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앤이슈] 영화 '나를 죽여줘'...존엄하게 살 권리와 죽을 권리

[씨네앤이슈] 영화 '나를 죽여줘'...존엄하게 살 권리와 죽을 권리

2022.10.28. 오후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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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영수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김진수 배우 겸 영화제작사 대표, 최익환 영화 '나를 죽여줘' 감독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N이슈]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가족을 간병 한다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닙니다. 장애와 돌봄, 존엄사 같은 무거운 주제를 그려낸 영화가 얼마 전 개봉했습니다. 이번 주 씨네앤이슈, 영화 <나를 죽여줘> 최익환 감독, 배우 겸 영화제작자 김진수 씨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TV에서 보던 분을 뵈니까 떨립니다.

[김진수]
매일 보는 분인데, 저는.

[앵커]
코미디언으로 오래 활동하시고 배우로 활동하시다가 지금 제작자까지 하게 되신 겁니다.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는 코미디 장르를 해 보시고 싶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했는데 이렇게 무거운 주제를 다루시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김진수]
일단은 최익환 감독님께서 너무 원하셔서 이 작품을 하게 됐고요. 제가 제작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예전에 함께했던 코미디언 동료들은 빨리 코미디 하나 만들어라, 이런 얘기를 하고 있기는 해요.

[앵커]
감독님께서 먼저 제안을 하신 건가요?

[김진수]
그렇죠. 감독님께서 연극 작품을 보시고 같이 너무 마음에 든다. 영화화하고 싶다, 이런 얘기를 먼저 하셨어요.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이게 연극이 원작으로 있는 작품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이걸 영화화하려면 원작자의 허락을 받아야 되는 거잖아요. 그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최익환]
처음에 이 연극을 보게 된 건 저분 때문에 제가 연극을 보게 됐고요. 그런데 그게 원래 그전에 같이 작업했던 작품의 출연배우들이 그 작품에 출연 중이어서 그래서 보게 됐는데 원작이 킬미나우라고 해서 스릴러 연극인 줄 알고 가서 봤다가 이런 이야기인 줄은 완전히 몰랐고 그런데 제가 완전히 빠져서 약간 팬이 된 것 같아요.

연극의 팬이 돼서 돼서 아마 이 작품은 누군가 꼭 영화로 만들어주면 참 좋겠다라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무도 안 만드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개인적으로는 이거를 영화로 만들었을 때 배우들의 모습을 크게 보고 싶다라는 되게 단순한 이유에서 출발했고 그래서 용기를 내서 원작자분한테 메일을 썼죠.

[앵커]
영어로 보내신 거죠?

[최익환]
영어로 썼습니다. 영어로 썼는데 길게 썼어요, 아주. 길게 썼는데 되게 짧게 답변이 오셨어요.

[앵커]
뭐라고 오셨나요?

[최익환]
돈이 있냐고.

[앵커]
제일 중요한 문제일 수도 있는 거니까요. 실제로 많은 돈을 요구하던가요?

[최익환]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앵커]
이 연극을 보실 때 어떤 부분이 많이 끌리셨습니까?

[최익환]
연극을 볼 때 저는 이게 주제가 소개해 주신 거지만 장애인의 문제, 장애인의 성 문제라든지 아니면 존엄사에 관련된 되게 무거운 큰 이야기가 앞에 오기는 하지만 제가 봤던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 얘기였거든요. 조건이 그렇게 갖춰진 사람들의 사랑 얘기였기 때문에 보게 됐던 것 같고 처음에 이거를 무슨 장애 이야기라고 다룬다면 저는 자격이 없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제가 장애인이 아니고서야 이걸 장애를 과연 다룰 수 있을까? 그거는 좀 자신이 없었고요.

그런데 단 보다가 보니까 이거는 그냥 아프다라는 건 꼭 몸이 아픈 것뿐만 아니라 마음이 아프거나 관계가 아픈 사람들도 있구나. 만약에 그런 이야기를 한다면 저는 제가 할 수는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앵커]
특히나 어떤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셨는지도 궁금한데 장애인 가족을 그려내는 데 있어서 좀 더 이 부분만큼은 세심하게 다뤄야겠다라고 생각한 게 있을까요?

[최익환]
이게 원래 원작이 있잖아요. 그런데 원작을 어떤 방식으로 옮겨놔도 원작보다 훌륭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특히나 제가 그 원작의 팬으로서 굉장히 어려웠었는데 그때 외국 작품이기 때문에, 캐나다 작품이기 때문에 이거를 제일 처음에 가지고 오게 됐던 게 춘천이라는 도시였었어요. 춘천에 먼저 가서 그 가족들이 살 만한 곳을 찾아보자라고 그들이 그들이 갈 만한 곳들을 찾아보는 와중에 장애인 종합복지관 이런 곳들도 가게 됐었고 거기에서 참 많은 장애인들하고 시간도 보내고 같이 만나보고 그랬던 것 같아요.

[앵커]
실제로 제가 영화를 보면서, 제가 춘천에 잠깐 살았었는데 여기 춘천 같은데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제가 제대로 본 거군요. 이게 영화에서 아버지가 아들을 키우는 과정을 담은 것 아니겠습니까? 이게 좀 많이 열악한 모습들을 많이 보이게 되는데 그 가운데 정부나 지자체의 도움 이런 것들을 담아내고 싶으셨던 걸까요?

[최익환]
그거를 작품에서 유도하기는 힘들었고 그냥 가급적이면 그 안에 녹여놨으면 좋겠다라는 마음들은 있었어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장애인들이 아주 많은 시간을 보내는 데가 종합복지관에 가서 물리치료도 받고 하는데 막상 가서 봤더니 저는 거기가 정부 단체인지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그러니까 정부의 지원금을 집행하는 곳이었고 그다음에 종교단체나 다른 봉사단체에서 이곳을 지원해 주는 그런 곳이어서 생각보다 이게 정부의 노력이나 이런 것들이 아주 면밀하게 들어가 있지는 않구나라는 생각들을 하게 됐습니다.

[앵커]
이게 장애가 있어도 똑같이 성장을 하고 또 보통 사람처럼 살고 싶다, 이런 욕구가 있겠죠. 영화에서도 이게 강하게 표출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저희가 영상으로 그 영화의 한 부분을 준비를 해 봤는데요. 잠깐 보고 돌아오겠습니다.

아마 아버지역의 장현성 씨가 처음으로 화내는 장면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 장면에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을까요?

[김진수]
이 현재가 독립을 하고 싶어 하잖아요. 그런데 현재의 독립은 본인만의 독립도 아니고 아빠를 위해서 아빠도 좀 독립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는 독립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이 장면이 어떤 장애인 청소년에서 성년으로 넘어가는 이 단계에 있어서의 독립인데 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모든 청소년들도 다 겪는 일이 될 것 같아요, 앞으로는. 그런데 과연 우리가 이들이 독립을 한다 했을 때 왜 불안한 마음으로 봐야 될까. 그 독립을 응원할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 그런 것에 대해서 우리가 답을 찾아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됐어요.

[앵커]
저희가 거듭 얘기를 해서 죄송하기는 한데 무거운 영화이지 않습니까. 이걸 조금 더 대중적으로 쉽게 풀어보자는 유혹 같은 것도 있었을 것 같은데.

[김진수]
사실 있었죠. 거대 투자사 쪽에서도 그러한 제안이 왔었고. 그런데 최익환 감독님께서 많은 고민을 하시다가 거절을 하셨죠.

[앵커]
거대 투자자면 저희가 흔히 아는 그런?

[김진수]
그런 곳입니다.

[앵커]
저희 옆에 건물?

[김진수]
어디라고 특정하지 않겠습니다. 저희도 다음 영화를 찍어야 되기 때문에. 그런데 최 감독님께서 거절한 이유를 얘기해 주시죠.

[앵커]
그걸 여쭤보려고 했어요.

[최익환]
불편한 것들을 조금 없애보자. 왜냐하면 엔딩이나 다른 것들, 그리고 이런 건 너무 좋다, 그런데 예를 들어서 말을 조금 정상적으로 한다든지 아니면 생긴 모양도 조금 괜찮았으면 좋겠고.

[앵커]
지금 나오는 현재, 아들.

[최익환]
그다음에 장애인의 성 문제라든지 여타 문제들에 대한 것들이 없으면 어떻겠느냐라는 거였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믿는 것 중의 하나가 하나의 이야기는 한 사람밖에 할 수 없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현재 조건들이 만약에 바뀐다면 이야기는 완전 다른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다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이게 어떻게 보면 김진수 제작자님께서는 가슴 아픈 순간들이었을 수 있겠지만.

[앵커]
다른 인터뷰에서 봤는데 살이 많이 빠지셨다고 들었습니다.

[김진수]
각 영화마다 저는 각 장르마다 각 영화의 사명이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공포영화면 정말 깜짝 놀래켜야 되고 코미디면 좀 많은 웃음을 드려야 되는데 저희 영화 같은 경우는 두고 두고 회자되면서 많은 위로를 드려야 되는 영화라고 생각을 하는데 만약에 거대 자본을 받아서 영화를 저희가 그들의 뜻대로 만들었다면 아마 또 다른 사명을 가진 영화가 나올 것 같아요. 저는 지금 저희 영화에 굉장히 만족을 합니다.

[앵커]
감독님도 과거로 다시 돌아가더라도 똑같은 선택을 하시는 거죠?

[최익환]
그럼요.

[앵커]
작품에 만족을 하시는 것 같아요, 두 분 다.

[김진수]
평점이 꽤 높아요.

[앵커]
지금 검색을 한 번 해 보시기 바랍니다. 평점이 굉장히 높습니다. 높은 평점만큼 상을 굉장히 여러 개 받으셨더라고요. 좀 소개를 해 주시고 그중에 가장 자랑하고 싶은 거 있으시면.

[김진수]
제가 여기 뒤에 적어왔는데요.

[앵커]
그 정도로 많습니까?

[김진수]
시드니, 뮌헨, 암스테르담, 더반 국제영화제, 오슬로필름페스티벌 이렇게 해서 상을 받았고요. 그다음에 할리우드 프로듀스 나잇이라는 곳에서 2만 5000편이 선정이 됐는데 그중에 900편으로 추리고 그리고 최종 16편에 선정이 됐어요.

[앵커]
그렇군요. 제가 알기로는 여기 남우주연상도.

[김진수]
더반국제영화제에서 안승균 씨, 아들 역할을 맡으신 안승균 씨가 남우주연상 받았습니다.

[앵커]
제가 방송에 나오게 전에 말씀드렸는데 지금 저 배우가 넷플릭스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에 나오는 배우잖아요. 연기가 굉장히. 저는 진짜 동일인인 줄 모르고 볼 정도로 굉장히 잘하더라고요.

[최익환]
심지어 장애인분들도 얘기를 하시고 장애 돌보시는 분들도 다들 얘기하시는 게 진짜 장애인 같아서 놀랍다라고 얘기를 했는데 저희가 우리 안승균 배우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걸 했어요. 누구를 따라 하거나 우리 장애를 폄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아주 많은 장애인들을 만나봤지만 저희한테 딱 맞는 사람을 찾는다기보다는 현재가 할 수 있는 장애를 한번 생각을 해보자라고 해서.

안승균 배우가 첫 연기를 하기 바로 직전에 척추가 어디가 문제가 있으니까 어떻게 앉아야 되고 자기의 고개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돌아갈 수 있는 게 있고 손은 어떻게 해서. 준비 과정이 되게 오래 걸려요. 그래서 준비해서 자기가 몸이 되면 준비됐습니다 해서 하는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이게 실은 안 풀려서 굉장히 오래 걸려요, 다시 빠져 나오는 데. 그래서 촬영하는 기간 내내 아마 진짜 현재로 살았다라고 봐야 되는 그런 연기를 해서. 실은 저뿐만 아니라 동료 배우들도 다 그냥 너무 연기 잘한다라고 다들 칭찬하는 배우가 된 것 같아요.

[앵커]
완전 몰입을 해서 연기를 한 게 작품 내에서도 그대로 느껴지고요. 이 영화 같은 경우에는 성 문제도 다뤘습니다. 사실 이게 좀 다루기 어려운 문제였을 것 같기도 한데 어떤 점을 많이 고민을 했을까요?

[김진수]
저희는 다름이 아니다. 우리는 똑같은 사람이다라는 부분을 많이 얘기하고 싶었고요. 그래서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게 청소년기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변화들에 대해서 편견 없이 담고 싶었고요.

[앵커]
이게 마지막에 나오는 주제가 조력 존엄사이지 않습니까? 저희가 얼마 전에 조력 존엄사의 입법화를 주장하시는 분과 인터뷰를 한 적도 있었고요. 사실 다루기 쉽지 않은 문제더라고요.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해외로 나가는 분들도 계시다고 하는데 이 주제를 다룰 때 어떠셨습니까?

[최익환]
영화 내용 중에 고모가, 김국희 배우하고 안승균 배우, 현재가 아빠의 죽음에 대해서 논의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러니까 고모가 나는 장애인이 아니지만 아빠가 저렇게 그냥 죽는 거는 볼 수가 없다. 나의 오빠이기도 하다라고 했는데 현재가 하는 얘기는, 그냥 아빠는 아빠일 뿐이다. 관계를 끊어내라. 모든 가족들이 누군가의 죽음에 대해서 선뜻 동의하지 못하는 건 관계 속에 있기 때문에 그렇다라는 느낌이 많이 들어요.

그런데 현재가 오히려 그거를 해 줬고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격의 문제가 아닐까. 누가 한 사람이 격을 지키고 싶었을 때 부끄럽다라는 거를 얘기를 하고 그 격을 지키고 싶었을 때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앵커]
저희가 준비된 시간이 다 됐는데 아주 짧게 아직 영화 보지 않은 시청자분들이 계실 거거든요. 한말씀 해 주시죠.

[김진수]
저희가 오늘 얘기를 나누다 보니까 너무 무거운 얘기 아닌가 이렇게 걱정하시는 분들 계실 텐데 그냥 편견 없이 오시면 아주 큰 울림을 받고 가실 겁니다. 대신에 손수건은 꼭 챙기시기 바랍니다.

[앵커]
저희가 거듭 말씀드렸지만 평점이 굉장히 높지 않습니까? 그만큼 관람객 수도 많이 올랐으면 좋겠습니다. 관람평 보니까 웰메이드 영화였다, 연극보다 더 잘 표현했다, 이런 극찬이 있더라고요. 천천히, 하지만 또 오랫동안 많은 분들의 관람이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영화 나를 죽여줘의 최익환 감독, 그리고 제작자 김진수 씨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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