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작가' 이기봉, 허상 속 실상 찾기...10여 년 만에 개인전

'안개 작가' 이기봉, 허상 속 실상 찾기...10여 년 만에 개인전

2022.11.26. 오후 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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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개 작가'로 유명한 이기봉 작가가 10년여 만에 신작을 내놓았습니다.

안개 낀 몽환적 작품마다 허상 뒤에 숨겨진 세계의 본질을 찾으려는 고뇌가 엿보입니다.

이교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화폭 위에 안개가 피어오르는 듯한 몽환적인 물가 풍경이 펼쳐집니다.

반투명 막에 그려진 희뿌연 풍경 뒤에 뭔가 다른 세계가 숨어 있는 듯합니다.

캔버스 위에 그림을 그린 뒤 합성 섬유를 겹쳐 두 개의 이미지를 합친 작품들입니다.

지난 10여 년 은둔 속에서 세계의 본질에 대한 탐구 끝에 일궈낸 이른바 '세계화'들입니다.

[이기봉 / 작가 : 세계화라는 개념은 풍경화와 뉘앙스가 많이 다른데요. 여태까지 저의 그 중심사고들은 결국 이 세계에 대한 어떤 탐구 과정이었다고 봐요.]

밝은 밑그림이 그려진 캔버스에서 1cm 정도 간격을 둔 무채색 막, 물과 안개, 그림자는 세상의 실체를 보게 하는 하나의 렌즈 역할을 합니다.

독일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의 저서 '논리철학논고' 텍스트를 활용한 신작들도 실체를 파악하기 힘든 한계, 현실을 가리는 언어의 막에 주목한 작품입니다.

[이기봉 / 작가 : 내 눈도 달라지고 막 초점도 흐려지고 기분도 달라지고 마음도 막 휙휙 이렇게 변형을 이루고 있는데 세상이 과연 그렇게 똑바로 보여지나 그 실체처럼 느껴지게 하나? 자기와의 관계만 남을 뿐이지…]

이기봉 작가는 산 중턱의 습한 작업실에서 때로는 붓질로, 때로는 워터 젯으로 자신 안의 경계의 막을 부수는 작업을 이어왔습니다.

실상과 허상, 언어와 비언어, 삶과 죽음 등 상반된 개념이 합쳐진 비현실적 이미지를 통해 우리 안에 잠가놓은 예술의 방을 열게 합니다.

YTN 이교준입니다.


YTN 이교준 (s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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