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된 '어남선생'..."끼는 덜어내고, 사람 냄새는 넣고"

작가가 된 '어남선생'..."끼는 덜어내고, 사람 냄새는 넣고"

2025.08.31. 오전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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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리 선생' 배우 류수영 씨가 처음으로 낸 요리책을 통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습니다.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복잡한 요리 기교는 최대한 덜어내려 한다는 류수영 씨, 요리도 연기도 결국, 핵심은 '사람'이라는데요.

송재인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기자]
배우 류수영 씨는 초등학생 시절 처음 빵을 만들었을 때의 기억이 지금도 강렬합니다.

[류수영 / 배우 : 옆집 할머니가 맛있게 드시고 '잘했다, 남선아'라고 한 기억이 굉장히 각인이 됐어요. 그때 어남선이 느꼈던 그 기쁨, 아마 그게 지금도 요리할 때 기쁨과 거의 같은 거 같아요. 남한테 기쁨을 주고 도움을 주는 느낌….]

나눌 사람을 생각하며 할 수밖에 없는, 그토록 다정한 일이라 단박에 평생의 취미가 됐다는 요리.

먼 훗날 대본이 외워지지 않는 나이가 되면 동네 빵집을 열어볼까 어렴풋이 상상해오던 그는 어느새 남녀노소 다 아는 집밥 선생님이 됐습니다.

[류수영 / 배우 : 남자분들이 그렇게 반가워하시는 것도 신기해요. 저는 사실 저를 적으로 여길 줄 알았거든요. '뭘, 그렇게 밥을 많이 해 가지고 말이야. 나 집에서 한소리 듣게', 그럴 줄 알았는데….]

재료 하나만 물어도 갖은 활용법부터 요리 지식을 줄줄 읊지만, 실제 사람들에게 전하는 요리법은 정반대입니다.

[류수영 / 배우 : 조금 더 끼를 부릴 수 있죠, 조금 더 맛있게. 하지만 그렇게 안 해도 결과물이 충분히 나쁘지 않고 괜찮거든요. 끼를 빼고, 킥을 빼는 게 킥인 거죠. 그래서 만드는 사람이 조금 더 쉽게, 피로하지 않게, 그래서 먹는 사람과 만드는 사람이 같이 앉아서 피로하지 않고 행복하게 먹을 수 있는….]

그렇게 덜어내고 덜어낸 수백 개 요리법 중에서도 79개만 추린 '족보'를 만들어 냈는데, '쇼츠 시대'에 꼭 요리책을 고수한 이유도 물어봤습니다.

[류수영 / 배우 : 영상을 켜고 그냥 따라 하기만 하면 사실 잊어버리거든요, 길을. 근데 책을 보고 본인이 인지하면서 하는 요리들은요, 그 문자를 머릿속으로 영상화하면서 공부가 되거든요. 훨씬 더 오래가요. (특히) 사회 초년생, 자취를 시작한 분들이나 은퇴 후 부부들, 그분들을 위한 레시피가 어떻게 보면 제일 절실할 수 있겠구나, 생존과 연결돼 있으니까요. 그런 생각도 해요.]

쉽지만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맛을 내려, 하나의 요리법을 위해 닭만 14kg까지 써봤다는 류수영 씨.

정글에서, 해외에서 요리해야 할 땐 현지 역사까지 모조리 공부해간다는데, 이런 습관의 뿌리는 본업인 연기입니다.

[류수영 / 배우 : 배우 때 훈련된 게 있어서 그래요. 이만큼 준비하면 이만큼 결과가 나온다는 걸 제가 늘 경험했거든요. 부족하지 않게 준비하고 리허설을 계속 스스로 하는 거죠. (예를 들어) 중요한 장면은 천 번 이상 하거든요? 아침에 일어나서 하고 점심 먹고 하고 저녁 먹고 하고 맨정신에 하고 회식 끝나면 술기운이 있으면 술기운에 해보고….]

최근엔 악인 연기로 주목받았는데, 그중에서도 [퀸메이커]는 이것저것 꼬리표를 떼고 오로지 사람만 바라보게 된 작품이었습니다.

[류수영 / 배우 : 남자라면, 여자라면, 40대 특정 남자라면, 어떤 교육을 받았고, 이런 전사도 물론 되게 중요하죠. 그걸 만들어놓고 연기하긴 하지만, 그걸 싹 벗겨놓고 인간이라면? 그 승리욕만 가지고 생각하면 대본 이해가 더 쉬워질 때가 있더라고요.]

류수영의 연기에선 어떤 향이 나면 좋겠냐고 묻자, 뻔한 답이라면서도 가장 그다운 말을 내놨습니다.

[류수영 / 배우 : 사람 냄새 나는 게 제일 중요해요. 좀 뻔한 대답이라서 피하고 싶었는데…. 어쨌건 저 사람도 사람이네, 같은 그런 동질성을 전해드려야 보시는 분들이 위안도, 또 이야기적인 맥락에서도 훨씬 더 공감하기 쉽거든요. 공감 혹은 동감을 드리려면 제가 인간임을 까먹지 말아야 해요. 그게 제일 어려운 건 같지만, 그게 가장 하고 싶어요.]

YTN 송재인입니다.

영상기자 : 진형욱 이수연
화면제공; 넷플릭스, 배우 류수영 SNS

YTN 송재인 (sunn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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