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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동 거미 조각으로 유명한 루이스 부르주아.
지난 세기부터 현재까지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꼽히는 현대미술의 거장인데요.
마음속 상처와 트라우마를 평생 어떻게 예술로 풀어가는지 함께 따라가 보시죠.
김정아 기자입니다.
[기자]
높이 9m의 거대한 청동 거미 조각!
얼핏 무섭게 느껴지지만 사실은 새끼를 보호하는 모성입니다.
평생 실로 작업을 했던 엄마에 대한 기억이 만들어낸 현대미술사의 주요 작품입니다.
부르주아의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 모성!
임신한 여성을 그린 회화나 모유 수유를 암시하는 조형물에는 모성에 대한 다양한 감정이 표출돼 있습니다.
[이진아 / 호암미술관 큐레이터: 어머니도 나를 지키지 못했다는 실망감, 그리고 또 작가가 출산의, 태어남의 경험이 어머니로부터 분리되는 경험이라고 이야기했어요. 그런 버려짐에 대한 근원적인 공포를 준 존재조차 어머니였던 것으로….]
작가의 작품 속에서 꽃은 사랑과 치유의 언어입니다.
5개의 붉은 꽃봉오리가 반복되는 연작을 보면 남편과 세 아이에 대한 마음이 보입니다.
불륜을 저지른 아버지에 대한 배신감과 어머니에 대한 연민은 작가를 따라다니던 트라우마였습니다.
이글거리는 조명 아래 조각난 살점들이 흩어진 붉은 식탁!
아버지에 대한 분노의 감정이 분출된 작품에서는 작가의 응축된 불안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울먹이는 모습에선 모래알처럼 남아있는 상처가 읽힙니다.
프랑스 출신 미국 미술가 루이스 부르주아.
부르주아의 도발적 작업은 긴 무명의 시기를 지나 70대가 돼서야 주목받기 시작합니다.
드로잉부터 조각, 설치, 퍼포먼스까지 다양한 매체를 넘나든 현대미술의 거장인 만큼 작품 가격도 상당합니다.
호암미술관이 마련한 이번 전시는 루이스 부르주아의 70여 년 작업 여정을 따라가는 국내 최대 규모 회고전입니다.
[김성원 / 호암미술관 부관장: 작가의 내면에 자리한 기억과 트라우마, 부모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불안과 심리적 긴장을 통해 한 개인이 평생을 걸쳐 질문한 주제가 어떻게 동시대적인 예술 언어로 확정됐는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국제 갤러리는 생애 후반 20년에 집중해 거장의 작품에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게 꾸몄습니다.
여성성과 생명력에 맞닿은,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붉은색이 사방을 메웠고, 어시스턴트로 일한 '제리 고로보이'와의 관계를 악보처럼 시각화하거나 2갈래로 나오는 물이 하나로 이어지는 조각 작품에선 작업 후반기 작가의 심리 상태가 그대로 묻어납니다.
[조혜준 / 국제갤러리 큐레이터: 숫자 8을 형상하는 분수 모양에서, 영원히 그 물이 회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유기에 대한 불안함을 극복하려고 하셨던 작품으로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랑과 증오, 갈등과 용서.
대립적인 감정들이 예술 안에서 어떻게 충돌하고 화해하는지, 98세 장수 화가가 남긴 평생 작품을 따라가다 보면 인간의 상처에 대한 고백과 치유 과정에 대해 공감할 수 있습니다.
YTN 김정아입니다.
영상기자 : 이수연
YTN 김정아 (ja-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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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 거미 조각으로 유명한 루이스 부르주아.
지난 세기부터 현재까지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꼽히는 현대미술의 거장인데요.
마음속 상처와 트라우마를 평생 어떻게 예술로 풀어가는지 함께 따라가 보시죠.
김정아 기자입니다.
[기자]
높이 9m의 거대한 청동 거미 조각!
얼핏 무섭게 느껴지지만 사실은 새끼를 보호하는 모성입니다.
평생 실로 작업을 했던 엄마에 대한 기억이 만들어낸 현대미술사의 주요 작품입니다.
부르주아의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 모성!
임신한 여성을 그린 회화나 모유 수유를 암시하는 조형물에는 모성에 대한 다양한 감정이 표출돼 있습니다.
[이진아 / 호암미술관 큐레이터: 어머니도 나를 지키지 못했다는 실망감, 그리고 또 작가가 출산의, 태어남의 경험이 어머니로부터 분리되는 경험이라고 이야기했어요. 그런 버려짐에 대한 근원적인 공포를 준 존재조차 어머니였던 것으로….]
작가의 작품 속에서 꽃은 사랑과 치유의 언어입니다.
5개의 붉은 꽃봉오리가 반복되는 연작을 보면 남편과 세 아이에 대한 마음이 보입니다.
불륜을 저지른 아버지에 대한 배신감과 어머니에 대한 연민은 작가를 따라다니던 트라우마였습니다.
이글거리는 조명 아래 조각난 살점들이 흩어진 붉은 식탁!
아버지에 대한 분노의 감정이 분출된 작품에서는 작가의 응축된 불안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울먹이는 모습에선 모래알처럼 남아있는 상처가 읽힙니다.
프랑스 출신 미국 미술가 루이스 부르주아.
부르주아의 도발적 작업은 긴 무명의 시기를 지나 70대가 돼서야 주목받기 시작합니다.
드로잉부터 조각, 설치, 퍼포먼스까지 다양한 매체를 넘나든 현대미술의 거장인 만큼 작품 가격도 상당합니다.
호암미술관이 마련한 이번 전시는 루이스 부르주아의 70여 년 작업 여정을 따라가는 국내 최대 규모 회고전입니다.
[김성원 / 호암미술관 부관장: 작가의 내면에 자리한 기억과 트라우마, 부모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불안과 심리적 긴장을 통해 한 개인이 평생을 걸쳐 질문한 주제가 어떻게 동시대적인 예술 언어로 확정됐는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국제 갤러리는 생애 후반 20년에 집중해 거장의 작품에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게 꾸몄습니다.
여성성과 생명력에 맞닿은,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붉은색이 사방을 메웠고, 어시스턴트로 일한 '제리 고로보이'와의 관계를 악보처럼 시각화하거나 2갈래로 나오는 물이 하나로 이어지는 조각 작품에선 작업 후반기 작가의 심리 상태가 그대로 묻어납니다.
[조혜준 / 국제갤러리 큐레이터: 숫자 8을 형상하는 분수 모양에서, 영원히 그 물이 회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유기에 대한 불안함을 극복하려고 하셨던 작품으로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랑과 증오, 갈등과 용서.
대립적인 감정들이 예술 안에서 어떻게 충돌하고 화해하는지, 98세 장수 화가가 남긴 평생 작품을 따라가다 보면 인간의 상처에 대한 고백과 치유 과정에 대해 공감할 수 있습니다.
YTN 김정아입니다.
영상기자 : 이수연
YTN 김정아 (ja-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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