대국 참가 가능여부 애매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알파고와의 대결로 국민영웅으로 떠오른 이세돌 선수가 형 이상훈 9단과 함께 프로기사회를 탈퇴하겠다, 밝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도대체 왜 탈퇴를 선언한 건지, 이 프로기사회란 곳은 어떤 곳인지, 알아보겠습니다. 현재 프로 바둑기사로 활동 중인 손근기 5단,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손근기 프로바둑기사(이하 손근기): 네, 안녕하세요.

◇ 신율: 이세돌 9단이 탈퇴한다는 이 프로기사회가 뭔가요?

◆ 손근기: 프로기사회는 일단 프로기사를 증명하는 단체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언론을 살펴보니까 친목회로 정의가 내려져서 설명들이 나가던데요. 친목단체로 보기는 조금 어렵습니다. 왜냐면 한국 바둑의 개척자라고 말씀하는 조남철 선생이 한성기원을 처음 설립한 이래로 프로기사들을 뽑았고요. 그리고 그 기사들끼리 회를 조직한 게 프로기사회가 되었고요. 처음에는 프로기사의 숫자가 10명 내외였는데, 이게 늘어나면서, 제가 알기로는 30~40명 정도 되었을 때 회를 조직한 게 프로기사회예요. 그리고 프로기사 숫자가 늘어나는데 프로 대회 같은 것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사실 행정적인 업무가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이때까지는 한국기원이라는 것이 없었고, 프로기사회만 있었는데, 행정적인 업무 도움이 필요해서 직원을 고용하고 위탁을 맡긴 게 한국기원이 된 거죠. 그래서 1967년에 1대 회장이 취임을 했고, 물론 이 이전에도 회는 있었는데, 공식적으로 회장이 취임하고 내려온 게 지금 양건 프로회장까지 이르고 있는 거죠.

◇ 신율: 그러니까 프로기사회가 한국기원보다 먼저 생겼다, 이 말씀이신가요?

◆ 손근기: 네.

◇ 신율: 그리고 프로기사회에서 한국기원이 파생되었다, 이렇게 이해해도 되는 건가요?

◆ 손근기: 네, 그렇게 이해하셔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 신율: 그렇다면 여기서 탈퇴한다는 게 무슨 의미일까요?

◆ 손근기: 원래는 프로기사를 그만둔다는 게 프로기사회 탈퇴로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은데요. 사실 원래는 탈퇴하니, 마니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기 때문에, 거의 원래는 바둑을 은퇴하는 경우에 바둑기사회를 탈퇴하는 일밖에 없겠죠.

◇ 신율: 그렇군요. 지금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보니까 이게 친목단체가 진짜 아니네요?

◆ 손근기: 네.

◇ 신율: 그런데 지금 이세돌 9단이라든가 이런 분들이 탈퇴하는 이유가, 지금 상금을 너무 많이 뗀다는 것 아닌가요?

◆ 손근기: 상금을 많이 뗀다는 게, 조금씩 입장 차이가 있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일단 회비는 모두가 동일하게 내고요. 대국료나 상금에 징수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은 처음에 기사회에 들어왔을 때부터 동일한 비율을 적용받거든요. 그러니까 이 사람이 우승할지, 저 사람이 우승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요? 그런데 우승을 하건, 4강에 들어가건, 준우승을 하건, 획득한 금액에서 같은 비율을 떼는 거죠.

◇ 신율: 그런데 상금을 많이 받으면 같은 비율이니까 많은 금액을 떼는 거고, 상금 조금 받으면 조금 떼는 거죠?

◆ 손근기: 네, 그렇죠.

◇ 신율: 그렇다면 지금 프로기사분들 사이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 손근기: 기사회에 있어서 사실 마음에 안 드는 것들이 있잖아요? 그런 것과 연결해서 호의적인 반응도 있고, 아니면 이게 탈퇴를 할 게 아니라, 문제가 있으면 내부에 이야기를 해서, 내부 회의를 거쳐서 뭔가 진행을 해보고, 안 됐을 경우에 탈퇴를 하는 게 맞는 것 아니냐? 이런 반응도 있고요.

◇ 신율: 그런데 어제 보도된 바에 따르면, 일부 기사분들은 이런 불만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지금 프로기사분들 중에서도 빈익빈부익부가 있어가지고, 상금 적게 타시는 분들은 월 100만 원 정도의 수입도 안 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분들의 입장에서 볼 때는 상금 많이 뗀다고 해서 탈퇴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이런 보도도 나왔거든요.

◆ 손근기: 그런 시선도 있을 것 같네요. 프로기사가 300명이 넘다보니까, 사실 각자의 의견이 너무 많을 것이거든요.

◇ 신율: 그런데 이렇게 상금을 떼어서 그걸 적립해놓을 것 아닙니까? 그 적립금의 용도는 어디입니까?

◆ 손근기: 적립금 용도는, 주로 쓰는 곳이 바둑 보급 활동이 있고요. 보급 활동은 기사들이 어떤 교육이나 파견을 나갈 때 보조금 형식으로 지급하는 거고요. 제가 알기로는 매년 이걸로 1억 정도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리고 경조사비 같은 게 있고요. 누군가 결혼했을 때, 혹은 상 당했을 때 지원금 같은 것이 나오고, 그리고 은퇴위로금이라고 해서, 여기에 있는 사람들이 결국은 은퇴하는 게 프로기사직을 그만둘 때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때 은퇴위로금 명목으로 나가는 금액이 있고요. 그게 이미 언론에도 다 보도가 된 것 같은데, 그게 최대 4천만 원이 되는 거고요. 보통 그게 매년 한 100만원 씩 적립이 되니까, 매년 한 3억 원이 넘는 돈이 적립되겠네요. 그리고 요새는 해외 대회에 출전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 경비 같은 것이 전혀 지원이 안 되거든요. 그런 경비 일부를 보조해주고, 이건 젊은 기사들 위주로 지원이 되는 상황이거든요. 젊은 기사들이 주로 출전하니까요. 그리고 그 외에 야유회를 간다든지, 회의하는 비용, 이런 식으로 예산이 사용됩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러면 지금 이세돌 9단의 탈퇴를 잘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하셨는데요. 이게 탈퇴를 했다고 해서 바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죠?

◆ 손근기: 탈퇴를 잘했다고 보는 시선은 잘 모르겠고요. 그런데 탈퇴의 사유에 대해서 공감을 하는 것이지..

◇ 신율: 아, 탈퇴 사유에 공감하는 거지, 탈퇴 자체를 잘한 것은 아닐 수 있다?

◆ 손근기: 네, 제가 어제 여러 기사들을 만났지만, ‘이세돌 9단 탈퇴를 응원합니다.’ 이런 사람은 없었고요. 좀 우호적인 여론은 이런 문제제기를 한 것에 대해서 좋게 생각한 것이지 탈퇴를 지지하는 사람까지는 제가 못 본 것 같아요.

◇ 신율: 이세돌 9단이 탈퇴를 하면 대국을 못하게 되나요? 그건 아니죠?

◆ 손근기: 원래 그간에는 그렇게 되어 있었는데요. 왜냐면 프로기사회라는 게 이미 언론에 비춰진 것과 온도 차이가 있는 게, 프로기사가 있어서 프로기사회가 만들어졌고, 그래서 한국기원이 생긴 것이거든요. 그런데 한국기원의 톱니바퀴 중에 하나가 프로기사회라고 하면 프로기사회는 그냥 친목단체가 되겠죠. 그런데 그런 게 아니다보니까, 이게 한국기원을 탈퇴한 것보다 프로기사회나 프로기사들 입장에서는 조금 더 큰 곳에서 탈퇴한 것이거든요. 그렇다보니까 지금 조금 애매한 상황이 되었죠.

◇ 신율: 그러니까 대국을 못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이런 말씀이신 것 같은데요?

◆ 손근기: 네, 그런데 제가 여기 대위원인데, 어제 대위원회에서 회의를 했는데, 사실 그런 경우는 나오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고요.

◇ 신율: 알겠습니다. 오늘 시간 관계상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 손근기: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프로바둑기사인 손근기 5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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