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생충 아카데미상에 불편한 심기..."이게 뭐냐"

트럼프, 기생충 아카데미상에 불편한 심기..."이게 뭐냐"

2020.02.21. 오후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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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기생충 아카데미상에 불편한 심기..."이게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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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생충의 아카데미 최고작품상 수상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 콜로라도에서 열린 대선 유세에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을 언급하며 외국 영화가 최고 작품상을 받은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런데,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이 얼마나 별로였는가? 그리고 최고작품상이 한국 영화다. 도대체 이게 뭐냐? 우리는 이미 한국과 무역과 관련한 여러 문제가 많은데 최고의 영화 상까지 줬다. 이게 좋은 거냐?"고 말했다.

기생충은 최고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비영어권 영화가 최고작품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는 이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1940년 상을 받은 80년 전 영화, 그런 거 없을까. 선셋대로 같은 위대한 영화가 많다"라며 기생충 수상을 조롱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최고 외국 작품상만 받았어야 한다"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우조연상을 받은 브래드 피트도 언급했다. 그는 "브래드 피트도 상을 받았던데 나는 절대 팬이 아니다. 그는 일어나서 잘난 체하는 말들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냥 아는 척하는 사람"이라고 조롱했다.

브래드 피트는 당시 시상식에서 "여기 무대 위에서 (수상소감을 말하는데) 45초가 주어진다고 한다"며 "이 45초는 미 상원이 존 볼턴에게 줬던 시간보다 45초가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 심판 때 공화당이 볼턴 전 국가안보 보좌관의 증언을 무산시킨 상황을 비판한 것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 차남인 에릭 트럼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브래드 피트를 비꼬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트럼프의 기생충 수상 비난 발언을 본 기생충의 미국 배급사 네온 측은 "그럴만하다. 그는 읽을 수 없기 때문"이라며 외국 영화에 대한 포용력을 보여주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했다.

트럼프는 과거에도 아카데미 시상식을 종종 비판해왔다. 그는 2017년 '문라이트' 대신 '라라랜드'가 실수로 최고 작품상으로 호명됐을 때도 "그들이 정치적인 일에 너무 집중해서 그랬다"며 문화계 인사들의 정치 성향을 염두에 둔 발언을 하기도 했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nt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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