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리에산책] "민중의 소망 담은 민화... 강렬한 힘 느껴져" - 김민정 작가

[아틀리에산책] "민중의 소망 담은 민화... 강렬한 힘 느껴져" - 김민정 작가

2024.04.11. 오후 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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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리에산책] "민중의 소망 담은 민화... 강렬한 힘 느껴져" - 김민정 작가
▲ 일월오봉도, 116.0x 60.0x2.0cm(cm), 순지에 분채,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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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아트스퀘어에 김민정 민화 작가의 초대전이 열렸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익살스러운 까치 호랑이, 정갈한 책가도, 모란꽃 등 선조들이 즐겨 그리던 민화를 재현한다.

민화는 집안의 액운을 막고 희망과 복을 전하는 우리나라의 전통 그림이다. 선조들의 간절한 염원이 담겨서인지, 작가는 민화가 주는 긍정적인 기운에 매료돼 민화를 그리게 됐다.

“몸과 마음이 힘든 시기에 우연히 민화를 접했다. 원색이 주는 강렬함, 그림에 담긴 간절함이 제게 무언가 힘을 주는 것 같았다. 그저 힐링하기 위한 수단으로 민화를 그리기 시작해 어느덧 십 년 넘게 붓을 잡고 있다.”

김 작가는 전통 민화 작가다. 조선 시대 민화에 담긴 소재와 민족정신을 재현하며 전통 명맥을 잇는다. 민화에는 도상 하나하나에 상징적인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 작가는 도상에 담긴 선조들의 삶과 지혜를 구현하고자 정성을 들인다.

“전통 민화에 담긴 상징을 보면,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아프지 않고 부귀하게 오래 살기를 바란다. 꽃은 부귀를, 새와 나비, 꽃이 어우러지면 사랑을 나타내고 바위는 변함없이 강인한 이미지로 무병장수를 의미한다. 저는 모란꽃을 많이 그린다. 그중 화병에 담긴 모란은 화병이라는 글자가 ‘화평’이라는 한자와 비슷하게 발음되어 평안한 삶을 바라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부귀와 함께 평화롭게 사는 삶이란,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민화의 소재가 고유한 뜻을 담는 만큼 작가는 그림이 내포하는 의미와 정신을 되새기며 작업에 집중한다고 말한다. “민화는 먹으로 그리기 때문에 한번 선을 잘못 그으면 다시 되돌릴 수가 없다. 매 순간 집중하며 혹시나 의도한 방향이 아니라고 해도 그 나름의 멋을 살려 완성하려고 노력한다. 끝까지 가야 그림이 멋있어진다. ‘도중에 포기하지 말자’라는 마음으로 심혈을 기울인다.”

작가는 민화를 그리는 시간을 ‘마법 같은 순간’이라 표현한다. 작가의 개인적인 염원은 아들의 건강이다. “아들이 몸이 좀 아팠다. 아들의 건강을 바라며 걱정을 내려놓기 위해 그림을 그렸다. 지금은 건강이 많이 나아져 아이도 함께 민화를 그린다. 아들은 책가도를 가장 좋아한다. 옛 서재를 그리는 책가도는 책장, 서책, 일상용품 등이 담기는데, 아이는 그 속에 자기가 좋아하는 비행기 모형도 그려 넣더라. 바람이 있다면,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 나중에 함께 전시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전시에는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십장생도’ 작품도 보인다. 십장생(十長生)은 열(十) 가지 오래(長) 사는(生) 것들을 이르는 말이다. 이중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소재는 ‘복숭아’다. “복숭아가 예쁘기도 하지만 신선들이 먹었다고 해서 왠지 알약 같은 느낌이다. 이걸 먹으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 것 같다.”

주위가 아무리 소란스러워도 붓을 잡으면 혼자만의 공간에 있는 듯 고요해진다는 김민정 작가. 민화를 널리 알리며 감상자들에게 쉼이 되는 공간과 시간을 선사하고 싶다고 말한다. “민화가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그림이 되었으면 한다. 그림을 마주하는 잠시라도 근심, 걱정은 놓아두고 휴식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YTN 아트스퀘어 김민정 초대전 (4.1 ~ 4.30)

김민정 작가는 한국민화협회 제11회 지도자과정 등을 수료, (사)한국민화협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제11회 대한민국민화공모대전 입선 <모란화병도>, 제12회 대한민국민화공모대전 입선 <화병도>, 제13회 대한민국민화공모대전 입선 <궁모란도>, 제14회 대한민국민화공모대전 입선 <궁모란도> 등의 이력이 있다.

김민정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이 궁금하다면 에코락 갤러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작가 노트 中》
화려한 꽃의 아름다움에 이끌림으로 시작된 민화, 민화를 그리는 행위 자체가 삶의 치유이자 휴식의 시간이었다. 작품을 통해 밝은 에너지와 치유의 시간을 선물하고 싶다.






YTN 커뮤니케이션팀 김양혜 (kimyh121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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