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100여 년만의 경사...의미는?

한국 영화 100여 년만의 경사...의미는?

2022.05.29. 오전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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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100여 년만의 경사...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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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안보라 앵커, 나경철 앵커
■ 출연 : 강유정 / 평론가·강남대 글로벌문화학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코로나 사태로 한국 영화계가 큰 타격을 입었는데, 이번에 경사가 났습니다.

[앵커]
칸 경쟁부문에 진출한 한국 영화 두 편이 나란히 수상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강유정 평론가와 함께 의미를 짚어봅니다. 어서 오세요.

[앵커]
전에 일부가 전해졌을 때 새벽 근무를 하고 있었는데 잠이 확 깨더라고요. 순차적으로 너무나 좋은 소식이 들려서 너무 감격스러웠습니다. 일단 경쟁 부문에 오른 한국영화 두 편이 나란히 칸에서 수상하는 건 우리 영화사에서는 처음인 거죠?

[강유정]
2004년에 홍상수 감독의 영화 그리고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두 편 모두 경쟁 부문에 오른 이후에 6번 이렇게 경쟁 부문에 같이 오른 적이 있었지만 시상대에 두 분이 같이 나란히 올라가서 저렇게 트로피를 두 분이 다 들고 있는 사진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에 두 명이나, 그리고 두 부문이죠. 그리고 두 작품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그리고 다수의 작품이 수상할 거라고는 기대는 했지만 현실이 될 줄은 몰랐던 거죠.

[앵커]
정말 감격스럽고 자랑스러운 장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우선 송강호 씨 질문부터 드리자면 2007년에 밀양의 전도연 씨가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남우주연상으로는 이번이 처음이잖아요.

[강유정]
맞습니다. 2006년에 사실 송강호 배우가 7번이나 칸에 갔습니다. 2006년 괴물부터 시작해서 2007년 밀양, 그리고 그다음에 또 놈놈놈이라는 작품 그리고 박쥐. 2006~2008 나란히 갔었고요. 그리고 2019년 기생충, 그리고 작년에 비상선언. 아직 우리는 개봉을 안 했습니다마는 올해까지 7번을 갔는데 7번을 가고 나서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카데미에서도 배우상을 못 받았잖아요. 그래서 송강호 배우에게도 아쉬움이 있었지 않았을까 많은 한국의 팬들이 걱정을 했었는데 이번에 그런 걱정 날려버린 한국 최초의 칸 남우주연상 수상이 되겠습니다.

[앵커]
우리 영화계에는 사실 송강호 자체가 장르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우리 영화계를 넘어서 넘어서 전 세계에서 인정을 받은 것이다 이렇게 봐도 되는 거죠?

[강유정]
아무래도 배우의 연기에 있어서, 특히 남성 배우가 감정적으로 몰입을 많이 하는 밀양 같은 영화가 아닐 경우에는 조금 이해 되기가 어렵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물론 훌륭한 영화지만 블랙코미디다 보니까 연기의 뉘앙스가 잘 전달이 안 돼서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송강호 배우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 7번 진출했다는 게 뭐냐 하면 한국의 영화, 그리고 뉴웨이브 영화가 한국에 굉장히 화제가 되고 나서 한국영화가 세계 중심이 되고 나서는 송강호 배우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이번에 드디어 수상을 함으로써 최근 90년대 이후에 한국영화계에 있어서 송강호 배우가 어떤 역할인지, 그리고 송강호 배우가 출연한 영화만 따라가도 한국 영화는 이런 거다라고 알 수 있을 정도로 대표성을 인정받은 것이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지금 송강호 씨가 출연한 영화가 브로커입니다. 일본인 감독이죠.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을 한 건데 이 영화는 어떤 내용인 거죠?

[강유정]
베이비박스가 등장을 합니다. 그래서 거기에 미혼모가 아이를 두고 가는데 1차적으로 봐서는아이를 유괴한 범인들이죠. 그러나 그 사이에서 어떤 공감대가 형성이 되고 결국은 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유사 가족이라든가 현대에 있어서 가족이란 무엇인가 질문을 던졌는데 이번에 그 이야기를 한국에 와서 좀 더 확장을 했고 그 확장된 이야기 가운데 송강호 배우가 가장 중심된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감독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 얘기도 해보겠습니다. 오랜만에 영화 만들었다고 해서 참 반가웠는데 칸 경쟁 부문에 진출한 아가씨 이후에 6년 만에 건재를 과시했어요.

[강유정]
맞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만들 때하다 칸이 주목한다라는 겁니다. 박찬욱 감독 영화를 오랜만에 만들었다라고 생각을 해도 될 정도인데요. 벌써 네 번째 수상입니다. 만든 영화의 기록에서 잘 아시다시피 2004년에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도 받은 다음에에 또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았고요. 이번에도 수상 가능성이 매우 높았던 게 현지 반응이 매우 뜨거웠고 8분간의 기립박수 이후에도 이 영화에 대한 소문이 아주 무성했습니다. 그래서 뭔가 중요한 상을 받긴 받을 거다라고 했는데 이번에도 감독상이라는, 박찬욱 감독으로 칸 트로피가 벌써 3개나 되는 셈인데요. 정말 개인적으로도 영광이지만 역시 칸과 유럽의 영화들은 박찬욱 감독을 사랑한다는 게 입증된 사례이기도 합니다.

[앵커]
사실 트로피를 하나 받기도 굉장히 어려운 일이잖아요. 칸에서만 3개의 트로피라고 하니까 얼마나 칸이 사랑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저희가 앵커멘트로도 소개를 해드립니다마는 박찬욱 감독의 별명이 칸느박이잖아요. 어떤 매력이 칸을 사로잡는다고 보세요?

[강유정]
한국 영화에서 가장 전위적인 예술형태를 보여주는 감독이다라고 칸이 인정을 했고 주목을 하는 감독인 겁니다.
그러니까 박찬욱 감독이 영화를 만들 때마다 한국 영화는 지금 어디쯤 가 있나를 확인하기 위해서 오히려 박찬욱 감독 영화를 주목한다고 할 수 있을 텐데요.

아시다시피 올드보이 같은 경우는 단순히 칸에서만 사랑을 받은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소위 말하는 영화를 좋아하는 시네필들의 아주 필수적인, 봐야 되는 그런 영화 목록에 들어가는 그런 영화이기도 하고요. 굉장히 격정적이기도 하면서 예술적이고 한편으로 이것은 박찬욱 감독 영화다라고 딱 알아볼 수 있을 만큼 감독의 각인이 뚜렷한 작품인데 이 모든 것이 소위 말해서 이번에 박찬욱 감독이 수상 소감 어떻게 했냐 하면 영화의 건재함을 알리고 싶다고 말씀을 하셨어요.

바로 영화의 건재함이라는 부분에 영화관에서 보는 시네마라는 이 개념에 박찬욱 감독 영화가 여전히 부합하므로 한편으로 칸은 그런 것들에 대한 자부심이 크거든요. 영화는 영화관에서 보는 것이다. 바로 그 세계에 있어서 박찬욱 감독이 주는 상징성이 뚜렷하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코로나 때문에 사실 영화관에 가는 일이 많이 줄었는데 이 영화가 또 많은 사람들을 영화관에 불러오는 그런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2019년이었죠. 봉준호 감독이 한국영화 100면 만에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았잖아요. 그런데 올해는 경쟁 부문 진출 두 편 모두 주요상을 받았습니다. 이것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요?

[강유정]
사실 약간의 위기가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최근 3년간에 경쟁부문에 진출한 영화들이 한국 영화들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기생충의 수상이 한국 영화의 최고 정점을 찍고 이후에 미래가 흔들리는 것은 아니냐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오히려 코로나 이후에 오징어게임은 OTT이긴 합니다마는 한국의 서사가 갖고 있는 힘이라는 게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되었고요.

기생충이 아카데미라는 또 다른 영역에 가서도 황금종려상뿐만 아니라 주요 부문 4개 부문까지 수상을 하면서 한국영화의 저력을 아직도 볼 만하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을 때 주요 부문 2개 부문 수상이라는 건 명실상부하게 한국 영화는 세계 영화에 그냥 변두리, 혹은 약간의 새로움으로 주목하는 그런 일종의 액세사리 같은 것이 아니라 중심의 한국영화로서 주목해야만 우리가 미래를 점칠 수 있다라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요.

이번에 배우상 수상 또 매우 중요한 것은 아까 잠깐 말씀드렸지만 늘 여우주연상은 감독상이나 작품상에 못 줬을 때 다른 부문으로 주는 느낌이다라고 했는데 이번 두 부문은 말 그대로 한국영화에 대한 헌사, 다시 말해서 일종의 안배 차원이라든지 배려 차원이 아니라 감독상으로도 박찬욱 감독이 중요하고 그리고 배우로서도 매우 중요하다는 이 각각에 대한 인정이 매우 영화사적으로 우리가 다시 돌아봐야 될 지점이 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우리가 정말 문화강국으로 올라선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봐도 되는 것입니까?

[강유정]
이미 계기는 황금종려상 수상도 했고 아카데미도 받고 그리고 OTT라는 대중에 의해서 소위 말하는 1등도 받지 않았습니까? 이런 효과들이 앞으로 가장 뜨겁고 활동적이고 미래가 기대되는 경쟁적이면서도 새로운 것이 많이 나오는 시장, 새로운 걸 보려면 한국시장을 봐야 된다라는 것을 이번에 또 한 번 입증한 사례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너무나 명약관화여서 이견이 없을 것 같습니다. 앞서 영화의 영화관에서 보는 것이다라고 말씀을 해 주셨잖아요. 저도 오랜만에 극장 나들이를 해볼까라는 생각입니다.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한국 극장가가 너무 힘들었어서 이번이 좋은 계기가 될 것 같은데 최근에 제가 범죄도시2 흥행 소식을 정말 많이 들었거든요. 이번에 두 영화까지 같이 개봉이 된다면 정말 한국 영화계에 그동안 힘들었던 부분이 싹 잊혀질 수 있을 만큼 흥행 돌풍으로 이어질까요?

[강유정]
게다가 시장이 매우 건강한 겁니다. 왜냐하면 범죄도시2 같은 경우 잘 아시다시피 상당히 코믹한 대중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약간 예술성이라든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아쉽지만 아주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날리면서 재미있게 보는 영화라면 바로 2주 후에 개봉하게 되는 브로커라든가 헤어질 결심 같은 경우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한국 영화 예술성이라든가 사실주의의 가장 끝에 가 있으니까 마블리를 보면서 재밌게 보기도 하지만 탕웨이라든가 송강호 배우를 보면서 영화의 예술성까지 볼 수 있는. 시장이 매우 넓고 스펙트럼이 넓다라는 이야기니까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한국 영화의 건전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현상이기도 하고 이미 흥행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범죄도시2 같은 경우에는 이 흐름이 그대로 이어받아져서 한국 영화계가 언제 힘들었어라는 그런 순간적인 기억상실증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아주 극장가에 대한 기대감은 높고 이미 많은 분들이 극장에서 봐야겠다라고 마음 먹고 있습니다.

[앵커]
브로커가 지금 개봉 날짜를 보니까 6월 8일로 예정돼 있어서 사실상 다음 주면 저희가 만나볼 수 있는 것 같고 헤어질 결심도 이달 말쯤에 개봉을 하는 거죠?

[강유정]
네, 거의 칸과 함께 연동해서 개봉 일정을 잡아놓은 작품들이기 때문에 그대로 범죄도시2의 대중적인 열광이 이어지지 않을까 싶고요. 그런 점에서 역시 한국은 오징어게임으로 정신차릴 수 없을 정도로 굉장히 속도감을 따라가고 있었는데 그러더니 범죄도시2 같은 국내에서 굉장히 화제가 된 영화가 나오고 그다음에 또 바쁩니다, 관객들이. 화제가 된 세계적 작품까지 따라 보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도 대중 관객들의 성격이 상을 받고 어려운 영화라도 굉장히 주목해서 보고 그것이 무엇인지 이유를 찾아볼 만큼 준전문가적인 영화 관람 선택 폭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특히 미국 시장의 시민들 같은 경우에는 조금 보기 쉬운 영화들 위주로 몰리고 자막 영화라든가 어려운 영화들은 아주 소수만 보는데요. 한국 관객들은 또 그렇지 않다는 게 지금 한국영화가 이렇게 성장하게 된 큰 원동력이 되기도 한 부분이라서 저는 흥행에 대한 기대감도 굉장히 높습니다.

[앵커]
그동안 못 본 영화에 대한 보상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드는데요. 이 브로커 같은 경우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을 해서 사실 많은 분들이 이거 일본영화 아니냐 이런 생각을 가진 분들이 있으실 것 같은데 한국영화고요. 또 박찬욱 감독은 여주인공으로 탕웨이를 기용을 했잖아요. 그래서 국적의 경계가 많이 없어진 게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 이런 부분, 어떤 현상으로 봐야 될까요?

[강유정]
왜 우리가 어떤 영화감독이나 배우 등 소위 말해서 뜨고 인정을 받고 나면 어디로 갔습니까? 할리우드로 갔습니다. 모든 영화계 별과 인재들이 할리우드로 모여서 할리우드가 지금 세계 최고가 된 이유 중 하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났더니 세계 모든 인재들이 거기에 몰린 겁니다. 반대로 얘기해서 지금 한국에 수많은 영화적 인재가 몰리고 있다. 한마디로 영화계의 새로운 곳으로 한국이 주목받고 있는 겁니다. 지금 브로커 같은 경우도 영화의 제작과 배급을 모두 한국 CJ에서 하고 있고요.

그것은 뭐냐 하면 감독이 영화를 만들기에 가장 믿을 만한 감독과 투자사가 있는 곳. 그리고 거기에 더불어 배우들의 말 그대로 가장 높은 수준의 연기력까지 마련돼 있어서 이곳에서 영화를 찍으면 자국에서 찍는 것보다 훨씬 더 자유롭게, 그리고 한편으로는 더 퀄리티, 질이 보장되는 영화가 만들어진다라는 확증이 있는 것이고요.

탕웨이 배우 역시도 이번에 계속 인터뷰를 보면 박찬욱 감독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와 그리고 찍고 나서도 정말 이 감독은 최고의 감독이다라는 칭찬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는데 한마디로 감독의 예술성과 영화 제작의 시스템의 건강성이 있는 나라로 앞으로 더 주목하셔야 될 건 우리나라가 OTT부터 시작해서 모든 서사시장의 중심이 되고 있다는 게 확실하고 많은 영화인들이 몰려오게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감도 갖고 있습니다.

[앵커]
말씀 들어보니까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되는 상황인 것 같아요. 코로나 상황도 극복해야 되고 사실 신진 감독이라든지 배우를 발굴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고 우리 영화가 더 승승장구하기 위해서 주어진 과제는 어떤 거라고 보십니까?

[강유정]
이번에 총 6개 분야가 칸에 갔습니다. 그런데 지금 오늘 소개하지 않았으나 되게 중요한 영화들,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는 각질이라는 작품이라든가 또 다음 소희 같은 이런 작품들은 한국 영화의 미래를 주목할 수 있고요. 더 반가운 것 중의 하나는 또 여성 감독이라든가 여성 배우들에 대한 또 다른 주목들이 이어지고 있어서 이 흐름이 계속 이어진다면 지금은 박찬욱 감독 영화를 본다면 그리고 송강호 배우를 보지만 여전히 10년 후에도 한국 영화가 주목받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은 새로운 영화, 오늘 소개해드린 두 편의 수상작 외에 다른 새로 시선을 쏟게 된 영화들이 한국영화의 건강성을 보증해 주지 않을까라는 기대감도 갖습니다.

[앵커]
말씀 듣고 보니까 이제는 극장 갈 준비를 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오늘 하루종일 뉴스 장식할 쾌거, 영화 두 편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강유정 평론가였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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