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응원봉의 진화...팬덤의 언어에서 지식재산까지

K팝 응원봉의 진화...팬덤의 언어에서 지식재산까지

2025.11.09. 오전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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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K팝 업계에서는 응원봉을 두고 팬덤 간 갈등이 불거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과거 '색깔 풍선'으로 응원하던 시절보다 논쟁의 규모가 커지면서 '지식재산권'까지 거론됐는데요.

이렇게 업계 분위기가 달라진 이유를 송재인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젝스키스의 노래와 함께 물결치는 노란 풍선,

[왜 이제서야 많이 외롭던~]

질세라 흰 풍선 대열도 H.O.T를 목놓아 외칩니다.

[H.O.T! H.O.T!]

1세대 아이돌 시절, 풍선으로 표현되던 팬덤별 '색깔 응원' 문화는 단순한 정체성 표현을 넘어,

팬들이 무대 위 아티스트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언어였습니다.

2세대 아이돌 무렵 등장한 야광 막대기를 거쳐 지금의 응원봉까지 형태가 진화하는 동안에도,

아티스트와 팬덤 모두의 역사가 담긴 '우리'만의 상징이라는 의미는 크게 변한 적이 없었습니다.

[윤재연 / 경기 부천시 원종동 (지난 2018년, 젝스키스 콘서트) : 플래카드 같은 거라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이건 응원봉인데 저희가 풍선으로 응원하던 시대여서 그걸 형상화한 거예요.]

오늘날 K팝 팬덤들은 이렇게 다양한 디자인의 응원봉으로 저마다 고유한 정체성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를 공유하는 이들도 국경을 넘어 날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카린 / 오스트리아 국적 K팝 팬 : 정말 멋지다고 생각해요. K팝만의 독특한 문화이고, 콘서트에서 모두가 같은 응원봉을 들고 있으니 하나가 됐다고도 느껴요.]

여기에 아티스트별 '굿즈'가 업계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큰 축이 되면서, 응원봉은 글로벌 K팝 시장의 산업적 자산으로까지 자리 잡았습니다.

최근 응원봉을 둘러싸고 팬덤 간 불거진 갈등이 업계 내 지식재산권 논의로 넓어진 이유입니다.

최근 밴드 QWER이 공개한 공식 응원봉을 두고, 그룹 더보이즈의 팬들이 2021년 출시된 자신들의 응원봉과 비슷하다며 문제를 제기한 게 발단인데,

과거 상징색으로 불거지곤 하던 신경전이 팬들 단위에서 그친 것과 달리, 이번엔 양측 소속사까지 나서 "디자인 변경이 필요하다", "저작권 문제가 없다"며 공개 논쟁을 벌였습니다.

팬덤 간 비방이 이어지자 급기야 연예계 협회들도 잇따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는 K팝 시장의 신뢰와 맞닿아 있다며 중재를 자처했습니다.

그러면서 응원봉 같은 각종 지식재산을 보호하고 심의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는데,

전문가들은 그렇더라도 법적 다툼이 아닌, 업계 내 포용적 합의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김헌식 / 대중문화 평론가 : K팝 전체의 측면에서 바라보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나…. 응원봉 같은 경우는 지금 현재 논의로는 너무 개별적인 각 그룹의 이슈로만 함몰되는….]

K팝 팬덤이 높은 충성도만큼이나 산업적 영향력도 비대해지면서, 이들의 응원 도구가 정교한 제도화의 길을 걸을지 주목됩니다.

YTN 송재인입니다.


영상기자 : 이수연
화면제공 : tvN
촬영협조 : 케이메카 명동본점


YTN 송재인 (songji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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