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대출까지 드라이브 스루? 집콕할 땐 역시 독서!

책 대출까지 드라이브 스루? 집콕할 땐 역시 독서!

2020.03.16. 오후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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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대출까지 드라이브 스루? 집콕할 땐 역시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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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대담 : 남영준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

[영준책방] 책 대출까지 드라이브 스루? 집콕할 땐 역시 독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내게 떡볶이를 사주다니. 발그레한 양념이 잘 배어 반지르르 윤이 나는 이 맛깔스런 음식을 함께 먹자고 하다니. 게다가 어묵도 찢어주고 하나 남은 떡도 양보해주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100퍼센트다. 다음에 만났을 때 고백 받으면 뭐라고 대답하지?

◇ 조현지] 매주 월요일에만 문을 여는, <영준책방> 오늘은 서귤의 에세이, <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 중에서 소제목, ‘떡볶이를 사주다니’를 읽어드렸습니다. <영준 책방>의 일대일 책 처방인데요, 어떤 사연일까, 궁금해지죠? 지금부터 자세한 이야기 나눠볼게요. 영준책방의 책 주치의,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남영준 교수님! 오늘도 오셨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남영준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이하 남영준)] 안녕하셨어요.

◇ 조현지] 교수님, 일주일 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 남영준] 그래도 지구는 누가 지켜야 하니까 마스크 쓰고 정해진 일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정해진 일 끝나자마자 바로 방콕으로 있었지요.

◇ 조현지] 요즘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독서를 하게 됐다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오늘도 <영준책방>이 해주는 책처방을 기다리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매주 영준책방에서는, 여러분들의 사연에, 맞춤 책처방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어떤 사연이든 좋습니다. #0945, 단문 50원, 장문 100원의 유료문자로 보내주셔도 좋고요! 모바일어플 앱, 유튜브 보이는 라디오 채팅창으로 남겨주시면, 잘 갈무리 해뒀다가 다음 시간에 맞춤 책처방 해드리겠습니다.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생활 중 하나가, 외식보다는 집밥을 더 선호하게 됐다는 걸 텐데요. 영준책방, 오늘의 주인공은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시네요. 사연 읽어드릴게요.

[6279] 코로나19 때문에 우리 가족 모두 외식을 안 하고 삼시 세끼 집에서 해결합니다. 그렇다 보니 어떤 걸 만들어 먹어야 할지 고민하는 게 일이 돼버렸어요. 환절기라서 그런지 다들 입맛도 없어 하던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제 고민을 해결해주세요~

◆ 남영준] 이번 사연은 보통 어려운 책처방 주문이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평소 음식을 만들어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완전 아마추어가 따라 할 수 있는 책을 한번 골라보자 그리고 이왕이면 내가 먹고 싶은 것을 골라보자. 이 두 가지 관점으로 애청자께서 요구하신 책을 골라보았습니다. 바로 <백종원이 추천하는 집밥 메뉴 55>입니다. 세 권짜리 시리즈인데요, 시리즈물로서 시리즈가 다 좋은 요리책이지만 그 가운데 이 책이 저에게 가장 맞는 것 같아서 골랐습니다.

◇ 조현지] 어떤 부분 때문에 잘 맞는 것 같다고 느끼셨어요?

◆ 남영준] 초보자를 격려한 이 문구 때문입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만능양념과 레시피는 모두 간을 강하게 잡은 편입니다. 간이 강해야 요리가 더 맛있게 느껴져서 요리에 자신감이 붙고 재미를 맛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요리에 부담감과 거리감을 느끼는 요리 초보자들을 위한 배려입니다.”

◇ 조현지] 백종원 대표의 레시피는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어서, 인기가 많죠. 저도 백종원 대표의 레시피를 보고 요리할 때가 종종 있는데요, 책에는 어떤 메뉴들이 소개됐나요?

◆ 남영준] 이 책을 선정한 또 다른 이유는 제가 좋아하는 메뉴가 많아서입니다. 소고기 뭇국이나 냉이된장국도 그렇지만 특히 평소 많이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 도전 욕구를 일으킨 요리가 있는데요, 바로 짜장면입니다. 조 아나운서가 읽어주시겠어요?

◇ 조현지] “맛있는 짜장면의 핵심은 춘장에 기름을 많이 붓고 튀기듯 오래 볶는 것이다. 그러니 식용유를 팬에 두르고 춘장을 10~15분 동안 튀기듯 볶으면 된다.“

◆ 남영준] 어떠세요? 엄청 쉽지요? 다들 백종원 레시피가 엄청 단순하고 쉬워서 너무 좋았다고 주장하는 이유를 이 책을 보면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막상 해보면 엄청 어렵겠지만요. 그리고 이 책을 읽어보기까지 상황을 조금 설명하겠습니다. 일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제가 책을 추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 책을 다 읽어 봅니다. 그래서 책을 구매하러 서점에 가기는 조금 꺼려지고, 인터넷으로 주문하려니까 방송원고 쓰기 전까지 책이 도착할까 걱정이어서 우리 대학교 도서관을 뒤졌습니다. 그런데 깜짝 놀랐습니다. 생각보다 요리책이 서가 코너를 하나 가득 채우고 있더라고요. 조금 엉뚱한 질문이지만 조현지 아나운서는 대학도서관에 요리책이 많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 조현지] 자취하는 대학생들이 많아서일까요?

◆ 남영준] 대학생들이 자취하면서 요리할 때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책의 내용을 보니까 건강 관련 요리 다이어트 책이 엄청 많더라고요. 비건들이 좋아하는 채식 관련 책부터 블랙푸드, 황제 다이어트 등 별스러운 책이 엄청 많았습니다. 건강한 음식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책 구입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일로 사람들이 자기가 관심 있는 것만 보인다는 것을 한 번 더 깨달았습니다. 지난번에도 부자 되는 책들이, 대학도서관에 그렇게 많은지 알게 됐거든요. 애청자분들 덕분입니다.

◇ 조현지] <영준책방> 이 시간이, 책 주치의이신 남영준 교수님과 청취자분들 모두 많은 것들을 알아가고 풍성해지는 시간인 거네요.

◆ 남영준] 그렇습니다. 이번에도 여러 책을 찾아봤는데요. 책 한 권 더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아직도 공공도서관이 휴관 중이어서 책을 빌리기가 어려우시니까 짧지만 온종일 마음에 따뜻하게 남을 책을 골랐습니다. 2003년에 출판된 김주영 작가의 <젖은 신발>입니다. 부제는 <너무 멀리 와서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그리운 날들에 대한 기록>. 소제목은 <누이>입니다. 지난 시간처럼 이번에도 조현지 아나운서와 제가 번갈아가면서 읽어드릴 텐데요. 조 아나운서께서 먼저 읽어주시겠습니다.

◇ 조현지] “누이는 어느 날 홀연히 단봇짐을 싸들고 집에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읍내로 나가서 서울로 떠나는 상행 열차에 몸을 실었으리라는 짐작은 뻔하지만, 부모들은 밥 죽이는 입 하나 덜었다는 생각으로 찾아보는 시늉만 하다가 흐지부지해버린다. 집을 떠난 지 꼬박 2년, 그제야 누이는 서울의 구로공단에서 전세 내준 울긋불긋한 버스를 타고 고향 땅으로 되돌아올 수 있었다. 2년 만에 만나는 동생을 얼싸안으며, 귀향하는 도중에 몇 번인가 속으로 다짐했던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고 하다가 오히려 눈물을 쏟아놓고 말았다.

◆ 남영준] “누이가 가져온 선물꾸러미를 풀어보던 어머니는 드디어 가슴이 미어져 어깨를 들먹인다. 천덕꾸러기 취급해서 단 한 번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 적이 없었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게 된다. 그리고 박정한 이웃과 남편의 핀잔에 대한 분풀이로, 혹은 어머니 자신의 삶에 대한 회한으로, 가장 하찮게 여겼던 누이의 뒤통수를 쥐어박고 가슴에 못이 박히는 매몰찬 말로 저주만을 퍼부었던 것도 생각난다.”

◇ 조현지] “딸자식이 보자기에 싸온 선물은 대부분이 어머니 당신에게 소용되는 물건들이었다. 그 춥고 암울했던 숱한 밤들을 뜬 눈으로 하얗게 새워가며 직공 생활로 얻은 쥐꼬리만한 박봉을 먹지 않고 저축해 어머니의 선물을 하나둘 사 모을 때까지 딸자식이 겪어온 고통과 질곡이 이제야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어머니도 서러워 그만 눈물이 앞을 가리고 만다.”

◆ 남영준] 1960년대 구로공단의 여공인 누이에 대한 소년 김주영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입니다. 큰딸도 아니고 막내도 아니어서 애물단지 취급받던 둘째 누이에 대한 미안함과 안타까움, 대견함 그럴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 한순간을 글로 포착한 책입니다. 그리고 이 책은 우리나라 1세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인 임인식 님의 미발표 흑백사진도 함께 수록하고 있습니다.

◇ 조현지] 이 책들은 모두, 도서관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서 대부분의 공공도서관이 휴관 중이죠. 그런데 홈페이지를 통해서 대출 신청하면 집으로 책을 보내주는 서비스를 하는 도서관들도 있더라고요?

◆ 남영준] 네, 그렇습니다. 일부 도서관에서는 '찾아가는 도서관-책드림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용자들이 각 도서관의 홈페이지를 통해 대출을 신청하면 이용자가 원하는 곳으로 책을 택배로 보내주는 서비스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차를 탄 상태에서 책을 빌려 가는 드라이브 스루 대출 서비스도 인천미추홀도서관을 비롯해 경남 등 일부 지역도서관에서 시행하고 있습니다.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전날 신청을 하고 다음 날 받아 가는 방식입니다. 지자체별로 조금씩 다르니까, 여러분들이 사시는 곳에서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지를 확인하시고 이용하시면 청취자 여러분의 답답함을 도서관이 조금이나마 해결해줄 것입니다.

◇ 조현지] 네, 도서관 사정에 따라서 서비스가 안 되는 곳도 있으니까, 코로나19가 종식되기 전까지는, 저희가 오늘처럼 책을 읽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남영준] 지난주 방송을 모니터링하면서 조현지 아나운서가 출산하고 복귀하면 본격적으로 읽어주는 오디오북을 만들어서 재능기부를 하자고 제안할까 아니면 더 나아가서 오디오북을 제작을 해서 팔아볼까라고 엉뚱한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런 생각이 난데없이 드는 것은 영준책방하면서 접한 이전에 투자 관련 책 때문입니다. 엉뚱한 소리는 이쯤에서 접어두고, 얼른 기분 좋을 책을 하나 더 소개하겠습니다. 오늘 영준책방 문을 열었던 책이기도 한, 서귤의 <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입니다.

◇ 조현지] 여기서 ‘어피치’는 모 SNS에서 제공되는 캐릭터죠? 왠지 이 책엔 재기발랄한 내용들이 담겼을 거 같아요.

◆ 남영준] 네, 기분 좋아질 만한 재미있는 부분을 제가 하나 골라왔는데요. 소제목은 ‘세계 7대 누구세요’입니다. 소제목을 왜 이렇게 지었는지 생각하면서 들어주세요. 1) 자소서 속의 나 2) 1100여 번의 시도 끝에 살아남은 단 한 장의 셀카 3) 여권 사진 4) 불참한 동창회에서 얘기되는 나의 근황 5) 엄마가 결혼업체에 넘겼다는 내 프로필 6) SNS 속 명랑한 자신 7) 하루 종일 사람들 사이에 섞여 누구의 지인, 친구, 딸로 웃고 떠들며 지내다가 무표정하게 나를 보고 있는 거울 속의 여자. 이 글을 들으면서 웃으면 어피치 세대이고요, 이게 뭐랴! 라고 시큰둥하시면 야후코리아세대 이십니다. 코로나 19로 답답한 요즘 시절에 깔깔은 아니더라도 킥킥거리며 공감하며 웃을 수 있는 책이라서 끝으로 소개했습니다.

◇ 조현지] ‘영준책방’ 오늘은 서귤의 에세이, ‘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 그리고 ‘백종원이 추천하는 집밥 메뉴 55’ 이렇게 두 권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남영준 교수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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