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설욕 다짐...두 번째 대국 판세는?

이세돌, 설욕 다짐...두 번째 대국 판세는?

2016.03.10. 오후 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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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용수, 코미디언 (아마 6단) / 한해원, 프로 3단

[앵커]
세기의 대결, 두 번째 대국이 지금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늘도 저희가 아마추어 바둑 6단인 엄용수 한국 방송 코미디언 협회장, 한해원 프로 바둑 3단 초대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선생님 큰일났습니다. 어제 우리 일자리가 달려있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된 것입니까, 이게?

[인터뷰]
어제 보면 바둑 용어 중에 응수타진이라는 게 있어요. 앞으로 바둑을 어떻게 두겠느냐, 내가 쳐들어가면 어떻게 막을래 이걸 한 번 물어봅니다. 그래서 응수타진을 해서 이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느냐 이걸 알아내는 것인데 응수타진을 할 때는 살짝 비틀어보는 거거든요.

그런데 너무 조금 비틀었어요. 그러니까 조금 꼬여가지고 자기 스텝에 넘어지는 수가 있어요.

[앵커]
이세돌 9단이요?

[인터뷰]
어제는 저희가 응수타진을 초반에 저희들이 신수로 했는데 그게 좀 안 통했던 것 같습니다.

[인터뷰]
초반에는 알파고가 약하다고 이야기가 되어 지다보니까 초반에 승부를 내야 겠다, 내야겠다 이런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까 오히려 이세돌 9단이 심리적으로 초반에 승부를 걸어봐야 되겠다는 그런 생각이 약간 무리수가 섞인 응수타진을 하게끔 그런 걸 부르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약간 듭니다.

그런데 싸움이 진행이 되고 나서 알파고가 유리해 보이는 상황이기는 했는데 또 알파고가 쉽게 쉽게 정리를 하면서 이세돌 9단이 중반에는 분명히 좋아졌던 부분이 있었거든요.

[인터뷰]
저희가 여기서 해설을 했던 그 순간에는 결정적으로 유리했습니다. 그래서 102번수가 나왔길래 조금만 하면 이기겠다고 했는데...

[인터뷰]
102번째 수가 바둑판을 보았을 때 백이 뛰어든 자리였습니다. 프로기사들이 그 부분을 연구를 했을 때는 좀 더 응수를 잘할 수 있었다, 이세돌 9단이. 그런 얘기가 있었고요.

거기를 응수처리했을 때 약간 실전에서 손해를 보았지만 그것보다는 결정타는 127번째 수였는데요. 오른쪽 아래에서 결국 이세돌 9단의 귀 소목이 있었던 자리인데 알파고가 살게 됐던, 조그맣게 살았지만 살았거든요.

그 부근을 이세돌 9단이 막아서 이세돌 9단의 집으로 마련을 했다면 이세돌 9단이 조금이라도 유리하지 않았을까, 그런 평이 있었습니다.

[앵커]
어제 얘기 나눌 때까지만 해도 우세했고 그래서 저는 나중에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거든요. 그래서 어떤 생각을 하셨습니까?

[인터뷰]
그러니까 저는 컴퓨터, 기계라는 것은 굉장히 착실하고 모범생이고 그렇게만 알았어요. 착실히 포인트를 쌓는 줄 알았는데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지고 들어오는 거예요. 그 102번째 수가 승부처입니다.

그래서 승부수를 던지고 들어오는데 사실 승부수라는 것은 일종의 도박이거든요. 이게 안 통하는 날이면 큰 손해를 보게 되는데 보태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과감하게 그걸 해서 어제는 기계가 도박에 성공을 한 것입니다.

[인터뷰]
제가 볼 때는 승부수 자체를 띄웠다는 것 자체가 전체 판 형세를 읽을 줄 안다는 뜻이고. 본래는 직관이 좀 없다고 일컬어지고 있는데 데이터를 통해서 역시 직관이 모방이 되면서 나중에는 창조도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앵커]
직관까지 흉내를 낸다고 하니까 그러면 사람이 입력을 안 시켜도 이제 할 수 있게 된다는 말입니까? 아까 김만수 8단께서는 밤에 잠을 잘 못잤다고 했는데 어제.

[인터뷰]
저도 어제 잠이 잘 안 오더라고요.

[인터뷰]
왜냐하면 가재가 게 편이라고. 우리는 우리 국민을 우리 사람의 편이니까 기계한테 졌다는 공분이 쌓여서...

[인터뷰]
어제 저희가 일자리 말씀을 드렸는데 예전 5개월 전의 알파고의 기보를 봤을 때는 프로의 실력이라고 인정을 해 주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솔직히.

아마추어 고수 정도의 실력이라고 생각을 해 주고 싶었는데 어제는 프로는 결과로 말을 해야 되는 것이기 때문에 어제 내용이 조금 알파고가 실수가 있기는 있었지만 어쨌든 세계 초일류의 기계에게 승리를 한 판 거두고 그러다 보니까 일반 프로기사 정도의 실력은 인정을 해줘야 될 것 같고.

그러다 보니 이제 바둑을 배우시는 분들도 이제 알 프로에게 바둑을 배우려고 하시지 않을까, 일자리는 좀 없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터뷰]
그런데 저는 이세돌 9단의 고충을... 왜냐하면 모든 게임에는 상대가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상대를 봐 가면서 상대가 겁을 먹고 있구나. 상대가 지금 귓볼이 빨갛게 달아올랐구나. 상대의 호흡이 거칠다, 내가 잘 나가고 있다.

상당히 지금 쫓기고 있구나 이런 것을 재면서 하는 건데 안 보이는 상대하고 두려니까 지금 상대가 겁을 먹었는지 마음이 달아올랐는지 이걸 모르는 상태에서 착수를 해야 되니까 그게 쉽지는 않을 겁니다. 안 해 본 경험이 아니겠어요?

[인터뷰]
그리고 오히려 데이터가 굉장히 많이 입력이 되어 있다보니까 프로기사들의 승부 호흡을 가진 수들이 입력이 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이것이 모방이었을지언정어쨌든 승부 호흡을 가지고 약간 이상한 수도 두었다가 잘 두는 수도 두었다가 오히려 심리전을 하고 있는 듯한 그런 모습으로 보여지는 모습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알파고를 프로그래밍하신 분들도 입력하지 않은 것까지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상상마저 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오늘 이세돌 9단이 승리를 할 거라고 단언합니다.

[앵커]
어제도 소개해드렸지만 한해원 3단께서는 이세돌 9단하고 친한 사이고 결혼도 소개를 해 주셨고. 이세돌 9단이 어제 잠을 잘 잤을까 싶은데 어제 혹시 부인하고 통화해 보셨습니까?

[인터뷰]
실은 대국 끝나고 나서 이세돌 9단의 아내와 제가 통화를 하지는 않았고 문자로 이야기를 나눴는데 제가 전화를 걸기가 사실 저도 너무 충격적이어서 이세돌 9단의 부인도 이세돌 9단 본인 자체도 굉장히 충격일 것 같아서 솔직히 전화를 하기는 용기가 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잘 옆에서 보필을 해 주겠다 그런 내용들을 주고받고 오늘은 꼭 이길 것이다. 이세돌 9단이 제가 볼 때는 100% 기량을 다 발휘를 못한 것 같다.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부인에게 했어요.

[인터뷰]
빨리 그 부담감에서... 전체 세계 랭킹 1, 2위의 내가 인류의 희망이다. 인류의 짐을 내가 지고 있다. 거기에 좋은 성과를 내야겠다는 부담을 털고 초심을 잃지 말고 과감하게 옛날처럼 변화무쌍한 천당과 지옥을 오고가는 그런 현란한 수를 퍼부어서 용감하고 멋지게 그렇게 날아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이럴 때 일수록 더 위축되지 말고.

[인터뷰]
자기 스타일을 유지해 가면서.

[인터뷰]
본래 이세돌 9단의 성향은 패배를 했을 경우에 왜 내가 패배를 했지에 대해서 약간 자책을 하고 프로기사라면 자책을 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자책을 하면서 본래 같았으면 워낙 중요한 대국이기 때문에 어제 잠이 안 왔을 것 같기도 한데.

그렇지만 어제 알파고와의 대국을 통해서 알파고가 5개월 동안 성장한 것이 이 정도구나라는 것을 또 알았기 때문에 오히려 또 마음이 편안해진 측면도 분명히 있었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앵커]
조금 전 사진에서도 봤는데 이세돌 9단이 꽤 큰딸이 있더라고요.

[인터뷰]
올해 한국 학년으로 보면 초등학교 4학년에 올라가는 이혜림이라는 예쁜 딸이 있고 굉장히 아빠, 엄마를 닮아서 귀엽고 애교가 많아요. 그래서 제가 생각할 때는 이세돌 9단을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한 사람, 이혜림 양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아까 아빠 응원하는 것, 아직은 사람을 못 이겼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파이팅하는 것을 봤거든요. 그런데 저렇게 큰딸이 있나요?

[인터뷰]
제가 어제도 이세돌 9단 소개팅을 시켜줬을 때 결혼까지 할줄은 솔직히 몰랐다라고 말씀을 드렸던 부분이 사실 이세돌 9단이 20대 초반에 결혼을 했어요. 동갑내기 부인과 결혼을 했는데 좀 어린 나이였기 때문에 제가 소개를 시켜주고도 결혼을 한다고 해서 굉장히 깜짝 놀랐고요.

이세돌 9단이 원래 감각적이고 굉장히 창의적인 그런 바둑을 구사를 하다 보니까 결혼에 있어서도 확실히 나의 인연이라는 생각이 드니까 확신을 가지고 착점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인터뷰]
소개한 그날부터 포석에 들어가서 바로 착수를 했기 때문에 빨리 저렇게 큰딸을 얻었죠.

[앵커]
본인 바둑 스타일, 기풍대로 그냥 이것도...

[인터뷰]
그렇죠. 제 일감이라는 것이 있거든요. 바둑 프로기사들의 경우는 감각적으로 이 자리는 반드시 두어야 한다라는 자리가 있는데. 저도 소개를 시켜줄 때 이 친구는 훌륭한 배필이 될 것 같다는 강하게 있었고요. 이세돌 9단이 더더욱 정확하게 배필을 알아본 거죠.

[인터뷰]
수읽기를 우리가 재고 따지고 재산 관계, 저 사람의 부채 관계, 다 보는 것보다 제 일감으로 승부호흡이 있어요. 저 자리다. 저거는 되겠다, 저기는 수가 통할 것이다. 그런 직관이 뛰어난 사람이 천재 프로기사죠.

[앵커]
그러면 오늘 2국, 오늘 설욕해야 될 텐데 1시간 36분 진행이 되고 있고요. 제 일감 직감을 잘 발휘하고 있는지 지금 기보를 좀 해설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보시죠.

[인터뷰]
제가 여기에 들어오기 전까지 일단 계산을 해 보았을 때는 이세돌 9단쪽이 지금 100번인데요. 전체적으로 오른쪽 아래에 그리고 오른쪽 위쪽 그리고 왼쪽까지 해서 백이 덤까지 포함해서 왼쪽 아래쪽에도 백집도 조금 있죠.

그래서 합쳐서 덤까지 50집 정도 백집이 형성되어 있는 형태고요. 그때는 상변쪽 알파고의 흑집이 확정이 안 되어 있는 상황인데 지금은 삭감을 통해서 집이 확정되기는 했네요.

저쪽 집이 확정이 되고 일단 들어오기 전까지는 이세돌 9단이 조금은 유리해 보이는 그런 상황이었거든요. 지금 전체적으로 제가 집을 세어본다면 아직 우상귀 쪽은 완전한 흑의 집은 아닙니다.

백이 들어갈 여지가 조금 남아있고 지금도 왼쪽 위쪽에 있는 흑집은 확정이 됐지만 오른쪽 위쪽에 아직 확정 상황은 아니라서 변수가 약간 있고 좌중앙 쪽에 백이 단수쳐서 나가고 있는데 그쪽 부근에도 백의 집이 약간 생길 가능성이 있어서 제가 볼 때는 이세돌 9단쪽이 약간 아직까지는 유리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어제도 유리했는데 순식간에 역전이 됐거든요. 그래서 이세돌 9단이 이렇게 하다가 또 지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시는 분들이 않으실텐데.

[인터뷰]
오늘 확실히 현찰이 많아요, 확정가가. 그래서 이 집은 불변이다. 이런 집들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확정가라고 말씀을 해 주신 부분이 더 이상 상대방이 침입할 수 없고 집으로 확실히 되어 있는 확정가, 집 가(家)자를 써서 확정가라고 하고 있습니다.

지금 백집은 확정가가 전부 다고 말씀드린대로 오른쪽 위, 그쪽이 백이 침입을 했을 경우 집이 많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이런 불확실한 곳들이 흑은 좀 많이 있기 때문에 이세돌 9단쪽의 흐름이 좋아보이고요.

[인터뷰]
지금 중앙에 흑마를 공격을 하고 있죠. 한 점을 따냈는데요. 저렇게 추격을 해 가고 있습니다. 저 말이 우변 말과 붙어야 하니까 조금 시달리겠죠, 흑말이요.

[인터뷰]
그렇죠. 중앙쪽을 단수치고 이세돌 9단이 뚫고 나갔는데요. 이렇게 흑돌이 붙어있을 때 가운데쪽을 돌파하면서 나가는 이런 형태는 바둑에서 굉장히 좋은 모양이거든요.

이것은 공격을 아래 쪽에 있는 공격을 함과 동시에 돌파를 해놓은 그 위에 붙은 흑돌, 이런 돌은 효율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패석이 되면서 그 주변에 백의 집이 조금 생길 수 있는 여력이 생기기 때문에 이런 수들을 둘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일단 굉장히 기분이 좋은 상황이고요.

이제 기분만 좋은 상황이냐. 아니면 기분도 좋은 상황이냐가 중요한데요. 오늘의 경우는 확정가도 많고 집이 어느 정도 많고 기분까지도 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어제와 같은 약간 어이없는 역전패는 생기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이세돌 9단이 목쪽으로 손을 올리고 하고 있는데요. 저거는 어떤 뜻인가요?

[인터뷰]
제가 볼 때는 지금 각자 2시간 생각의 시간을 가지고 대국에 임하고 있기 때문에 좀 자세를 프로기사들이 많이 바꾸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세돌 9단이 어제 좀 잠을 많이 이루지 못한 듯한 그런 표정과 피부 상태인 것 같고요. 지금 그래서 좀더 많이 집중하는 포즈였던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할 때는 그리고 프로들끼리의 대국에서는 포커페이스, 그러니까 표정변화가 없는 것을 유지해 주는 것이 좋은데 어짜피 알파고는 이세돌 9단의 표정이나이런 모습에서 나오는 행동에서 나오는 것들로는 뭔가를 읽을 수 없기 때문에 좀 더 어제 오늘의 대국에서는 자유롭게 행동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세돌 9단이 사람하고 대국할 때도 가끔씩 잘하다가 마지막에 방심해서 지거나 그런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까?

[인터뷰]
사람인 이상 초일류 프로기사들도 실수를 종종해서 졌던 적도 있고요. 이세돌 9단의 경우는 본래 집념이 강한 기사이기 때문에 오히려 좀 안 좋았던 바둑을 역전을 잘 시켜내는 역전의 명수로 알려져 있죠.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은 이 기세 그대로 쭉 이어가야 되겠습니다. 일자리를 위해서라도요.

[인터뷰]
그렇게 갈 거라고 생각이 되고요. 또 많은 분들이 응원하고 있으니까. 응원이 많을 때는 더 착심이 생깁니다. 힘을, 탄력을 받기 때문에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습니다.

[앵커]
오늘 두 분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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