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미소' 불상 등 첫 전시...한중일 불교미술 걸작 한자리에

'백제의 미소' 불상 등 첫 전시...한중일 불교미술 걸작 한자리에

2024.03.30. 오전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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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불교 미술의 걸작들을 한자리에 모은 대규모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금동관음보살입상과 애초 함께 그려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석가 '탄생도'와 '출가도'가 함께 전시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정회 기자입니다.

[기자]
보리수나무 밑에 앉은 여성은 석가를 낳은 마야부인입니다.

조선 왕실의 권위 있는 여성처럼 머리 장식에 가체까지 올린 모습으로 그려졌습니다.

석가의 출가를 알고 통곡하는 태자 빈이며, 왕과 여인들의 복식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풍깁니다.

학자들은 채색 기법이나 크기가 같고 석보상절의 내용이 그대로 옮겨졌다는 점에서 두 작품 모두 15세기 조선 시대의 것으로 추정하는데 현재 소장처는 일본과 독일입니다.

흘러내린 옷 주름과 은은한 미소가 인상적인 이 불상은 '백제의 미소'라는 별명의 금동관음보살입상입니다.

1907년 부여에서 발견된 뒤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반출돼 현재 한 일본인이 소장하고 있습니다.

한·중·일 불교 미술의 걸작 92건을 한데 모은 대규모 불교미술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절반이 넘는 작품이 해외에서 왔고 금동관음보살입상 등 9건은 국내에서 처음 공개됐습니다.

작품들을 하나로 엮는 건 '여성'이란 키워드입니다.

여성들이 현실에서 겪는 번뇌와 종교를 통해 나아지길 바라는 염원, 이를 위해 쏟은 노력을 개별 주제로 삼았습니다.

[이승혜 / 호암미술관 책임연구원 : 불교미술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여성에 초점 맞춘 전시, 동아시아 불교미술을 전체를 아우르는 전시는 없었습니다. 그런 전시를 이 시점에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눈에 띄는 건 '관음보살' 섹션입니다.

본래 남성이지만 몸과 성을 바꿔가며 중생들 앞에 나타나는 관음보살의 다양한 모습을 회화와 조각으로 만날 수 있는데 작품마다 단아한 조형미에 담긴 온화한 색채가 긴 여운을 남깁니다.

숭유억불 정책 속에서도 사경과 발원, 자수 등을 통해 불교를 지지하고 후원했던 조선 왕실 여성들이나

머리카락을 이용해 부처나 서원을 수놓았던 일본의 자수 불화도 색다른 발견입니다.

전시와 연계해 다음 달 18일엔 국내외 불화 연구자가 참여하는 국제 학술포럼도 열릴 예정입니다.

YTN 김정회입니다.

촬영기자 : 김종완










YTN 김정회 (jungh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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