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뉴스]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니얼굴'까지...발달장애인 화가 정은혜

[더뉴스]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니얼굴'까지...발달장애인 화가 정은혜

2022.06.22. 오후 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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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영수 앵커, 엄지민 앵커
■ 출연 : 정은혜 / '니얼굴' 캐리커처 작가’, 장차현실 / 화가·배우 정은혜 모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최근 종영한 인기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한지민 배우의 쌍둥이 언니로 출연, 열연한 인물입니다.

다운증후군을 가진 ‘영희’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는데요.

정은혜 씨가 다큐멘터리 영화 <니얼굴>의 주인공으로 돌아왔습니다.

지금 저희 옆에 나와 계십니다. 어서 오세요.

그리고 어머니이신 만화가 장차현실 씨도 나오셨습니다.

[앵커]
이제 유명인 되셨죠?

[정은혜]
네.

[앵커]
어떠세요? 좀 느껴지세요?

[정은혜]
네.

[앵커]
어떨 때 느껴지세요?

[정은혜]
사람들이 알아보고 또 선거할 때도 알아보시고 식당이나 스포츠관이나 많이 알아보죠.

[앵커]
알아보면 어때요? 불편하지는 않아요? 좋아요?

[정은혜]
좋아요. 사진도 찍는 사람도 있어요.

[앵커]
같이 사진 찍자고.

[정은혜]
사인도 해주실 거라고.

[앵커]
저희 끝나면 사인 좀 해 주세요. 사인 받고 싶습니다.

어머니시죠. 확실히 따님 정은혜 작가님이 유명세를 탔잖아요. 실감하십니까?

[장차현실]
다른 세상에 사는 기분이 들어요, 요즘에는.

은혜는 늘 좀 아웃사이더같이 주변에 있거나 아니면 잘 드러나지 않는 존재였는데 어딜 가나 주인공이 되고 그리고 우리가 불편하게 생각하던 얼굴, 표정, 말투 이런 것들이 다 너무 귀여워요, 이렇게 말씀해 주시고 하기 때문에 내가 이거 완전 다른 세상에 사는구나, 이런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앵커]
드라마 끝난 지가 얼마 안 됐는데 은혜 작가가 나온 영화가 내일 또 개봉하잖아요.

저희가 그 영화를 화면을 보려고 준비했거든요. 일단 보고 돌아오겠습니다.

다큐멘터리 니얼굴. 내일 개봉하는데요. 많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도 찾아가서 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그림을 그리시잖아요, 정은혜 작가님이. 저희 뒤에 배경화면도 정은혜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인데 그림을 너무 잘 그리세요.

언제부터 그림을 그리셨습니까?

[정은혜]
2016년.

[장차현실]
부터 본격적으로.

[앵커]
처음에 어떻게 그림을 그려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정은혜]
문호리에서 그리기 시작했고 8월쯤 시작했어요.

[앵커]
옆에서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보셨을 거 아니에요. 그런데 그림을 어디서 배운 것 같거든요.

배우지 않고 그냥 스스로 터득하신 거예요? 어떻게 그림을 저렇게 잘 그릴 수 있죠?

[장차현실]
뭔가 배워서 그린 그림은 아니고요. 2016년이면 은혜 씨가 나이가 20대 중반이었거든요.

그런데 그때 저도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고 저도 입시미술을 통해서 그림을 했던 사람인데.

[앵커]
어머니가 도와주셨나요?

[장차현실]
처음에는 다행이야, 내가 잘 도와줄 수 있는 걸 해서라는 생각을 했어요.

음악을 했으면 제가 도와줄 수 없었을 건데. 그래서 가르쳐주려고 했는데, 그게 소용이 없다는 걸 알게 됐어요.

어떤 차이냐 하면 저는 틀리지 않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이거든요.

안 틀리고 그릴 수 있는데 은혜 그림은 조목조목 들여다보면 다 틀린 그림이에요.

어느 것 하나 정확하게 그리지 않죠. 그런데 그게 완성이 됐을 때는 마침표가 찍어져요.

[앵커]
드라마에 나왔던 그 그림들이 다 직접 그린 거라면서요.

[장차현실]
네. 지금까지 얼마나 그리셨죠, 은혜 씨? 사람의 얼굴.

[정은혜]
4000명.

[앵커]
그러면 4000명을 만난 거네요?

[장차현실]
맞습니다. 그러니까 사진을 받아서 그리고 이런 게 아니라 4000명의 분들을 다 만나서 눈을 마주치고 인사를 하고 통성명을 하고.

그리고 손님들이 다 말씀하시죠. 은혜 씨, 저 예쁘게 그려주세요라고. 그러면 은혜 씨는 안 예쁜 캐리커처를 그려드립니다.

[앵커]
아니던데요. 예쁘게 그려주시던데요.

[앵커]
보면 다 얼굴이잖아요. 사람.

꽃도 있고 동물도 있고 풍경도 있는데 왜 사람을 그리기 시작한 건가요?

[정은혜]
사람 그리는 게 제일 편해서.

[앵커]
사람 그리는 게 제일 편하다는 게, 제일 쉽습니까 그리는 게?

[정은혜]
네.

[앵커]
강아지도 있고 고양이도 있고. 다 그려보셨을 거 아니에요.

그런데 그중에서 사람 얼굴이 가장 그리고 싶고 가장 그리기가 쉬웠고 좋았나요?

[정은혜]
쉬웠죠.

[앵커]
그림도 빨리 그리는 것 같던데 그림 저렇게 하나 그리는 데 몇 분 정도 걸려요?

[정은혜]
20분이나 아니면 40분?

[앵커]
1시간 내로 저렇게 빨리 캐리커처를 그리시는구나.

사람들이 그림을 받고 어떤 얘기할 때 기분이 제일 좋아요?

[정은혜]
제가 그린 거를 손님들이 좋아하세요.

[장차현실]
그런 표정을 볼 때. 기분이 좋아져?

[앵커]
지금 다큐멘터리 <니얼굴>의 주인공이시잖아요. 있는 그대로의 삶의 모습을 보여준 거죠?

[장차현실]
2016년에 은혜 씨가 그림을 처음 그리기 시작하면서 그러면서 점차 자기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모습, 그런 모습이 담겨져 있죠.

보통 발달장애인 하면 의존적인 삶을 살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이 영화 속에 들여다 보이는 은혜 씨는 아주 개성적이고 또 희로애락을 아주 당당하게 지켜나가며, 그렇게 사는 존재입니다.

[앵커]
정은혜 씨, <니얼굴> 영화 시사회 때 <니얼굴>에 나오는 주인공 정은혜 씨 모습을 보니까 어때요?

[정은혜]
밝은 아이였고 저는 그냥 그럭저럭.

[앵커]
재미있어요?

[정은혜]
네.

[앵커]
그런데 사실 영화감독이 아버지시라면서요.

[정은혜]
네, 서동일.

[앵커]
서동일 감독님. 아빠가 영화 찍자라고 했을 때 찍겠습니다 했습니까?

[정은혜]
저는 상관없어요. 아빠가 감독님이라서 카메라에 신경 쓰지 않아요.

[장차현실]
저희가 이 영화 이전에도 저희 남편이자 서동일 감독이 가족에 관련된 다큐를 이전에 만든 적이 있었고요.

저희 집은 늘 카메라가 여기저기 있어요.

[앵커]
어릴 때부터 익숙했군요?

[장차현실]
굉장히 익숙하고 또 은혜 씨랑 서동일 감독이 현장에서 보면 은혜 씨가 막 그림을 그리는데 서 감독이 점점 카메라가 이렇게 들어오는데 그걸 피해가면서 그려요.

그래서 두 사람이 뭐 하느냐 그러면 은혜는 은혜의 할 일을 하는 거고, 서동일 감독은 아빠의 할 일을 하는 거다라고 말을 하더라고요.

[앵커]
정은혜 씨, 영화에서 어떤 장면이 가장 좋았어요?

[정은혜]
카페에서.

[앵커]
어떤 장면이었죠?

[장차현실]
어디 카페?

[정은혜]
경기도 시내에서. 카페 일을 하고 있을 때 신이 있었고. 양희경 선생님이랑 같이 했었고.

[장차현실]
아니에요. 은혜 씨가 지금 혼돈했어요. 드라마 얘기하시네요.

은혜 씨, <니얼굴> 영화.

[앵커]
내일 개봉하는 <니얼굴>에서. 워낙 일상생활을 담아서. 그렇죠?

[장차현실]
<니얼굴> 영화에서는 어떤 장면이 가장 기억이 남아요?

[정은혜]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지나고 그림을 그동안 그렸던 이야기.

[앵커]
이제 드라마 얘기도 해볼게요.

드라마 끝나서 많이 아쉬울 것 같은데 어떠세요?

[정은혜]
끝나고 종영파티했어요.

선배님들 다 모여서 같이 식사도 먹고, 먹고 나서 드라마를 봤죠. 보고 헤어졌어요.

[앵커]
드라마 보고 많이 감동받고 우신 분들도 많은데 집에서 직접 봤더니 어땠어요?

[정은혜]
재미있어요.

[앵커]
저는 사실 은혜 배우 나오는 장면 보고 제 주변에도 많이 그랬고, 눈물이 나잖아요.

본인 연기한 거 보면서 감탄하고 눈물도 나고 그랬어요?

[정은혜]
드라마를 보면서 가족, 아픈 상처, 또 마음도 아프지만 그런 가족이 속상했어요.

[앵커]
그 아픈 상처, 가족 이야기,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거잖아요.

사실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기 때문에 그 가족으로서 참 많이 힘드셨을 것 같거든요.

이번 드라마 계기로 시선들이 많이 바뀌고 있는 걸 느끼시나요?

[장차현실]
굉장히 관심이 많아지신 것 같고요.

사실 장애인 당사자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그 사람을 둘러싼 가족의 이야기, 또 형제자매의 이야기. 이런 것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많아진 것 같고요. 한결 따뜻한 눈길이 느껴져요.

저희가 인터뷰나 이런 거 무수히 요즘 하고 있는데 기자분들과의 인터뷰나 이런 걸 할 때도 반가운 친구 만난 것 같은 느낌?

그리고 아주 가까운 분들. 가족들도 달라지는 게 느껴지고 그렇습니다.

[앵커]
드라마에서 대사가 굉장히 길었는데 너무 잘 소화하시더라고요.

연습을 많이 했나요?

[정은혜]
대본을 읽고 연습하고 외우고 했어요.

[앵커]
연기가 마음에 드셨습니까?

[정은혜]
네.

[앵커]
감독님이 연기 잘한다고 하던가요?

[정은혜]
글쎄...

[앵커]
연기 잘하시던데요.

[앵커]
그리고 내일은 영화가 개봉하고 또 8월에는 전시회도 하시더라고요. 어떤 전시회인가요?

[정은혜]
포옹전.

[앵커]
포옹하는 그림인가요, 그러면?

[정은혜]
많아요.

[앵커]
포옹하는 그림이 많습니까? 포옹하는 그림을 좋아하나 보죠?

[장차현실]
매해마다 개인전을 진행을 했었는데요.

그런데 올해 개인전을 하면서 뭔가 기획을 하는 단계에서 은혜 씨 사진을 이렇게 보니까 포옹하고 있는 사진이 엄청 많은 거예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자그마한 사람이라 누구랑 포옹을 하면 여기에 다 안겨요.

그래서 그 사진이 너무 좋은데, 엄청 많고. 그래서 저희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제일 할 수 없었던 몸짓이 포옹이었잖아요.

그래서 이번 전시가 우리의 그리운 몸짓. 팬데믹을 지나오면 우리가 그리워하는 우리의 몸짓을 은혜 씨의 작업을 통해서 보여드리고 현장에서는 오시는 분들 다 한 번씩 포옹하는 퍼포먼스도 할까 말까? 다 한 번씩 안아줄 거야, 오시는 분들?

[앵커]
그리고 배우도 하시고 그림도 그리시고 바쁘실 것 같은데 다음에 영화 찍는다면 로맨스 영화를 찍고 싶어 하신다고 들었는데 맞습니까?

[정은혜]
네.

[앵커]
어떤 영화의 주인공이 되고 싶은 거예요?

[정은혜]
글쎄, 그건 잘 몰라요.

[앵커]
평소에 로맨스 영화를 즐겨보시나요?

[정은혜]
글쎄.

[장차현실]
은혜 씨는 공포영화가 어울릴 것 같은데. 공포영화.

[앵커]
공포영화보다는 로맨스 영화 하고 싶다고 하시는 것 같은데요.

[장차현실]
부모 의견이야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앵커]
아버지 서동일 감독께서 한 인터뷰를 제가 잠깐 봤는데 정은혜 씨가 미술을 통해서 세상과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모습을 보면서 희망을 봤고 잘했다 싶었다라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 세상의 경계가 그동안은 많이 높았잖아요. 그 경계가 많이 낮춰지고 아예 없어지는 그러한 기대가 있으실 것 같거든요.

[장차현실]
저는 만화가니 만화를 그리고 남편은 영화를 만들고.

그런데 아마 지금 우리 앵커분이 말씀하신 경계의 부분 안에서 은혜 씨가 얼마나 어두운 삶을 살고 있는지를 바라봤던 사람이 저희 부모였던 것 같아요.

굉장히 참혹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20대 초반의 젊은이가 자신의 동굴에 갇혀 있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정말 어디에도 갈 데가 없고 누구를 만날 사람도 없고. 제가 가장 놀랐던 건 핸드폰에 전화 온 사람도, 전화 건 데도 없는 것을 봤을 때 굉장히 마음이 아팠어요.

그런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고 그림을 그리는 게 그림을 잘 그리게 되는 어떤 단련의 시간보다는 그림을 통해서 사람들과 만남을 가지고 관계를 만들어가고 그래서 점점 더 자기의 영역을 넓히고 그리고 그 영역 안에 자신을 초대해 주지 않았던 세상에 많은 사람들을 초대하는 이런 오늘에 이르렀던 것 같습니다.

마음이 찡하네요.

[앵커]
저희가 응원을 좀 해드리고 싶어서 사실은 모셨습니다.

응원을 하고 우리 사회의 가리워진 벽들을 같이 없애보자라는 취지에서 모셨는데 앞으로 더 유명해지셨으면 좋겠고요.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은혜 씨,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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