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지? 이 형형한 눈빛은?...초상으로 되살린 여성 독립투사들

누구지? 이 형형한 눈빛은?...초상으로 되살린 여성 독립투사들

2021.03.01. 오전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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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02년 전 오늘, 조국 독립을 부르짖는 현장에는 수많은 여성이 있었지만, 우리가 떠올리는 여성은 유관순 열사 정도뿐입니다.

독립운동 서훈자 만6천4백여 명 가운데서도 여성은 490여 명으로 3%에 불과합니다.

소외된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그림으로 되살아났습니다.

이승은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임시정부의 숨은 버팀목 정정화 선생, 중국 옷을 입은 채 기차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군자금 조달을 위해 국경을 넘나들고, 5천km가 넘는 임정 대장정에서는 이런 옷차림이어야 살아남았습니다.

영화 '암살'의 모델 남자현 선생입니다.

국제연맹조사단에 조선은 독립을 원한다는 혈서와 함께 자른 손가락을 보냈습니다.

김원봉의 아내로 더 널리 알려진 박차정 선생.

남편을 따라서가 아니라 학생 때부터 독립운동에 투신했고, 직접 총을 들고 싸웠습니다.

봉건적 남녀 차별이 존재한 일제 강점기.

독립군 남편이 병들어 숨지자 남편 죽인 아내라는 누명을 쓰고 체포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형형한 눈빛에 큰 손을 지닌 주인공들, 한국 여성주의 미술의 대가 윤석남 화백의 작품입니다.

[윤석남 / 화가(82세) : 이것을 회복한 사람들은 누굴까, 여성의 자존심. 그러다 보니까 여성 독립운동가, 그런데 없는 거예요. (제가 아는 사람이) 유관순 한 명 밖에….]

김이경 작가와 함께 여성 독립운동가 20여 명을 탐구하고, 1차로 글과 그림으로 조명했습니다.

[윤석남 / 화가 (82세) : 나라를 찾는 것이 자존심을 살리는 거고 여성의 자존심을 살리는 건데, 거기에 남성, 여성을 따질 필요가 뭐가 있겠어요. 기회만 되면 목숨을 바쳐서라도 이 나라를 독립을 시키겠다는 의식이 딱 들어가 있는 게 놀라운 거죠.]

마흔에 그림을 시작해 일흔에 한국화를 배우고, 팔순 넘어 시작한 여성 독립운동가 초상화, 백 명을 그리는 게 목표입니다.

[윤석남 / 화가 (82세) : 나 열심히 하지 않으면 이분들한테 나는 안 돼요. 인간으로 태어났으면 존재감을 느끼고 죽어야 하지 않겠어요?]

YTN 이승은[se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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