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미남석불 쌍둥이, 머리 떨어져 나간 이유는?

청와대 미남석불 쌍둥이, 머리 떨어져 나간 이유는?

2020.06.07. 오전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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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물로 지정된 청와대 미남석불과 똑 닮은 불상이 경주 남산 약수곡에 있습니다.

머리 부분이 없어 보기 안쓰러웠던 약수곡 석불이 제 머리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왜 머리가 떨어져 나간 걸까요?

이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주 남산 꼭대기 근처, 약수곡 절터에서 석불 머리가 발견됐습니다.

몸통만 남아있던 9세기 통일신라 시대 석불의 머리입니다.

코끝이나 귀가 깨진 곳 없이 온전합니다.

노란 부분은 금물을 입힌 흔적입니다.

[박방용 / 신라문화유산연구원장 : 오른쪽 뺨부터 시작에서 귀 언저리에는 금칠을 해서 나타내었습니다만 석불에 금칠을 한 예는 처음입니다.]

미간 사이 백호를 장식한 수정도 발견됐습니다.

1,100년 전 석불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추정할 수 있는 귀한 사례입니다.

[임영애 / 동국대 미술사학과 교수 : 약수곡이라고 하는 정확한 장소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일단 출토지, 완전함 이 두 가지 점으로만 봐도 보물의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석불은 왜 머리를 잃었을까요?

인위적 훼손보다는 지진이 원인일 가능성이 큽니다.

귀한 수정이 남아 있는 데다 거의 완벽한 모습인 것으로 봐서 만든 지 얼마 안 돼 땅에 묻힌 것으로 보입니다.

[임영애 / 동국대 미술사학과 교수 : 석고를 떠서 맞춰 보았을 때 어디 하나 흠 없이 딱 맞는 것을 보면 (목이) 똑 부러진 것이거든요.]

약수곡 석불은 보물인 청와대 석불과 쌍둥이처럼 닮아 같은 조각가가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미남석불로 불린 청와대 석불은 일제가 1910년대 함부로 데라우치 총독관저로 옮기는 바람에 상경하게 됐습니다.

청와대 석불은 대좌 맨 밑 하대를 잃어버렸지만, 약수곡 석불은 대좌 모든 부분이 남아있습니다.

때문에 청와대 석불 하대 복원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YTN 이승은[se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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