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볼' 할 때는 장애를 잊게 됩니다"

[앵커]

잔디 위의 컬링이라고 불리는 '론볼'을 아십니까?

26년전에 국내에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론볼은 재활스포츠로서 각광을 받고 있는데요.

특히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론볼을 통해 장애를 넘어 삶의 의미를 찾는 사람들이 있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세호 기자입니다.

[기자]

자신의 공을 굴려 흰색 공에 최대한 가까이 놓는 운동, 론볼 경기입니다.

론볼 선수인 곽영숙 씨는 20년 전 자신의 집인 아파트 4층에서 청소를 하다 떨어져 하반신이 마비됐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장애인이 된 지 3년만에 남편과 이혼하며 아이들과도 헤어졌습니다.

외로움과 절망감으로 시간을 보내던 곽 씨는 지난 2000년 지인의 소개로 론볼을 알게됐고, 이후 대회를 휩쓸며 새로운 삶을 찾았습니다.

[인터뷰:곽영숙, 론볼 여자부 국가대표]
"삶의 일부고 정말 천국 같은 거죠. 정말 너무 힘들게 4, 5년 동안을 정말 살아야 하나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살았는데, 론볼을 만나면서 제 삶의 전부가 됐어요."

목공일을 하던 노용환 씨 역시 지난 1995년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한순간에 장애인이 됐지만, 론볼을 할 때만큼은 일반 운동 선수 못지 않은 투지가 솟아납니다.

[인터뷰:노용환, 론볼 남자부 국가대표]
"론볼 경기장에서 운동을 할 때는 장애인이라는 것을 못 느끼고 생활할 때가 많습니다. 장애인이라는 것을 못 느낀다는 것이 제일 좋아요."

8백년 전인 1299년 영국에서 시작된 론볼은 지난 1988년 장애인올림픽을 계기로 우리나라에 도입됐고,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뿌리 내리고 있습니다.

재활스포츠로서 각광을 받고 있는 론볼이 많은 장애인들에게 새로운 희망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YTN 김세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