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요? 굳이..." 요즘 문화는 '내향인'으로 통한다

"같이요? 굳이..." 요즘 문화는 '내향인'으로 통한다

2025.08.10. 오전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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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미디어에서는 말 수가 적거나 낯을 가리는 출연진들이 의외의 인기를 끄는 사례나, 이들을 전면에 내세운 콘텐츠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다른 사람과 대화나 접촉이 차단된 '침묵 공간'에도 발길이 끊이지 않는데, 이런 '내향인 문화'가 떠오르게 된 배경을 송재인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잇따르는 연애 프로그램 가운데 최근 가장 화제가 된 건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입니다.

첫 연애에서 보이는 서툴지만, 진심 어린 모습이 재미와 공감을 선사하면서 [오징어게임3]까지 제치고 국내 넷플릭스 시리즈 1위를 차지했는데,

'모태솔로'들만 모인 만큼 화제의 장면 가운데에는 부끄러움이 많은 내향적 성향의 출연진들 비중이 유독 컸습니다.

시끌벅적한 대화에 끼지 못하면 통편집되기 일쑤던 예능 업계에선 최근 이런 '내향인'들로만 꾸려진 프로그램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최강록 / 요리사 : 제가 I(내향적 성향)가 100%인 것 같아요, 제가. (네….)]

이미 유명한 인사들이 '뚝딱'이는 모습으로 새롭게 인기를 끌기도 하는데,

지금 가장 뜨거운 '내향인', 심은경·엄태구 배우의 이런 모습은 YTN 카메라에도 종종 포착됐습니다.

[심은경 / 배우 : 팬들을 좀 더 재밌게 해주면 좋겠는데 제가 너무 부끄러움도 많고 그래서 '감사합니다' 밖에 없는 거예요. '아 너무 감사합니다', 근데 정말 기쁘거든요….]

모니터 밖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타인의 소음이나 접촉 없이, '내향인'들도 오롯이 쉴 수 있을 것 같은 공간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주문과 계산할 때를 제외하곤 귓속말도 안 되는 '대화 금지' 카페.

클래식과 커피 만드는 소리만 나긋하게 울리는 이곳에서 나만의 고요를 만끽하다 보면, SNS에서 입소문이 난 이유를 절로 알게 됩니다.

[정윤영 / '카페 침묵' 사장 : (카페에서) 옆 자리 손님이 떠들기 시작하면 책 읽는 데 무척 방해가 돼서 어떤 날은 천국이었다가 어떤 날은 지옥이었다가 그랬는데…. (대화 금지 카페를 여니 손님들) 만족도는 대단히 높다고 저도 느끼고 반응을 봐도 그런 거 같습니다.]

요즘 문화의 중심에 '내향성'이 서 있게 된 건 달라진 사회 분위기가 반영됐단 분석이 많습니다.

내향적 성향을 '사회성 부족'으로 깎아내리기보다, 그저 타고난 성질 가운데 하나로 존중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레 형성됐다는 겁니다.

[최주은 / 서울 신정동 : 오히려 내향적인 사람들이 좀 안정감 있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 거 같아요. 다르긴 한데 그 다른 부분도 괜찮다….]

나아가 일률적인 집단 문화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면서 누구나 온전한 나만의 공간을 희망하게 된 것도 '내향인 문화'의 부상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YTN 송재인입니다.


영상기자 : 이동규
디자인 : 지경윤
화면제공 : 넷플릭스



YTN 송재인 (songji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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