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 여자 불편해"...최영미 시인의 신랄한 저격

"난 그 여자 불편해"...최영미 시인의 신랄한 저격

2023.02.25. 오후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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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단 거물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최영미 시인이 그동안의 법정싸움과 고은 시인의 복귀 논란 등을 담은 산문집을 냈습니다.

권력 앞에서도 날카로운 언어를 서슴지 않는 최영미 시인을 차정윤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최영미 시인이 13년 만에 출간한 산문집입니다.

성추행 폭로 후 고은 시인과의 소송전을 겪으며 쓴 글에는 거침없고 통쾌한 직설이 담겼습니다.

책 제목처럼 자신은 그렇게 '불편한 여자'가 아니라면서 문단 권력 저격수를 자처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합니다.

[최영미 / 시인 : 사실 전 불편한 사람 아니거든요. (등단 초기) 술자리 나가면 술 따르라고 하고, 술 잘못 따랐다고 다시 따르라고 하고….]

명예훼손 여부를 다투는 지리한 다툼에서 승소하고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허망합니다.

문단 거물의 갑작스러운 복귀에는 사과도 해명도 없었습니다.

[최영미 / 시인 : 그냥 허망했죠. 그동안 내가 한 모든 노력이 별로 의미가 없는 게 아닌가. 문단은 안 변했구나….]

1인 출판사를 차리게 된 것도 미투 사건 때문이었습니다.

출판사가 시집 출간을 외면하면서 직접 나서게 된 겁니다.

익숙지 않은 전자 문서작업에 밤잠을 설치기도 했지만, 이제는 가장 쉬운 일이 됐다고 말합니다.

[최영미 / 시인 : 동네 책방에다 5권 팔았거든요. 맨 처음에. 계산서를 발행해야 하는데 너무나 떨려서 지금도 그 공포와 발행한 뒤의 기쁨이 잊히지 않는 데, 몇 시간을 끙끙댄 거야.]

지난 2017년 월세방에서 나가야 한다며 서울의 한 호텔에 1년간 투숙을 제안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던 최 시인.

다행히 집주인이 계약을 연장해 고민을 해결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최영미 / 시인 : 제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죠. 그 후에 저의 팬이라는 치과의사 부부가 그 호텔에 연락했대요. 최영미 시인 1년 치 방값을 내겠다고. 제가 받아들일 수도 있었지만 그다음에 저희 집주인이 더 있으라고 했어요.]

'서른, 잔치는 끝났다'

서른 살, 첫 시집으로 화려하게 등단한 최 시인은 어느새 회갑을 넘겼습니다.

지나고 보니 사회도 조금씩 변하는 것 같다며 침묵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최영미 / 시인 : 인생은 계속된다. 60, 인생은 계속된다. 아직까지는 그 변화가 미미할지라도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YTN 차정윤입니다.




YTN 차정윤 (jych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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