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이 쓴 '인간' 안중근, 생애 가장 치열했을 일주일

김훈이 쓴 '인간' 안중근, 생애 가장 치열했을 일주일

2022.08.04. 오후 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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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중근 의사의 대의를 영웅담으로 다룬 문학과 예술은 참 많죠.

위대한 영웅의 빛에 가려져 있던 인간 안중근의 고뇌가 소설가 김훈의 필체로 부활했습니다.

필생의 과업이었던 이 소설을 최근에야 완성한 김훈 작가를, 김지선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서른한 살, 처음 방문한 하얼빈 역에서 시대의 과업을 마치고 끝내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안중근 의사.

김훈 작가의 신작 소설 '하얼빈'은 안 의사의 짧은 생애 중에서 가장 치열했을 한 토막을 끄집어냅니다.

'이토 히로부미가 온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얼빈까지 내달리는 여정은 청춘, 그 자체입니다.

[김훈 / '하얼빈' 작가 : 바람처럼 가볍고 벌떡 일어나서 블라디보스토크 역으로 가죠. '청춘은 아름답다'라는 말은 이럴 때나 할 수 있는 말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한 집안의 장남이자 세 아이의 아버지, 천주교 세례를 받은 교인이었던 그가 살아있는 인간에게 총구를 겨눈 심정은 어땠을까?

작가는 성공한 거사의 장엄한 서사에 가려졌던 영웅의 내면에 성큼 다가갑니다.

안 의사가 남긴 묵직한 말들과 사진 속 표정에서 걷어 올린 고뇌의 조각들을 잇자, '인간 안중근'이 되살아났습니다.

[김훈 / '하얼빈' 작가 : 살아있는 인간으로서 그리려고 했던 거예요. 안중근이란 젊은이가 옆에 와 있는 것처럼. 그의 말을 듣고 그의 고민이 무엇인지 듣는 것처럼.]

세계사적 폭력과 침탈에 대한 차분하고 담담한 서사는 외려 긴장을 높입니다.

[김훈 / '하얼빈' 작가 : 두 인간(제국주의 이데올로기를 가진 이토와 총알 몇 발로 맞서는 안중근)이 숙명적으로 하얼빈에서 만나서 파국을 이루는 비극을, 그 비극성 안에 들어있는 희망까지도 묘사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거대한 제국의 위력에 흔들리는 총구를 다잡으며 맞선 인간 안중근.

작가는 그가 처한 현실이 우리가 사는 약육강식의 오늘과 별다르지 않다며, 그를 불러낸 이유를 갈음합니다.

[김훈 / '하얼빈' 작가 : 안중근 시대보다 더 어려운, 동양평화라는 것은 정말 위기에 처한 것이죠. 이것은 안중근의 시대에 국한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순 없다는 뜻으로….]

YTN 김지선입니다.




YTN 김지선 (sun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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