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늑대사냥’, 목적 없는 살인이 주는 불쾌함… 잔인함만 남은 괴작

[Y리뷰] ‘늑대사냥’, 목적 없는 살인이 주는 불쾌함… 잔인함만 남은 괴작

2022.09.20. 오후 1:3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Y리뷰] ‘늑대사냥’, 목적 없는 살인이 주는 불쾌함… 잔인함만 남은 괴작
AD
당위 없는 맹목적인 도륙과 목적성을 상실한 잔인함은 영화적으로 혹은 오락적으로 어떠한 의미를 지닐 수 있을까? 오는 21일 개봉을 앞둔 영화 ‘늑대사냥’ 이야기다.

살인, 특수폭행, 강간 등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화물선을 통해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이송된다. 베테랑 형사들로 구성된 팀이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범죄자들에 의해 배는 손쉽게 점령당하고 이들은 무참하게 살해한다.

이성을 놓아버린 범죄자들의 끊임없는 살육과 파괴가 계속된다. 끊임없이 피가 솟구치고 혈흔이 낭자한다. 칼로 찌르고 베며, 총을 쏘는 가운데 수많은 등장 인물들은 피를 흘리며 퇴장한다.

121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의 중반이 지날 때쯤 영화는 갑작스럽게 장르적으로 노선을 변경한다. 전반부가 하드보일드 서바이벌 액션 장르를 표방했다면 후반부는 호러 위에 SF를 더한다. 뒤섞인 장르 속에서도 절대 놓지 않는 것은 잔혹함이다. 혈흔은 분수처럼 터져 나오고 신체가 참혹하게 분리되는 장면은 계속해서 되풀이된다.

[Y리뷰] ‘늑대사냥’, 목적 없는 살인이 주는 불쾌함… 잔인함만 남은 괴작

영화는 잔인하다. 굳이 ‘역대급 수위’라는 표현을 붙이지 않더라도 최근 나왔던 한국 영화 중 그 어떠한 작품보다 잔인하다. 하지만 그뿐이다. ‘늑대사냥’은 그저 어디까지 잔인하고 폭력적일 수 있는지 보여주려고 애쓰는 모양새다.

할리우드의 수많은 고어물과 슬래셔무비 대신 굳이 ‘늑대사냥’을 찾아야 할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오로지 배우들의 파격적인 변신 때문이다. 광기에 사로잡힌 듯한 배우 서인국 씨는 작심한 듯 에너지를 폭발시키고, 장영남 씨와 정문성 씨의 변신도 눈여겨볼 만하다.

그러나 배우들의 변신을 제외한다면 영화가 남긴 것은 오로지 ‘피’의 이미지뿐이다.

목적이나 당위가 없는 살인은 불쾌함만 안긴다. 이것을 대중이 ‘오락’ 영화로서 소비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마저 든다. 이번 영화에 사용된 피는 2.5톤, 혈흔이 낭자하는 장면을 커다란 스크린으로 보고 싶은 관객이 아니라면 많은 관객들에게 ‘늑대사냥’을 추천하기란 쉽지 않다.

YTN 김성현 (jamkim@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