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출연한 필리핀 배우 "한국에서 인종차별 당했다"

오징어 게임 출연한 필리핀 배우 "한국에서 인종차별 당했다"

2021.11.01. 오전 10:2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오징어 게임 출연한 필리핀 배우 "한국에서 인종차별 당했다"
크리스찬 라가힐
AD
오징어 게임에 출연했던 필리핀 배우 크리스찬 라가힐이 한국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라가힐은 지난 24일 '아시아 보스'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마을버스에 앉아 가던 중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자신을 노려봤다"면서 "몇 분 뒤 뭔가 내 얼굴에 날아와 깜짝 놀랐는데, 그 여성이 내 얼굴에 양배추를 던졌다"는 일화를 전했다.

그가 "왜 내 얼굴에 야채를 던지냐?"고 묻자 그 여성은 "한국인이 아니니 버스에서 내려라"라고 말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당시 라가힐은 안경을 쓰고 있었는데 양배추에 맞아 안경이 부러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건 당시 가장 힘들었던 건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은 것"이라며 "많은 승객이 있었는데 나를 도와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회고했다.

사건이 벌어진 후 어떻게 대처했느냐는 사회자의 말에 라가힐은 "그냥 울었다. 내려서 택시를 탈 수는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면서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무도 나를 돕지 않았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라가힐을 공격한 여성은 그가 버스에서 내릴 때도 "너희 외국인들 나쁜 사람이야"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그 말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자신의 친구들도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은 적 있다면서 "버스에서 자리에 앉으면 아무도 내 옆에 앉으려 하지 않는다.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라고 요구하는 여성도 있었다"고 대답했다.

크리스찬 라가힐은 '오징어 게임'에서 등 번호 276번으로 출연했다. 그는 극 중 파키스탄 노동자인 압둘 알리와 만나 이슬람식 인사를 하는 역할로 나와 자국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YTN 최가영 (weeping07@ytnplus.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