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평창대관령음악제 폐막...'더고잉홈 위크' 참여하는 손열음

[뉴있저] 평창대관령음악제 폐막...'더고잉홈 위크' 참여하는 손열음

2022.07.29. 오후 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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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함형건 앵커, 윤보리 앵커
■ 출연 : 손열음 / 피아니스트 ·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최근 젊은 한국 음악가들이 해외 콩쿠르에서 잇달아 우승하며 클래식계에서우리나라의 위상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내일부터 전 세계 교향악단의 연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더고잉홈 위크>가 시작되는데요.

첫 공연의 협연자이자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을 맡았던 피아니스트 손열음 씨 모시고 이야기 나눠봅니다. 안녕하십니까?

[손열음]
안녕하세요.

[앵커]
코로나19 이후로 우리 생활에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요. 연주자분들도 한동안 콘서트 무대도 많이 줄어들고 그랬었죠? 바빠지신 건 올 시즌부터였죠?

[손열음]
그렇습니다. 저도 2020년 3월 정도부터 한 1년 반 정도는 굉장히 오랫동안 쉬었어요.

[앵커]
어떻게 지내셨나요?

[손열음]
저의 경우는 격리도 여러 번 했었고 해외를 그래도 다녔어야 됐기 때문에 그 사이사이에 쉬는 기간도 많았고 또 나름대로 재충전하는 시간도 됐던 것 같습니다.

[앵커]
나름 의미 있는 시간이기도 했나 보죠?

[손열음]
저한테는 굉장히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앵커]
최근 5년째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 맡고 계시잖아요. 어떻습니까? 우리가 흔히 피아니스트 하면 혼자서 작업을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예술감독이라고 하면 굉장히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유기적인 관계도 맺어야 되고 행정업무도 해야 되고 평소의 업무랑 굉장히 달라서 어떤 면에 있어서는 도전이라고 볼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손열음]
저한테는 아무래도 큰 도전이었던 게 저는 말씀하신 대로 피아니스트기 때문에 다른 악기들하고 또 다르게 항상 혼자 하는 작업에 굉장히 익숙한 편이었는데 예술감독이라는 것은 여러 가지를 아우르는 그런 작업들이 많이 필요하고. 그래서 처음에는 사실 적응하는 게 쉽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 제가 5년째 하고 있다 보니까 또 여러 분들이 많이 도와주시고 해서 덕분에 잘하고 있습니다.

[앵커]
음악뿐 아니라 기획이나 행정 등 평소에 해 보지 않았던 업무들도 많잖아요. 어떤 점이 혹시 가장 어려우셨을까요?

[손열음]
글쎄, 여러 가지로 어려운 게 있지만 아무래도 여러 사람이 함께한다는 게 저 혼자만의 타이밍이나 전략으로 되는 게 아닌 부분이 많고 기다려야 할 때도 많고 하다 보니까 저는 이게 생업이 아니라 제 생업은 따로 피아노 치는 일이고 하다 보니까 그거랑 시간을 같이 맞추고 균형을 맞추는 일이 어려웠던 것 같아요.

[앵커]
해외에서 연주회 있으면 또 연주회를 하시고 또 다시 와서 음악제 기획도 하시고 동분서주하시면서 일을 하셔야 되는군요.

대관령 음악제는 매해마다 주제나 콘셉트를 달리하면서 개최해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 같은 경우에는 한마디로 어떤 점이 특징이었나요?

[손열음]
올해에는 저희가 주제를 마스크라는 단어를 정했어요. 그래서 지금 마스크라는 이 오브제는 우리한테 모두 너무 가까운 것이잖아요.

그래서 이것만큼 지금 시의성이 없고 우리가 모두가 한꺼번에 받아들일 수 있는 주제가 없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또 마스크라는 그 어원을 생각해 보면 페르소나 같은 단어들이 마스크에서 나온 거잖아요.

인격을 상징하는 것이 우리의 그런 것과 연관이 되어 있다는 생각을 해서 어떻게 하면 음악제와 연관시킬 수 있을까 하다가 각기 다른 마스크들이 각기 다른 음악의 형태를 보여주는 그런 음악제를 구상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이번에는 가장 다양성, 각기 다른 모습을 연출하는 그런 음악제를 만들었습니다.

[앵커]
아티스트의 개성과 뜻을 살리는 쪽으로 하셨나 보죠?

[손열음]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작곡가들도 서로 간에 대비가 되는 그런 모습들을 많이 연출하고자 했고요.

[앵커]
역시 대관령음악제와 인연이 있었던 분들이죠. 이 음악가들이 한자리에 다시 모이는 자리라고 들었는데요. 더고잉홈위크, 14개국에서 온 오케스트라들이 같이 협연을 하는 거죠. 첫 협연자로서 참여하신다고 들었는데요. 어떻습니까? 관람 포인트 좀 알려주시죠.

[손열음]
저희가 제일 처음에 이 구성을 하게 됐던 건 평창대관령음악제에서 2018년에 저희가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라는 것을 만들었는데 여기서 수석진들끼리 마음이 너무 잘 맞고 이 음악활동을 계속 같이했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이 한꺼번에 깃들어서 그리고 저도 거기에 많은 서포트를 했고 그러다 보니까 이렇게 따로 단체를 만들게 됐는데요.

저희가 어떻게 하다 보니까 좋은 분들을 모시고자 하다 보니까 50개 교향악단에서 모이게 됐어요. 그래서 정말 다국적에 다양한 분들이 모이게 됐고 다른 어떤 곳에서도 볼 수 없는 그런 음악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말하자면 각국 이렇게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시는 분들 한자리에 모이시기 어려울 것 같은데 이분들이 일종의 처음에는 재능기부 형식으로 시작하셨던 건가요? 돈과 예산도 필요할 것 같고 시간도 투자해야 하고 쉽지 않은 일이었던 것 같은데.

[손열음]
사실은 저희가 처음에 단체를 구성할 때 일을 해 주실 분들이 없다 보니까 저희끼리 그냥 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저희끼리는 서로 돈을 받는다거나 보수를 요구하고 한 게 아니고 그냥 일을 시작했고 그러다 보니까 저희 음악가들끼리 그냥 알아서 만들어버린 그런 구성이 됐습니다.

[앵커]
음악적인 열정으로 뭉친 그런 오케스트라군요. 당장 내일부터 시작이라고 들었습니다. 내일 무대에 서시는 거죠?

[손열음]
그렇습니다.

[앵커]
사실 오늘 한참 연습을 하고 계실 시간일 것 같은데 아주 소중한 시간 내주셨고요. 내일 협연을 하신다고 들었는데 지휘자 없이 하신다고 들었어요, 협연을? 그게 어떻게 가능합니까?

[손열음]
내일 저희 공연에. 저희도 항상 궁금했던 부분 중 하나였어요. 오케스트라는 건 항상 지휘자가 앞에서 이끌어줘야만 할 수 있는 단체인가? 아니면 그렇지 않아도 가능한 것인가? 이런 질문들이 저희 음악가들끼리도 있었다가 사실상 지휘자가 이제 음악 역사에서 등장한 게 그렇게 오래된 일은 아니거든요.

불과 100년 정도의 전통밖에 되지 않았고 그 전에 슈만이나 베르디 이런 사람들이 살았던 시대에는 지휘자 없이 오케스트라가 오히려 연주를 더 많이 했다고 저희가 배워서 우리가 오히려 그런 전통을 살려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그리고 지휘자가 없으면 서로 서로 더 귀기울여서 들어야만 되고 아주 자발적으로 역동적으로 음악을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또 그런 장점도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다가 공연 여러 개 중에 한 개는 지휘자 없이 진행하게 됐습니다.

[앵커]
말하자면 이심전심으로 음악을 하는 거군요.

내일 이렇게 지휘자 없이 공연을 하는 것도 그렇고 전에 어떤 클래식 콩쿠르에서 재즈풍의 곡을 연주하시기도 했고 또 평창 대관령음악제에서는 관객들과 등을 돌린 채 연주를 하시기도 하셨잖아요. 어떻게 보면 항상 이렇게 실험적인 공연을 좋아하시는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손열음]
그런 것 같습니다. 제가 어떻게 하다 보니까 다른 곳에서는 못 들으시는, 못 보시는 그런 음악을 조금 소해하고 싶다는 그런 욕심도 있고 저 자신이 또 음악 마니아고 공연 가는 것들을 좋아하다 보니까 그런 신기하고 다른 곳에서는 못 듣는 음악을 듣고 싶다는 욕심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제가 그런 무대들을 연출하게 된 것 같습니다.

[앵커]
사실 지금은 우리가 클래식이라고 하는 고전음악도 당대에는 일종의 실험적인 음악이었을 수도 있으니까요.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즐기시고 계시는데. 연주를 하실 때 보면 많은 연주자분들이 그런 모습을 보이시기도 하는데. 음악에 완전히 몰입을 하셔서 마치 어떨 때 보면 신들린 것처럼 연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제가 쓰신 책을 봤는데요. 책에서도 보면 마술적인 순간이라고 하나요? 매지컬 모먼트 이런 표현을 쓰신 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게 연주를 하실 때는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마술적인 경험을 한다, 이런 뜻인 것 같은데 실제로 연주하시면서 그런 경험을 하신 적이 있으십니까?

[손열음]
그런 경험은 사실 순간순간 자주 찾아오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그런 모먼트들이 없다고 하면 무대에 못 서지 않을까. 사실 무대가 올라가기 쉬운 곳이 아니고 많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떨리고 또 겁도 많이 나고 이걸 내가 왜 해야 되나 하는 생각도 많이 들지만 그런 순간이 있기 때문에 견디고 그 순간을 찾아서 무대를 계속하는 게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 순간은 본인이 미리 계획하고 연습하고 암기해서 틀리지 않기 위해서 연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알지 못하는 뭔가에 몰입을 하셔서 연주하시는 건가요?

[손열음]
그렇죠. 그리고 음악이 또 무대가 숭고하다고 표현할 수 있는 게 아무리 계획이 내 안에 많았다고 해도 계획대로 되는 게 없고 항상 뭔가 어딘가 알 수 없는 그런 존재에 의해서 끌려가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 정도로 저라는 존재가 굉장히 작아지는 그런 느낌이 드는 곳이 무대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음악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앵커]
저희가 아까 서두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최근 우리 한국 피아니스트들이 국제무대에서 참 좋은 모습 보여주고 있잖아요.

감독님도 사실 처음에 콩쿠르 영재 이런 수식어가 붙기도 했는데 최근 이렇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후배들 보면 어떤 생각 드시나요?

[손열음]
너무 자랑스럽고 또 자랑스러운 걸 떠나서 연주를 너무 잘하니까 제가 봤을 때 또 너무 감동이 있고 음악팬으로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고 정말 앞으로도 콩쿠르에서 주목받은 것만큼 정말 음악 인생 커리어 끝까지 훌륭한 예술가가 다 돼주셨으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후배들 보면 또 한편으로는 이런 후배들이 계속 앞으로 좋은 음악가가 될 수 있도록 우리가 좀 더 보완해 줘야 할 점들이 보일 것도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손열음]
요즘은 한국에서 저희 공연 문화가 훨씬 더 예전보다 많이 성장하고 발전했다는 생각은 드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콩쿠르에서 입상하고 이런 건 너무너무 좋은 일이지만 꼭 그런 해프닝이나 무슨 이벤트가 있지 않았더라도 항상 이렇게 국내 음악인들한테도 관심 가져주시고 공연도 또 너무 인기 있는 공연 이런 거 말고 다른 분들이 관심을 덜 가지시는 공연도 한번씩 가끔 찾아가봐주시고 그러면 많은 음악가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이런 유망한 많은 젊은 음악가들, 사실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리고 이런 게 콩쿠르를 통해서 이름을 알리게 되는데 손열음 씨 본인도 사실은 과거에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리지 않았습니까?

콩쿠르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하는 것 같은데요. 또 이런 제도에는 명암도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보시는지요.

[손열음]
맞는 말씀인 것 같고. 서양음악은 본산지가 유럽이다 보니까 또 미국 시장은 크고 그러다 보니까 그쪽에서는 콩쿠르는 굳이 거치지 않아도 유망주들이 소개될 수 있는 무대도 많고 기반이 잘 조성돼 있는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 친구들은 사실 콩쿠르가 아니면 서양 무대에 소개되는 기회가 굉장히 드문 것 같아요.

그렇다 보니까 콩쿠르에 나갈 수밖에 없고 그렇다 보니까 사실 음악은 경쟁하는 것에는 조금 성격이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콩쿠르를 억지로 해야 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힐 수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러기보다는 정말 자기 자신한테 솔직하고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끝까지 하는 그런 예술가들이 많이 나오려면 콩쿠르보다 정말 여러 가지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손열음 씨 하면 공연이나 앨범뿐 아니라 예술감독도 맡으시고 굉장히 다양한 행보를 보여주셨잖아요. 그만큼 앞으로 나중에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주실까 기대가 되기도 하는데요. 앞으로 혹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손열음]
요즘에 드는 생각은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다른 건 다 안 하고 그냥 피아노만 치고 살고 싶다는 그런 생각을 가장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아무리 여러 가지를 해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게 그거인 것 같고 제가 했을 때 가장 기쁘고 그런 일이 저한테는 연주하는 일인 것 같아서 그런 삶을 언젠가 꿈꾸고 있습니다.

[앵커]
워낙 다재다능하시니까 연주도 하시고 음악축제 기획도 하시고 책도 내셨습니다마는 책을 읽어보니까 글 솜씨가 굉장히 좋으시더라고요.

음악가 중에 보면 직업으로 글을 쓰는 일을 병행하시는 분들도 많았던 것 같은데 슈만도 그랬다고 하고. 글쓰기도 병행하실 계획이신가요?

[손열음]
아니요. 글 쓰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고 정말 훌륭한 작가분들이 많기 때문에 제가 글을 썼던 이유는 단순히 제가 하는 음악은 추상적인 개념의 예술이다 보니까 좀 더 친절하게 설명해 드리고 싶은 그런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글을 썼었는데 앞으로도 그런 정도는 기회가 되면 쓰겠지만 저는 그래도 음악에 더 많이 노력을 기울이고 싶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손열음이라는 이름이 열매가 맺는다는 뜻이라고 들었습니다.

[손열음]
맞습니다.

[앵커]
앞으로도 본인의 꿈, 많은 성과와 열매를 맺으시고 새로운 것에 계속 도전하는 그런 음악가의 모습 기대해 보겠습니다.

[손열음]
감사합니다.

[앵커]
오늘 소중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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