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리에Y] ‘섬’과 ‘신화 속 정원’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 – 곽수연 작가

[아틀리에Y] ‘섬’과 ‘신화 속 정원’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 – 곽수연 작가

2025.09.23. 오후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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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아트스퀘어 – 곽수연 작가 초대전
9월 1일(월) ~ 9월 30일(화)
장소 : 상암동 YTN뉴스퀘어 1층 아트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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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삼다도, 한라산, 휴가 등 우리 나라 사람들이라면 쉼을 위해 한 번쯤 가보고 싶은 섬이라는 것. 그러나 이번 전시를 통해 바라본 ‘제주’의 모습은 조금 다르다. 어찌 보면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제주신화, 그리고 서천꽃밭을 그림에 담았다. 서천꽃밭을 지키는 상상의 동물 묘룡을 통해 그 안의 이야기들을 다양한 색감을 활용해 풀어나간 9월 아트스퀘어 초대전의 주인공은 곽수연 작가다. 2018년, ‘반려동물’을 주제로 아트스퀘어를 찾았던 곽수연 작가는 그 동안 관심을 갖고 있었던 제주신화 속 이야기를 묘사한 작품들을 갖고 다시 한 번 이 공간을 찾았다.

중국이나 일본만큼 우리나라에도 ‘제주신화’와 같은 이야기가 많이 보급되었으면 한다는 곽수연 작가. 그녀의 작품을 통해 제주신화, 서천꽃밭 이야기를 감상해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곽수연 작가의 작품은 9월 30일까지, 1층 아트스퀘어에서 만날 수 있다.


▼ 다음은 곽수연 작가와의 일문일답


Q. 전시 주제를 소개해 주세요.

‘펫 몬스터(Pet monster): 반려괴물 이야기- 제주신화와 산해경’이 전시 주제입니다. 반려동물을 계속 그리면서 2015년도부터 사이드 작업을 하고 있던 주제라 계속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간간히 작업을 해 왔었고 작년 제주에서 전시하고 올해 초에 이 주제로 개인전을 했습니다. 사람에 대한 궁금증에서 출발한 개를 그리는 작업은 반려라는 주제로 이어져 사회와 자연에 대한 소통 작업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사람과 가까운 동물을 통해 의인화 되어진 동물들, 사람의 정신적인 부분에 해당되는 동물을 작업하다 보니 12지신과 우리나라 궁 안에 있는 동물들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이 상상 동물들은 중국고서인 산해경과 우리나라 제주 신화를 작업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주는 육지와 떨어져 있는 섬이라 원시적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고 우리나라 궁과 상상동물이 포함된 산해경이라는 중국고서는 동물을 그리는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인간을 돕는 반려 수호신 묘룡이를 만들 수 있었고 제주신화 속 서천꽃밭에 집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주신화와 산해경을 기초로 펫몬스터라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올초에 연 개인전과 이어져 펫몬스터의 일부분을 이야기합니다.

▲ 서천꽃밭 묘룡(描龍), 43.0 x 53.0cm, 장지에 아크릴 채색, 2025


Q. 작품의 아이디어는 주로 어떻게 떠올리나요?

사람에 대한 궁금증으로 시작된 작업이라 사람들을 보며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원래 인물화를 그리고 싶었는데 인간의 본성을 좀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소재를 찾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걸 표현할 수 있는 매개체로 ‘개’를 선택하게 됐구요. 이를 통해서 제가 사람을 표현할 수 있게끔 아이디어를 떠올려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 서천꽃밭을 찾아서, 101.0 x 84.0cm, 장지에 채색, 한지커팅작업, 2025


Q. 제주도, 서천꽃밭 등을 그리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제가 동물을 좋아하고 동물 그림을 자주 그리면서 제주 신화를 연구하시는 교수님을 만나게 됐습니다. 원래 일본이나 중국 같은 경우는 나름대로의 신화들이 잘 정리되어 있는데, 그런 것들이 우리 나라에는 왜 없을지 평소에도 궁금하긴 했었습니다. 그러다 그 교수님을 만나고 교수님의 제주 신화 관련 책에 들어갈 삽화 작업을 맡게 되면서 점차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런 것들을 나름의 작품으로 표현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르게 됐습니다.

▲ 서천꽃밭 묘룡(描龍) 2, 43.0 x 53.0cm, 장지에 아크릴 채색, 2025


Q. 전시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요?

묘룡이가 애착이 많이 가긴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서천꽃밭-사기그릇아기새’가 가장 애착이 많이 간다고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사기그릇으로 서천꽃밭 꽃들에게 물을 주고 있는 아이가 사기그릇이 깨져셔 슬피 울고 있는 모습의 그림입니다. 그 그림을 그릴 시기에 제가 저렇게 울고 싶었던 경험도 있고 어른이 되니 가끔은 울고 싶어도 눈물도 안나고 우는 방법을 잊게 되는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눈물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잘되기 위한 밑거름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서천꽃밭 - 사기그릇 아기새, 27.3 x 34.8cm, Acrylic on canvas, 2025


Q. 작품 제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밑바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화장을 할 때 대부분 화장이 잘 되기 위해서는 피부를 중요시 하잖아요. 그림을 잘 그리려면 바탕 준비가 잘 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나라 전통 채색은 아교라는 접착 성분을 갖고 있는 재료를 녹여서 한지에 바르는 방식입니다. 그걸 바르면 코팅이 되어 색이 올라가는 걸 번지지 않고, 옆으로 퍼지는 걸 막아주죠. 밑바탕이 탄탄해야 그림이 제대로 살아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대학교 때 교수님이 “많이 그렸어?”라고 물어보시면 “밑작업도 아직 제대로 다 못했어요.”라고 말하곤 했는데요. 그럼 교수님은 “밑작업이 전체의 50%야. 넌 벌써 반이나 한거야”라고 말씀하시곤 하셨습니다. 그 정도로 그리는 것도 많이 중요하지만 바탕이 튼튼해야 된다라는 걸 강조한 겁니다.

▲ 서천꽃밭 - 놋그릇 아기새, 27.3 x 34.8cm, Acrylic on canvas, 2025


Q. 작품 세계에 영향을 미친 작가님의 성장 배경이나, 특별한 경험이 있나요?

미술고등학교를 나와서 대학과 대학원 모두 미술을 전공을 했는데, 아버지가 제 진로에 대해 반대하셨어요. 당시에는 엄마가 저를 많이 도와주셨기에 그림을 계속 그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아버지께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그림을 더욱 열심히 그렸습니다. 결혼해서도 경제적인 부분 때문에 식구들이 그림 그리는 것에 반대가 많았지만, 인정받고 이해받고 싶은 마음에 더 열심히, 제가 그리고 싶었던 그림을 그렸던 것 같습니다.

▲ 제주 서천꽃밭 까마귀, 60.0 x 50.8cm, Acrylic on canvas, 2025


Q. 전시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상세계(이상향)를 꿈꾸는데 그건 동경하는 곳을 희망하는 욕구인 것 같아요. 반복되는 삶 속에서 내가 편한한 곳, 내가 그리는 곳들을 꿈꾸지만 제가 공부하는 제주신화와 산해경 안에는 이상세계가 아닌 현실세계가 존재하더라구요. 신화적 이야기는 사람이 만든 허구적 상상물이지만 우리의 삶의 현재, 지금, 이곳에서부터 나오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반려 수호신 묘룡이와 서천꽃밭을 배경으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 景福宮(경복궁) -봉황문인문보(印紋褓) 2, 53.0 x 53.0cm, 장지에 채색, 2024


Q. 관객들에게 작품을 감상하는 팁을 준다면?

제주 서천꽃밭에는 많은 꽃들이 피어납니다. 모두 사람에 관련된 꽃들이예요. 생과 죽음, 인간의 감정과 악을 상징하는 꽃도 존재하죠. 3년 동안 그 꽃들을 틈틈이 그려왔습니다. 제 그림 속의 꽃들은 모두 서천꽃밭에 피어있는 상상 속의 꽃입니다. 그림을 보시다 보면 반복되는 꽃들이 보이실 꺼예요.

▲ 제주 서천꽃밭 까마귀, 50.0 x 60.8cm, Acrylic on canvas, 2025


Q. 앞으로 작업 계획은 무엇인지, 작가로서의 포부나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가 계획한다고 계획이 다 이루어지는 건 아니여서 현재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그림을 통해 저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YTN 브랜드홍보팀 이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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