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현호야" 할머니는 육상 스타

"달려라 현호야" 할머니는 육상 스타

2015.10.19. 오후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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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정상급 선수들이 모인 전국체전에서 웬만한 선수보다 유명한 할머니가 있습니다.

손주를 향한 지극한 사랑 때문인데요.

어떤 사연인지 김재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올해 67살인 김수아 할머니입니다.

할머니는 육상 선수인 손주를 응원하려고 전국 방방곡곡 안 가본 곳이 없습니다.

할머니는 육상 관계자라면 누구나 아는 유명인입니다.

출발 총성과 함께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손주를 위한 특별한 응원 때문입니다.

[김수아, 김현호 선수 할머니]
"밀어. 밀어. 현호야! 김현호. 김현호, 달려라!"

응원은 절규에 가깝습니다.

[김수아, 김현호 선수 할머니]
"현호야 더 밀고 나와. 더 밀고, 현호야. 김현호. 현호야. 현호야. 더 밀어!"

결승선이 가까워질수록 목소리는 다급해집니다.

[김수아, 김현호 선수 할머니]
"현호야. 김현호. 김현호!"

마지막 스퍼트 구간, 일흔을 앞둔 할머니는 목소리로 손주와 함께 달립니다.

[김수아, 김현호 선수 할머니]
"현호야. 달려라. 더 밀어. 더 밀어."

50초 가까이 온 힘을 쏟고 나면 할머니도 손자도 숨이 턱까지 차오릅니다.

할머니는 김현호 선수가 태어난 직후부터 지금까지 홀로 손주를 키웠습니다.

한 달 20만 원의 정부 지원금이 소득의 전부이다 보니 줄 수 있는 건 응원의 목소리뿐입니다.

[김수아, 김현호 선수 할머니]
"엄마 아빠 있는 사람들은 잘 먹이니까... 할머니 손에 자라서 호강 한번 못 하고 너무 애틋하고 가엽고 보약 한 제 먹여봤으면..."

할머니의 사랑으로 어려운 환경을 이겨낸 손주는 고등부 400m 1, 2위를 다툽니다.

이번 전국체전에서도 당당히 2위에 올랐습니다.

내년이면 한국 육상의 전설 장재근 감독이 지휘하는 실업팀 입단이 유력합니다.

[김현호, 전남체고 3학년]
"떨어져서 지냈으니까 할머니와 여행도 가보고 싶어요. 여행 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사드리고 싶은 거 사드리고... 할머니는 저에게 엄마 같은 존재죠."

할머니와 손주의 애틋한 동행에 육상인들은 소속팀을 떠나 진심 어린 응원을 보내고 있습니다.

YTN 김재형[jhkim0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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