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도 위작 파문도 뛰어넘은 이우환, 이유는?

불황도 위작 파문도 뛰어넘은 이우환, 이유는?

2020.07.11. 오후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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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가 강타한 국내 미술 시장에서 요즘 김환기 화백을 제치고 독주하고 있는 작가가 있습니다.

이우환 화백입니다.

4~5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위작 파문에도 이우환의 작품은 더욱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이유가 뭘까요?

이승은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이우환의 작품은 꾸준히 경매 시장에 나오고 있습니다.

경기 불황에 이어 코로나 사태까지, 지난해보다 40%나 줄어든 국내 경매 시장에서 이우환은 낙찰 총액 1위 작가로 올라섰습니다.

지난해에 비해 총액도 늘었습니다.

김환기의 대작이 경매에 안 나온 이유도 있지만, 그 때문만은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해외의 높은 평가가 국내로 이어진 대표적 생존 작가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현재 미국에서 대규모 개인전이 열리고 있고 세계적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김영석 /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이사장 : 작품 형태가 선, 점, 바람, 조응 등으로 다양한 작품이 있습니다. 최근에 선호도가 높은 컬러 '조응' 시리즈는 국내 판매가 아닌 외국에서 작품이 유입되기 때문에 작품 수가 적어 가격이 높아지는 상황입니다.]

그의 그림은 부유층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한 미술 아카데미가 개설한 미술 명상 공간입니다.

빗줄기 같기도 하고, 폭포 같기도 한 이우환의 그림 앞에서 사람들은 생각의 길을 찾아갑니다.

붓을 내리긋는 순간을 떠올리면 집중이 되고, 여백을 통해서는 상상의 세계로 빠질 수 있습니다.

서예와 철학에 매진했다는 점, 작품에 예술가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이른바 '물파'를 일본에서 이끌었다는 것 외에 개별 작품에 대한 그의 구체적인 언급이나 일화는 별로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덕분에 관객은 선입견 없는 눈으로 다양하게 작품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화백이 기본적인 조형 요소인 점, 선, 면으로 절제와 균형의 완성체를 이뤘다고 평가합니다.

[김윤섭 / 아이프 미술경영연구소 CEO·평론가 : 그런 욕심을 가둬두고 절제하고 생략함으로써 오히려 더 큰 반향을 일으키는 동양의 여백의 미를 조형적으로 보여주는 거죠. 못 그린 것이 아니라 안 그린 거죠.]

지난해 방탄소년단 RM이 부산시립미술관 이우환 공간을 다녀간 것을 계기로 아미들의 발걸음이 잇따르는 등 그의 인기는 세대를 넘고 있습니다.

YTN 이승은[se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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