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 인물파일] '도열 예우' 보여준 류중일 감독

[뉴스인 인물파일] '도열 예우' 보여준 류중일 감독

2015.11.02. 오후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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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한국 시리즈의 왕좌는 두산이 차지했습니다.

통합 5연패를 꿈꿨던 삼성은 오랜만에 좌절을 맛봐야 했습니다.

하지만 삼성과 류중일 감독은 주연보다 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명품 조연'이 되기로 했습니다.

2015 한국시리즈의 시상식 현장입니다.

잠시 3루 쪽을 보시죠.

감독과 코칭스태프를 비롯해 삼성의 선수들이 일렬로 도열해, 우승한 두산에 축하의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한국 야구에서 보기 드문 광경인데요.

삼성의 선수들은 시상식이 진행되는 20여 분 내내 자리를 지켰습니다.

준우승팀의 도열 예우는 류중일 감독의 경험에서 비롯됐습니다.

2011년 아시아시리즈에서 삼성이 일본시리즈 우승팀, 소프트뱅크 누르고 정상에 올랐었는데요.

당시 소프트뱅크 선수들이 더그아웃 앞에서 삼성의 우승을 축하해줬던 겁니다.

눈물 날 정도로 고마웠던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류 감독은 선수들에게 "두산 축하해주고 가자"고 앞장섰습니다.

류중일은 1987년 삼성의 유니폼을 입은 이후 단 하루도 팀을 떠난 적이 없는 '뼛속까지 삼성맨'입니다.

선수 시절 13시즌 동안 45개의 홈런, 359타점, 109개의 도루를 기록했는데요.

방망이 실력이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1987년과 1991년 유격수 부문 골든 글러브를 두 차례나 수상한 '명 유격수'였습니다.

류중일 감독은 48살에 삼성의 사령탑에 올랐습니다.

부임 첫해부터 정규 리그와 한국 시리즈 우승을 일궈내며 승승장구했지만, 부자 구단 덕분이라는 평가절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전임자들도 못해 낸 삼성의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이끌었고, 올 시즌 정규리그 5연패라는 금자탑을 쌓았습니다.

류중일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명감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류중일, 삼성 감독]
"(삼성의 시대가) 2010년대뿐만 아니고, 2020년대까지도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운 패장이 되기로 한 류중일 감독,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팀 분위기 전체를 흔들 수 있는 주축 선수들의 해외 원정 도박 파문 때문입니다.

류중일 감독은 이 위기를 잘 봉합하고 또 다른 기회로 삼을 수 있을까요?

명장은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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