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의 행복" 써내려간 50년 추억, 독자들이 살려냈다

"평범한 일상의 행복" 써내려간 50년 추억, 독자들이 살려냈다

2020.03.14. 오전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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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범한 사람들의 행복'을 추구하며 창간한 월간지 샘터가 50주년을 맞았습니다.

시사잡지의 경우 더 오래된 것도 있지만 문화교양지로 창간 50주년은 처음인데요.

특히 지난 연말 폐간 직전까지 갔던 것을 독자들이 다시 살려낸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남다릅니다.

기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020년 4월호. 통권 602호.

1970년 4월 창간된 샘터가 50년을 채웠습니다.

만 50년이면 601호가 맞지만, 1980년 한 달에 두 번 발간된 적이 있어서 602호입니다.

50주년이 더 특별한 건 죽다 살았기 때문입니다.

한때 월 50만 부를 찍을 만큼 사랑받았지만, 스마트폰과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등장 등으로 설 자리는 좁아져만 갔습니다.

대학로 사옥까지 매각했지만 쌓여가는 적자는 메꾸기 어려웠고 결국 선택은 무기 휴간, 사실상 폐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독자들이 나섰습니다.

폐간 소식이 알려지자, 이를 만류하는 편지와 함께 정기구독자도 수천 명이 늘었고,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기부도 이어졌습니다.

특히 돌아가신 어머니가 아낀 잡지였다며 어머니의 유산 수억 원을 내놓겠다고 약속한 독자도 있습니다.

[김성구 / 샘터 발행인 : 저희는 그것을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기적을 만들어 주신 독자분들께 정말 감사함과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 같은 걸 느끼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담배 한 갑보다 싸게 판다는 원칙을 50년 동안 지켜온 잡지.

그저 잡지 하나가 독자들과 나눈 행복의 기억이 마른 샘터에 다시 샘물이 흐르게 하는 또 다른 행복을 만들어 냈습니다.

[김성구/ 샘터 발행인 : 지금까지 50년 동안 샘터가 해온 일이 바로 그것이거든요. 행복이 멀리 있지 않고 우리 곁에 있는 것이고, 일상의 행복이 얼마나 귀중한지를 우리 스스로뿐만 아니라, 함께 느끼자..]

코로나로 사회 모든 분야가 얼어붙어 평범한 일상이 절실한 요즘, 50년을 써 내려온 작은 행복의 가치가 더 크게 다가옵니다.

YTN 기정훈[prod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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