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불안감, 손글씨로 이겨내요

코로나 불안감, 손글씨로 이겨내요

2020.04.05. 오전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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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요즘 손글씨를 쓰는 분들이 많습니다.

빠른 것, 첨단의 것이 유행인 요즘, 아날로그 세상의 손글씨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이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봄꽃이 피어날수록 더 우울한 요즘.

최정문 작가는 자신보다 더 힘든 사람들을 생각하며 손글씨를 씁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선물을 받은 지인들의 반응에 자신도 힘을 얻습니다.

[최정문 / 손글씨 작가 : 사람마다 각기 다른 상황이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 맞춰서 글씨를 써주면 본인한테 굉장히 맞는 문구잖아요? 그럴 때 감동스러워하고 좋아하시고 그럴 때 저도 같이 기뻐하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요 서점의 취미 분야 베스트셀러 목록에는 손글씨 책이 자리 잡았습니다.

비싼 도구가 없이도 쉽게 배울 수 있다는 점과 함께 불안감을 달래주는 따듯함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유현덕 / 한국캘리그라피협회장 : (디지털 세상에는) 사람의 정,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자기의 정체성, 이걸 확인할 길이 없다는 겁니다. 나 자신을 표현하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 그것 중에서 가장 좋은 방법이 우리가 직접 글씨를 써서 표현하는 방법이었던 겁니다.]

때마침 한국 손글씨의 정수를 소개하는 대형 전시회도 집에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이래 최초의 서예 단독 기획전입니다.

30년 전 탄생한 소정 황창배의 작품은 시와 손글씨와 그림, 즉 시서화 일체의 전통이 현대적일 수 있음을 말해줍니다.

58세 절정의 시기에 오른손이 마비된 검여 유희강, 불굴의 정신으로 쓴 왼손 글씨를 보면 글씨가 곧 그 사람이라는 말이 실감이 납니다.

[배원정 /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 서(書)가 예(藝)라는 것에 대한 확인입니다. 그래서 중국에서 서를 서법이라고 하고 일본에서 서가 인격수양의 한 방편으로써 서도라고 한다면 우리 한국은 그 어느 곳보다도 서가 예술이 되는 그런 특장을 가졌다는 것을 이번 전시를 통해서 확인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모든 것이 흔들리는 현실 속에서 마음을 담는 손글씨가 정체성을 확인하고 위안을 주는 존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YTN 이승은[se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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