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크로닷, '빚투' 이후 최초 심경 고백…"남은 빚 1억, 목숨 다해 변제"①

[인터뷰] 마이크로닷, '빚투' 이후 최초 심경 고백…"남은 빚 1억, 목숨 다해 변제"①

2023.06.08.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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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마이크로닷, '빚투' 이후 최초 심경 고백…"남은 빚 1억, 목숨 다해 변제"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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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빚+Too). 연예인 등 유명인의 가족에게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한 이들이 채무 관계를 폭로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여전히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빚투’라는 단어는 지난 2018년 11월, 가수 마이크로닷(본명 신재호) 부모의 사기 혐의가 시발점이 됐다.

1998년 당시 충북 제천시에서 목장을 운영하던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친인척 및 지인 등 10여 명에게 약 4억 원에 달하는 돈을 빌린 뒤 이를 갚지 않고 뉴질랜드로 자취를 감췄다. 시간이 지나 마이크로닷이 한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유명해지며 부모의 근황 또한 방송을 탔고, 분개한 피해자들이 이들의 사기 행각을 언론에 알리며 ‘빚투’가 시작됐다.

결국 20여 년 만에 재수사가 시작되며 인터폴은 마이크로닷의 부모를 대상으로 적색수배 조치를 내렸다. 이후 이들은 귀국 후 재판을 통해 실형을 선고받았다. 아버지 신 씨와 어머니 김 씨는 각각 징역 3년, 1년을 선고받았으며 이들은 복역 후 뉴질랜드로 추방됐다.

사건 초기 마이크로닷 측이 부모의 사기 행각에 대해 ‘사실무근’이며 피해자들을 상대로 ‘법적 대응’하겠다고 나서며 대중의 공분을 샀다. 안일한 대응은 도마 위에 올랐고,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논란 속에서 그는 연예계 퇴출 수순을 밟았다.

이후 마이크로닷은 5년의 시간 동안 침묵해 왔으나, 최근 YTN과 만나 여전히 남아 있는 의문점과 현재 채무 변제 현황 등에 대해 밝혔다.

다음은 마이크로닷과의 일문일답.

Q. 그동안 침묵했던 이유는?

마이크로닷 (이하 ‘마닷’) : 무섭고 두려워서였기도하지만 세상에 제 얘기를 전하는 것은 저에게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피해자들에게 사과를 드리고 피해 금액을 변제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아직도 노력하고 있다.

Q. 현재 피해자들과의 합의 진행 상황은?

마닷 : 총피해 금액은 약 3억 원 후반대로 13명의 피해자 중 11명에게 합의금을 드렸다. 당시 금액으로 합의를 해 주신 분들도 계시고, 감사하게도 더 적은 금액으로 합의를 해 주신 분들도 계신다.

(사건 당시 대다수의 언론이 당시 피해자가 14명이라고 보도했으나, 마이크로닷에 따르면 합의 당사자는 13명이다.)

Q. 두 분과 합의가 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마닷 : 이미 피해 보신 분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조심스럽다. 앞서 여러 차례 말 실수를 했기 때문에 더는 실수를 하지 않고 싶다. 현재 한 분은 돌아가셨는데 유가족께서 이 사건과 아예 관련되고 싶지 않다고 말씀하셨다.

다른 한 분에게는 2025년 12월까지 합의금을 드리기로 약속한 상황이다. 현재 남은 금액은 1억 원 정도다. 약속했기 때문에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서, 목숨을 다해 돈을 마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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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방송을 통해 부모님이 거주하는 뉴질랜드 주택 가격이 19억이거나, 외제 차를 운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당시 CF와 예능 프로그램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었는데 아직 변제하지 못한 이유는?

마닷 : 당시 통장에 전 재산이 4억 3천만 원 정도였다. 피해자분들께 2억여 원을 변제했고, CF 위약금으로 1억 8천만 원을 물어줬다. 변호사 비용으로 1억 원을 지출했다. 당시 집은 대출, 차량은 리스로 운용하고 있었다. 처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처분했지만 빚을 갚기에는 모자랐다. 뉴질랜드 집은 11억 가량으로 과거 부모님이 90% 이상을 대출로 마련한 집이었다. 대출을 깰 경우 원금보다도 위약금이 더 커서 이사를 하는 것이 어려웠다.

Q. 변제를 해야하는 상황에서, 재산 중 적잖은 부분을 변호사 선임에 지출했는데?

마닷 : 제가 모자라고 못나서 이렇게 된 것 같다. 변호사가 필요하다는 조언에 지인이 소개해 준 사무실을 찾아갔는데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회의실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어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어쩌다 보니 이미 변호사비로 1억 원이 넘는 비용을 쓴 상황이었다. 세상 물정을 잘 몰랐던 것 같다. 그때로 다시 되돌아갈 수 있다면 법적인 절차보다도 피해자들을 먼저 만나 사죄하고 변제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했을 것 같다.

Q. 변제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마닷 : 현재 낮에는 식당에서 일하고 있고 저녁에는 배달 일도 하고 있다. 가끔 랩 개인지도도 하고 있다. 어떻게든 변제를 하려고 노력하고 하지만 큰 금액이다 보니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갚을 의지와 자신은 있다. 노가다(막노동)나 전복 공장에서 일하는 것도 알아봤으나 잘되지 않아 여러 가지 일을 하며 최대한 빨리 갚기 위해 돈을 모으고 있다.

[인터뷰] 마이크로닷, '빚투' 이후 최초 심경 고백…"남은 빚 1억, 목숨 다해 변제"①

Q. 해외에서 프로듀서 활동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마닷 : 베트남에 프로듀서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었다. 많이 망설였지만 피해자분들에게 조금 더 빠른 시일 내에 약속한 금액을 드릴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베트남에 갔다. 그런 부분을 보시고 제가 호의호식한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결국 일이 잘되지 못해 다시 돌아왔고, 한국에 와서 더 힘든 상황이 됐다.

Q. 부모님은 변제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시는지 궁금하다. 연예계 활동을 함께 했던 형 산체스는 어떤 입장인가?

마닷 : 두 분은 뉴질랜드에 계시고 어떻게든 갚으려고 하신다. 현재 어머니는 주방일을 하고 계시며 아버지는 건물에 소방 설비 설치하는 일을 하고 계신다. 산체스는 현재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다. 직장인인 큰 형이 있는데 가족 모두가 힘을 합쳐 돈을 모으고 있다. 남은 1억 원을 최대한 빠르게 변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인터뷰] “고통 겪은 분들께 평생 사죄” 마이크로닷, 5년만의 첫 심경 고백②로 이어짐.)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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