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년 전 신라 장군이 탄 전투마의 모습은?

1,600년 전 신라 장군이 탄 전투마의 모습은?

2020.04.12. 오전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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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천6백 년 전 신라 무사의 말 갑옷이 11년 노력 끝에 복원됐습니다.

삼국시대, 중무장한 채 말을 타고 전투를 벌인 이른바 중장기병의 말 갑옷이 원형 그대로 복원된 것은 처음인데요,

어떤 모습일까요?

이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고구려 고분에 그려진 중장기병의 모습입니다.

장수는 물론 말도 갑옷을 입고 전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벽화에서 보던 삼국시대 말 갑옷이 처음 원형 그대로 복원됐습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2009년 경주 쪽샘지구에서 발견한 5세기 신라 장수의 말 갑옷을 재현해낸 겁니다.

740개 철제 비늘로 이뤄진 갑옷은 길이 290㎝, 너비 90㎝ 정도입니다.

신라와 가야의 말 갑옷은 20여 개 고분에서 발견됐지만, 머리에서부터 엉덩이에 이르기까지 완전하게, 나아가 발걸이 등 말 갖춤까지 온전하게 나온 건 유일합니다.

연구소는 제대로 유물을 수습하기 위해 주변 흙과 돌까지 무려 28톤의 흙덩어리를 통째로 퍼 올려 연구해왔습니다.

[정대홍 / 문화재청 경주국립문화재연구소 연구사 :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만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던 중장기병에 대해서 저희가 실제로 확인할 수 있었고 나아가 신라 기마문화 연구의 중요한 자료를 획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갑옷을 착용한 말은 제주 조랑말과 비슷하거나 조금 컸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연구소는 당시에는 이런 말이 우량한 품종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소는 11년에 걸친 연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펴낸 데 이어 말 갑옷과 재현품을 오는 6월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전시할 계획입니다.

[이종훈 / 문화재청 경주국립문화재연구소장 : 마갑편들을 어떻게 엮어서 말에 어떻게 착장했을 것인가에 대한 연구까지도 수록함으로써 기존의 마갑 연구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그런 결과를 도출했습니다.]

고대 국가에서 중장기병은 강한 군사력과 경제력의 상징이었습니다.

신라가 고대국가로 성장하던 시기에 만들어진 이 말 갑옷은 앞선 우리 문명의 실체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단서를 주고 있습니다.

YTN 이승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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