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을 꿈꾸던 청년, 노진규를 소개합니다

금메달을 꿈꾸던 청년, 노진규를 소개합니다

2016.04.04. 오후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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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뒤로 열심히 달리고 있는 한 청년이 보이십니까.

2011-12 쇼트트랙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고 계십니다.

오늘 저는 한 쇼트트랙 선수를 소개해드리려고 하는데요.

24살 노진규 선수입니다. 안현수 선수 이후로 우리나라 쇼트트랙을 짊어질 유망주로 꼽혔던 선수입니다.

노 선수는 9살에 누나를 따라 스케이트를 시작해 남자 쇼트트랙을 그야말로 평정했습니다.

주니어 대회를 휩쓸었고, 2011년 한국 체대에 입학해 성인무대에서도 승승장구해 2011년 1500·3000m 슈퍼파이널에서 2003년 당시 안현수가 세웠던 세계신기록을 8년 만에 경신했습니다.

2012년 세계 선수권에서는 1500m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아직도 국제빙상경기연맹, ISU 홈페이지에는 세계기록보유자로 노진규의 이름이 실려있습니다.

그러나 2013년 9월 소치올림픽을 눈 앞두고 훈련에 매진하던 노진규에게 병마가 찾아왔습니다. 월드컵 1차 대회를 마친 뒤였습니다.

어깨 통증으로 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 종양이 발견된 것입니다.

노 선수는 올림픽을 위해 수술도 미루고 경기에 나서기도 했지만, 훈련 중 팔꿈치까지 부러져 결국 올림픽의 꿈을 접어야만 했습니다.

이후 팔꿈치를 수술하며 종양까지 제거하는 과정에서 양성 종양이 악성 골육종으로 판명을 받게 되고, 큰 수술을 마친 뒤 항암 치료를 받아왔습니다.

강한 근성으로 병세를 이기고 회복되는 듯했지만, 재발한 골육종에 끝내 빙판 위로 돌아오지 못하고 노진규 선수는 어제 24살 젊은 나이로 눈을 감았습니다.

노 선수의 사망 소식은 함께 빙상무대에서 활동한 선수들의 추모를 통해 우리에게 알려졌는데요. 안현수 선수가 SNS에 올린 글입니다.

빙판 위의 너는 최고였다. 많이 그리울 거라며 이렇게 함께한 사진을 올렸습니다.

캐나다 쇼트트랙의 간판스타 샤를 아믈랭도 노진규와 함께한 사진을 올렸고, 영국 대표팀의 잭 웰본도 노진규, 당신은 최고의 스케이터였다며 추모했습니다.

비록 올림픽의 꿈은 이룰 수 없었지만, 그동안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수많은 국제 대회에서 나라를 위해 뛰어온 노진규 선수.

여전히 당신은 우리에게 최고의 선수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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