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영상] 봉준호 "기생충, 현실 기반한 영화라 폭발력 가졌을 것"

[현장영상] 봉준호 "기생충, 현실 기반한 영화라 폭발력 가졌을 것"

2020.02.19. 오후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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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을 달성한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배우·제작진들이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오스카상 수상의 생생한 뒷얘기를 전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자회견장으로 가보겠습니다.

[봉준호 / '기생충' 감독]
그래서 그렇게 해서 마지막에 결국 그것이 아카데미 오스카로서 피날레를 장식하게 되는 것이니까 오랜 전통을 가진 과정이었다는 생각이 들고. 그 과정에 함께 하셨는데 어떠셨는지.

[송강호 / 배우]
감독님께서 좋은 말씀 다 잘해 주셨고. 저는 미국에 처음 갈 때 어떻게 보면 처음 경험하는 과정이고 이러다 보니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갔다고 해도 무방한데.

6개월 동안 최고의 예술가들과 호흡하고 늘 보면서 얘기 나누고 또 작품도 보고 이 과정을 밟다 보니까 미국에서도 제가 이런 소감을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참 내가 아니라 그분들, 그러니까 타인들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점점 알아가는 과정이었지 않나. 그래서 상을 받기 위해서 이 과정을 밟는다기보다는 우리 작품을 통해서 그분들과 세계 영화인들과 어떻게 호흡하고 어떤 공통점에 대한 소통과 공감을 할 수 있나.

이런 생각들도 많이 가지고 참 많은 걸 느끼고 배웠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6개월이 지난 이 시점에서는 참 제 자신이 작아지는 그런 느낌.

그만큼 위대한 예술가들을 통해서 많은 걸 느꼈던 그런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로컬 얘기 물어보셨는데 제가 처음 캠페인 하는 와중에 무슨 도발식이나 하겠어요.

그냥 그때 질문 내용이 영화제 성격에 관한 얘기 나오다가 칸, 베니스, 베를린은 국제인터네셔널영화제고 아카데미는 아무래도 미국 중심 아니겠느냐.

그런 걸 비교하다가 그냥 쓱 나온 단어일 뿐인데 그게 어떤 미국 젊은 분들이 그걸 트위터에 많이 올렸나 봐요. 그래서 그게 어떻게 보면. 제가 그런 전략을 갖고 얘기한 그런 건 전혀 아니고. 대화 와중에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었고요.

또 처음에 하셨던 질문, 빈부격차를 다룬 이런 것들이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 왜 이번에 폭발력이. 괴물 때는 괴물이 한강변을 뛰어다녔고 설국열차는 미래 기차가 나오는 둘 다 SF적 요소들이 많은데 이번 영화는 사실 그런 게 없잖아요.

되게 우리 동시대의 얘기고 우리 이웃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이야기들을 한국의 뛰어난 앙상블의 배우들이 그걸 되게 실감나게 표현한.

어떻게 보면 우리 현실에 기반하고 있는 톤의 영화이기 때문에 그것이 더 폭발력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닐까라고 스스로 짐작만 해 봤습니다.

[사회자]
그러면 앞으로 작업하시는 두 편의 작품에도 투영이 될까요?

[봉준호 / '기생충' 감독]
지금 준비하고 있는 두 편의 작품이 몇 년 전부터 준비하던 거예요. 그래서 기생충이 어떤 반응을 얻고 어떤 결과가 있고 이런 거와 사실 관련이 없고요.

그냥 평소 하던 대로 계속 준비하던 것이다 보니까 사실 이 기생충이라는 영화도 저나 여기 배우분들이나 제작사분들이나 다 평소 우리 해 왔던 대로 그냥 평상심을 유지하면서 찍은 영화인데 오늘날 이런 예기치 결과가 온 것이라서 뭔가를 어떤 목표를 정하고 이런 영화를 찍은 게 아니거든요.

평소대로 우리 그냥 완성도 있는 영화를 정성스레 만들어보자는 것으로 했었을 뿐이었고. 그 기조가 계속 유지가 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특별한 점은 없습니다.

접근방식이 다르다거나. 이전부터 준비해 왔던 두 개의 프로젝트를 계속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회자]
수상소감도 엄청난 화제가 됐습니다, 감독님. 알고 계십니까? 패러디도 많이 됐고요.

[봉준호 / '기생충' 감독]
유세윤 씨 참 천재적인 것 같아요. 존경합니다. 그리고 문세윤 씨도.

[사회자]
엄청나죠.

[봉준호 / '기생충' 감독]
최고의 엔터테이너이신 것 같고. 오늘 아침에 마틴 스콜세지 감독님이 편지를 보내오셨어요.
몇 시간 전에 편지를 읽었는데 되게 저로서는 영광이었고.

저한테 개인적으로 보내신 편지니까 그 내용을 말씀드리는 건 실례인 것 같기는 하지만 어쨌든 마지막 문장에 그동안 수고했고 좀 쉬라고. 대신 조금만 쉬어라.

나도 그렇고 다들 차기작을 기다리니까 조금만 쉬고 빨리 일하라고 그렇게 편지를 보내주셨어요. 그래서 되게 감사하고 기뻤습니다.

[사회자]
최고의 응원을 받으셨네요. 또 질문이 있으신 기자님 손을 들어주시면. 지금 많이 들어주셨는데 마이크가 오른쪽으로 가 있습니다.

기자님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안녕하세요. 마이크 받으셨나요?

[기자]
아시아경제신문이고요. 감독님하고 배우분들하고 질문 드릴게요. 봉준호 감독님께서는 이번 수상으로 번아웃증후군이나 적지 않은 부담에 직면하실 것 같은데요.

이를 어떻게 극복하실지 여쭤보고 싶고요. 함께 자리하신 배우분들께서는 이미 복수 배우분들께서 해외에서 화보촬영 외에도 작품 러브콜을 받으신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혹시 할리우드 진출을 계획하시거나 염두에 두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사회자]
먼저 감독님.

[봉준호 / '기생충' 감독]
2017년 옥자 끝났을 때 이미 번아웃 판정을 받았었습니다. 그러나 그냥 기생충이 너무 찍고 싶어서 없는 기세를 그냥 영혼까지 긁어모아서 작품 찍었고 촬영기간보다 더 긴 오스카 캠페인도 다 소화를 했고요.

오늘 이렇게 여러분들과 이야기하고 있으니까 이제 마침내 좀 마음도 편안해지면서 끝이 나는구나. 옆에 곽 대표님과 기생충 처음 이야기했던 게 2015년 초에.

거슬러올라가자면 참 긴 세월인데. 행복한 마무리가 되는 것 같아서 기쁘고 제가 노동을 정말 많이 하는 사람인 건 사실입니다. 일을 많이 했습니다. 조금 쉬어볼까 생각도 있는데. 스콜세지 감독님이 쉬지 말라고 하셔서.

[사회자]
조금만 쉬라고 하셔서. 그래도 감독님 건강이 최고입니다. 건강 잘 챙기셔야 되고요. 우리 배우분들 해외에서 화보촬영 및 지금 반가운 소식들이 하나씩 들리고 있는데요.

혹시 계획에 대해서. 이정은 씨, 마이크를 잡아주시겠어요?

[이정은 / 배우]
저는 해외에. 사실 기생충이 끝날 무렵에 제가 기생충 초반에는 감독님께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제가 인터뷰 할 때마다 배우가 돼서 할리우드에는 한 번 가봐야 되지 않느냐 이랬는데.

영화를 찍고 세계에서 각광을 받다 보니까 굳이 할리우드를 안 가도 영화를 잘 찍으면 이렇게 세계가 알아주는데 마음을 먹었는데 글쎄요, 그런 기회가 온다면.

그런데 저는 화보는 안 찍었고요. 그런 기회가 온다면 생각해 보겠습니다.

[사회자]
영어 인터뷰를 훌륭히 소화해내는 모습을 많이 봤거든요.

[이정은 / 배우]
그거 외우느라고 너무 힘들었어요. 사실은 감독님 작가조합상을 받을 때 남아 있는 배우가 일정상 저밖에 없었는데 그때 보통 외국에서는 감독님을 우리 디렉터 스컷처럼 소개를 해 드려야 돼요.

제가 갈등을 했죠. 영어를 잘 못하는데 어떻게 할까. 그런데 밤새워서 대사 외우듯이 연습하니까 괜찮더라고요.

[사회자]
앞으로도 기대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정은 / 배우]
감독님, 괜찮으셨죠?

[봉준호 / '기생충' 감독]
멋졌어요.

[사회자]
또 어떤 분께서 말씀해 주시겠어요? 박소담 씨?

[박소담 / 배우]
저도 마침 또 특송이라는 작품이 촬영 마무리되고 시간이 잘 맞아도 저도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었고 또 마침 너무나 좋은 연락들을 주셔서 너무나 재미있게 또 색다른 화보들을 찍고 왔던 것 같고요.

기생충이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또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시는 것 같아서 정말 기회가 된다면 아직 살아갈 날들이 많기 때문에 언젠가 한 번 꼭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은 있습니다.

[사회자]
송강호 씨 어떻습니까? 지금 할리우드에서 러브콜이 많을 것 같은데요.

[송강호/ 배우]
저는 할리우드가 아니라 국내에서라도 지금 일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지금 마지막 촬영이 작년 1월 말이었어요. 지금 13개월째 아무런 일이 지금. 할리우드가 아니라...

[사회자]
전화번호를 바꾸셨나요?

[송강호 / 배우]
그래서 저는 국내에서라도.

[사회자]
일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송강호 / 배우]
그렇습니다.

[사회자]
송강호 충격고백. 일하고 싶어요. 좋습니다. 그러면 박사장님과 연교 씨도 얘기를 들어볼까요?

[이선균 / 배우]
저도 특별히 큰 계획을 갖고 사는 사람이 아니어서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사는 편이어서 그런 계획은 없고요. 이번에 느낀 건 매년 연초마다 생각이 드는 거지만 영어공부를 좀 해야겠다는 동기부여를 받고 왔고요. 만약에 주어지는 기회가 있으면 많은 분들이 도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자]
조여정 씨.

[조여정 / 배우]
저는 아직 한국말로 하는 연기도 어려워서. 글쎄요, 할리우드 진출은 고민을 많이 해 봐야 될 것 같고요. 지금 저도 한국에서 일단 좋은 작품을 더 다양하게 많이 하는 게 바람이 더 큰 것 같아요.

[사회자]
앞으로 또 보여주실 모습이 많습니다. 그리고 말 나온 김에 장혜진 씨와 박명훈 씨도 최근 드라마, 지난주까지 오누이로 멋진 연기를 펼치셨는데 계획을 말씀해 주시죠.

[장혜진]
저는 한국에서도 화보를 찍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일단 한국 화보부터 먼저 찍고 싶고요. 외국에서 만약에 제의가 온다면 오브 콜스, 와이 낫. 아임 레디!

이렇게 이야기해 주고 싶고. 처음에는 정은 언니랑 얘기할 때 언니가 할리우드 이야기하실 때 나는 한국에서라도 자리를 잡아야지 했는데 이번에 많은 것들을 보고 나서 할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어요.

막상 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이 좀 들기는 해서 이제 영어공부를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사회자]
우리 이선균 씨와 함께 영어공부 파이팅입니다.

[장혜진 / 배우]
오브 콜스, 와이 낫!

[사회자]
그것만 외우신 것 같은데요. 우리 박명훈 씨.

[박명훈 / 배우]
저도 이번에 가서 영어의 중요성을 굉장히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잘 알아듣고 모하고 얘기도 못해서. 저는 화보나 이런 여러 가지들은 조용히 모르게 숨어서 진행하고 있었고요.

별로 모르실 거예요. 그래서 항상 늘 조용히 움직이고 있고요. 할리우드도 한번 조용히 추진을 한번 해 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사회자]
박명훈 씨 영화 속에서도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계시더니 모든 일에 다 계획이 있으셨군요. 좋습니다.

[박명훈 / 배우]
그냥 아무도 모르게 슥슥 움직이다가 살짝살짝 나타나니까 기대해 주십시오.

[사회자]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또 질문 있으신 기자님 손을 들어주시면. 중앙 쪽으로 이번에는 가도록 하겠습니다. 기자님 잠시만요.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저 방송국 MBN 기자입니다. 감독님께 질문이 있는데요. 일단 흑백판이 다음 주 정도에 개봉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어떤 의도로 하신 건지 언론에서도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어떤 의도인지 궁금하고요. 또 관객분들은 어떤 걸 유의해서 봐주셨으면 좋겠다 하는 거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고 또 오스카 수상 이후에 꿈 같은 시간 지나고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셨는데 그때 생각 정리 많이 하셨을 텐데 어떤 생각 좀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마지막으로 박명훈 배우님은 캐릭터 때문에 국내에서 개봉했을 때도 홍보활동도 못하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아카데미에는 가셨는데 반응이 어땠는지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사회자]
박명훈 씨부터.

[박명훈 / 배우]
아카데미 갔을 때 반응은 아무도 못 알아봤습니다. 제가 모습이 심하게 변해 있었기 때문에 보고서도 여기 스태프 중 한 명이구나 하고 아무도 저를 몰라봤고요.

그래서 영화처럼 살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회자]
이렇게 웃픈 얘기를 해맑게 해 주셨어요. 감사합니다. 감독님 흑백판 얘기해 주시죠.

[봉준호 / '기생충' 감독]
제가 마더 때도 흑백 버전을 한 번 만든 적이 있어요. 그러니까 다른 어떤 거창한 의도라기보다는 고전영화나 옛 클래식 영화들에 대한 동경, 소위 말하는 로망이 있어서 또 세상 모든 영화가 흑백이던 시절도 한때 있었잖아요.

그래서 내가 만약에 지금 1930년대를 살고 있고 이 영화를 흑백으로 찍었다면 어떤 느낌일까 항상 그런 영화적인 호기심들이 있죠. 그리고 저뿐만 아니라 영화팬들, 영화 마니아분들이라면 그런 관심이 다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마더 때도 한 번 그런 작업을 했었고 이번에도 홍경표 감독님과 응원을 해서 흑백버전을 만들었고 저도 그걸 한 두 번 봤습니다.

또 로테르담영화제에서 상영을 했었고요. 되게 묘합니다. 사실 똑같은 영화예요. 그 컬러가 사라진 것 외에는 똑같은데 이런 저런 다른 느낌들이 있고요.

보시는 분마다 느낌이 다 다를 수 있는데 뭐라고 미리 선입견을 가지게끔 제가 말씀을 드리거나 강요하고 싶지는 않지만 로테르담에서 어떤 관객분이 흑백으로 보니까 더 화면에서 냄새가 나는 것 같다.

무슨 소리지? 저도 약간 궁금했었는데 그 의미를 또 생각해 보기도 했었고 또 마더 때도 그랬지만 배우분들, 여기에 계시지만. 배우분들의 미세한 표정연기 또 섬세한 연기의 디테일이나 뉘앙스들이 훨씬 더 많이 느낄 수 있어요.

그러니까 알록달록한 컬러들이 사라지니까 배우들의 눈빛과 표정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외에도 여러 가지 느낌이 있지만 제가 미리 그 느낌을 나열하는 것보다는 보시면서 한번 느껴보시면 재미있는 체험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사회자]
꿈 같은 시간을 뒤로 하고 생각 정리에 대해서 질문이 나왔죠.

[봉준호 / '기생충' 감독]
돌아오는 그 비행기에서 육체적, 정신적, 체력적으로 완전히 방전이 돼서 간신히 기내식을 먹은 후 10시간 동안 계속 잤습니다.

착륙을 알리는 기내방송에 일어나서 눈을 뜨고 뭔가 좀 생각을 정리하면서 뭔가 시적인 문구도 한번 남겨보고 이래야 되는데 그럴 여력이 전혀 없었습니다.

[사회자]
아직 정리가 안 되신 걸로 정리를 해 볼까요. 감사합니다, 감독님. 또 질문 있으신 기자님. 잠시만요. 지금 우리 스태프께서 왼쪽으로 이번에는 가 계시네요. 마이크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스포츠동아 이예리 기자라고 합니다. 저는 한진원 작가와 이정은 배우께 각각 한 가지씩 여쭤보고 싶습니다.

한진원 작가님은 사실 기생충이 작품상을 받은 것만큼이나 각본상의 의미가 상당하다고 평가가 되는데요.

기생충이 이렇게 세계적으로 관심을 갖고 또 크게 반응을 얻는 이유가 극본을 쓰신 입장에서 어떻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하고요. 또 어떤 부분에서 영감을 얻으시면서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쓰셨는지 궁금합니다.

또 이정은 배우께는 사실 송강호 배우께서는 여러 차례 말씀을 하셨지만 오스카캠페인의 배우로서는 또 두 번째로 긴 기간 함께 하셨는데 그 과정을 함께하시면서 배우 입장에서 보시기에 할리우드나 아니면 세계적인 관객들이 봉준호 감독에게 열광하는 이유 그리고 이 작품에 크게 반응하는 이유를 어떻게 체감하셨는지 부탁드립니다.

[사회자]
한진원 작가님, 마이크를 잡아주시겠어요.

[한진원 / '기생충' 작가]
네.

[사회자]
세계적으로 이렇게 열광하는 이유, 반응이 있는 이유 뭘까요?

[한진원 / '기생충' 작가]
너도 그 질문을 참 많이 받았어요. LA 일정 때부터 많이 받았는데. 매번 답을 저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 답을 알면 좋겠는데.

일단 제 생각에는 보시면 아시겠지만 우리 영화에는 아주 잔혹한 악당, 선과 악의 그런 이분법적인 대립으로 흘러가지 않고 10명 캐릭터들을 보면 각자만의 드라마가 있고 각자만의 욕망에 따라서 살아가는 각자만의 이유가 있거든요. 그래서 모두에게 연민을 가질 수 있다는 점. 그런 부분이 플롯, 이야기를 따라갈 때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즐거움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고.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자료조사하면서 만나게 된 여러 분들. 어떻게 보면 저는 서민가정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기우의 환경에 가깝게 살았거든요. 그래서 박 사장의 집은 저한테 되게 판타지였어요. 판타지였는데 그런 부분들을 채워줄 수 있었던. 그래서 되게 중요했습니다. 그런 취재원들과의 취재가 중요했고 그리고 그런 것들을 감독님께 보고드리고 나누고 하면서 디테일을 좇아나가는 그런 작업들. 그런 것을 통해서 이런 동의를 얻을 수 있었지 않았나, 즐거움을 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마는 글쎄요, 어쨌든 정리는 잘 되지 않네요.

[사회자]
아닙니다. 잘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정은 씨, 진짜 요즘 세계적으로 봉하이브. 봉 감독님한테 많은 분들이 열광하고 있습니다. 가까이서 보시니까 어떠신가요?

[이정은 / 배우]
저는 사실 여기 있을 때는 잘 모르고 사실은 아카데미 캠페인이라는 것에 어떻게든 좋은 작품이라고 늘 생각해 왔고 그게 너무 배우로서 굉장히 큰 기쁨이고 그래서 제가 일조할 수 있는 것들을 충분히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되게 단순한 마음으로 갔는데. 놀란 건 두 분의 인기가 너무 높으셔가지고 사실 열심히 쫓아다니면서 입을 헤 벌리고 늘 쫓아다녔는데. 저는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실은 우리 배우들도 생각을 했겠지만 칸에 영화들이 여러 편이 나왔을 때 사실은 약간 과거에 대한 회상이라든가 내지는 어떤 현 시대를 짚는 영화들이 제 생각에는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미국이나 내지는 유럽이나 지금 사실은 경제적인 문제도 여러 가지를 젊은 친구들이 실업이라든가 겪고 있고 어떤 동시대적인 문제를 굉장히 재미있게 그렇지만 심도 있게 표현한 작품으로 사람들이 그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될지 모를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선과 악이 없는데 누군가는 누구한테 가해자가 되고 누군가한테는 피해를 입히고 이러한 관계들이 우리들의 인간 군상과 너무 흡사하기 때문에 그 점에 늘 놀라고 예상할 수 없는 스토리에. 그리고 또 감독님이 더 인기가 있는 건 사실은 어떻게 보면 아카데미 캠페인이 되게 컴피티션이 많은 많은 경쟁적인 구도 같아 보이지만 그분들이 사실 8월부터 계속 캠페인을 하면서 동지적인 모습을 많이 보이셨는데 거기에서 항상 유머를 잃지 않으셨던 것들이 소감에서도 늘 묻어나기 때문에 인기가 있으셨던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사회자]
감사합니다. 또 질문 있으신 기자님들 손을 들어주시면. 저희 스태프께서 왼쪽 뒤쪽으로 가계시네요.

[기자]
안녕하세요. 브릿지경제입니다. 영화 잘 봤고요. 이선균 배우가 하셨던 말씀처럼 작품성만큼은 정말 선을 넘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영화기자가 된 이후로 아카데미를 열혈시청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그때 모두 다 무대에 오르셨는데요. 수상소감은 다른 분이 하셨고. 그때의 그 전율을 배우분들 입을 통해서 듣고 싶고요.
그다음에 곽 대표님, 트로피가 4개인데요. 이 4개를 누구한테 다 나눠줄 것인지 아니면 혼자 사무실에 갖고 계실 건지 아니면 감독님의 말씀처럼 톱으로 자를 것인지. 그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사회자]
감사합니다. 곽신애 대표님께 먼저 여쭤볼까요.

[곽신애 / 바른손 E&A 대표]
4개 부문 수상을 했고요. 노미네이트가 2명이 있는 상이 있어서 총 6개의 트로피를 저희가 받았습니다. 그런데 트로피들마다 영화제에서 정해 놓은 그러니까 수상자가 있고 트로피에 그 이름이 쓰여있어요. 그래서 이름이 쓰여있는 사람들이 자기 것을 챙겨가는 그게 가장 합당하다고 생각하고요. 물론 어떤 기회나 좋은 취지의 상황이 있을 때 그것을 어디에서 보여드린다거나 전시한다거나 이런 건 고민을 할 수 있겠지만 일단 주인들이 가져갔고요.
그래서 한진원 작가가 하나를 가지고 있고 그리고 봉 감독님이 노미네이션이 네 부분이 돼서 4개의 상을 다 받으셨는데 굉장히 무거워요. 그래서 하나를 저한테 주시면서 이건 사무실에서 보관해 달라고 하셔가지고 그거 하나랑 그다음에 제 이름이 적혀 있는 거 하나는 저희 사무실에서 보관하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감독님이 갖고 계시고. 국제장편영화상과 그다음에 작품상 중에 제 이름이 앞에 적혀 있는 그 두 개를 저희 사무실에서 갖고 있고요. 나머지는 감독님이 갖고 계십니다.

[사회자]
감사합니다. 이선균 씨, 시상식 직후에 인터뷰에서 우리가 선을 넘은 줄 알았는데 오스카가 선을 넘은 것 같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어요. 무대에서는 말씀 못하셨지만 그때의 소감 좀 말씀해 주시죠.

[이선균 / 배우]
일단 너무 벅참을 느꼈어요. 살면서 이런 벅참을 느껴본다는 게 너무 좋았고요. 이렇게 벅찰 때 눈물이 날 수 있구나도 느껴봤고. 그때도 이야기했지만 저희가 어느 도전, 어느 선을 넘는거라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4개 부문 상을 받고 보니까 정말 아카데미가 어떤 큰 선을 넘은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편견 없이 저희 영화 응원해 주시고 좋아해 주신 아카데미 회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회자]
조여정 씨도 하실 말씀 있으시면 한말씀. 그때의 그 벅찬 마음.

[조여정 / 배우]
저도 무대에 서 있을 때는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제 표정을 재미있게 만든 영상도 돌아다니는 것도 봤는데. 저희만 한국 사람이고 너무 타지에서 저희가 무대 전체에 올라가 있는 걸 보면서 영화의 힘은 대단하구나. 그리고 감독님 수상소감에서 말씀하셨듯이 이게 한 가지 언어구나, 영화라는. 그게 정말 체감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감독님이 영화를 만드신 게 언어나 이런 걸 다 떠나서 얼마나 인간적으로 잘 접근을 하셨으면 이게 다 통했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서 덕분에 굉장히 자랑스럽게 무대에 서있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회자]
송강호 씨, 패러사이트! 이렇게 딱 발표가 되는 순간 어떠셨나요?

[송강호 / 배우]
저는 사실 화면을 잘 보시면 바로 옆에 앉아있었기 때문에 계속 제 얼굴이 나오고 제 모습이 나오는데 잘 보시면 굉장히 자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사회자]
잘 봐야 되는 거죠.

[송강호 / 배우]
왜냐하면 칸영화제 때 제가 너무 과도하게 하는 바람에 감독님 갈비뼈에 실금이 갔다라는 얘기도 있고. 그래서 이번에는 얼굴 위주로. 그래서 어떨 때는 뺨을 때리기도 하고 어떤 상은 뒷목을 잡기도 하고 별의별 갈비뼈만 피해가는. 그래서 굉장히 자제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너무나 놀라운 경험이었는데 아무튼 잘 보시면 정말 자제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사회자]
갈비뼈를 피해서 그 주위로 옮겨가는 그 디테일을 꼭 다시 한 번 봐주시기 바랍니다. 그러고 보니까 이하준 미술감독님과 양진모 편집감독님은 노미네이션이 되셨잖아요. 그래서 혹시라도 수상소감을 준비하셨었나요? 두 분 실례가 안 된다면.

[이하준 / '기생충' 미술감독]
수상소감을 준비했었고요.

[사회자]
그랬을 것 같아서.

[이하준 / '기생충' 미술감독]
ADG 때도 말을 가서 너무 떨어서 말을 다 못하고 왔었어요. 그래서 그것을 잊어버리고 않으려고 수상소감을 정말 빼곡히 적어놨었는데...

[사회자]
짧게 한말씀만 할 수 있는 기회를 드려도 될까요, 여러분? 한말씀만.

[이하준 / '기생충' 미술감독]
우선 다른 거보다는 제가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님 언급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일 처음에 봉준호 감독님과 송강호 선배님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모든 배우들에게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제일 서두에 해 놨었고요. 제일 마지막에는 사랑하는 아내하고 사랑하는 아들에게 이 영광을 바치겠다고 그렇게 준비를 했었습니다.

[사회자]
박수가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양진모 편집감독님도 혹시 준비하셨나요?

[양진모 / '기생충' 편집감독]
저는 사실 이하준 미술감독님한테도 말씀을 드렸는데 소감을 준비하면 부정탈 것 같으니까 준비하지 말자. 그래서 저는 준비를 안 했고요.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받지 못하게 됐네요.

[사회자]
하실 말씀 없으십니까, 그러면?

[양진모/ '기생충' 편집감독]
그때도 준비를 안 해가지고 지금 딱히 생각이 나지는 않네요.

[사회자]
다음에는 혹시 모르니까 준비를 해 보시기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또 질문이 있으신. 지금 스태프께서 마이크가 중앙에 오른쪽으로 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한겨레신문입니다. 미국에서 기생충 드라마를 만드는 걸로 다들 보도가 됐는데요. 봉 감독님도 프로듀서로 참여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미국을 배경으로 미국 배우들과 만들면 또 다른 느낌이 날 것 같은데요. 어떤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라든지 또 미국에서 드라마를 만들더라도 기생충의 한국적인 요소라든지 이것만은 가져가고 싶다는 점이 있으면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봉준호 / '기생충' 감독]
제가 프로듀서로서 참여하는 거고요. 구체적으로 연출하실 감독님들은 이후에 차차 찾게 될 겁니다. 이제 아담 매케이라고 빅쇼트랑 바이스 하신 감독님 그분이 작가로서 같이 참여하시고요. 그분과 몇 차례 만나서 얘기도 나눴었죠. 기생충이 애초에 가지고 있는 주제의식, 우리 동시대의 빈부격차에 대한 얘기. 그걸 오리지널 영화와 마찬가지로 블랙코미디와 또는 범죄드라마의 형식적으로 더 깊게 파고들어가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이제 리미티드 시리즈라는 명칭을 쓰더라고요. 그러니까 이게 시즌 1, 2, 3, 4 이렇게 길게 가는 게 아니라 HBO의 체르노빌 같은 시리즈처럼 다섯 내지 여섯 에피소드의 완성도 높은 밀도의 TV시리즈로 만들려고 하고 있고요. 약간 너무 이른 기사로 틸다 스윈튼 님과 마크 러팔로 배우분들에 대한 언급이 나왔는데 그건 공식적인 사안은 전혀 아니고요. 지금 저랑 아담 매케이 작가 겸 감독분과 아주 초기에 얘기를 나누고 있는 그런 상황이에요. 이야기의 방향과 구조 같은 걸 논의하고 있는 시작단계라고 볼 수 있죠. 금년 5월에 설국열차 TV시리즈가 미국에서 방영되는데요. 그것도 2014, 15년경부터 준비했던 것인데 이제 한 5년여 만에 방송이 되는 걸 보면 기생충도 아마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 그만큼 차근차근 준비를 잘 해야 되니까요. 아담 매케이 감독님과 HBO 측과 순조롭게 첫발을 디디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사회자]
감사합니다. 또 질문 있으신 기자님. 외신기자분께서 계속 손을 들어주고 계시는데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지금 마이크가 어느 쪽에 있을까요.

[기자]
감사합니다. CNN입니다. 감독님 다 알아들으셨겠지만 그래도 간단하게 통역을 하면 일단 먼저 축하드립니다.
영화의 새 역사를 만드신 것에 축하드리고요. 기생충이 한국 사회 불균형에 대한 어떤 어두운 묘사를 하고 있는 영화라고 볼 수 있는데 한국관객들이 이 영화를 굉장히 열렬히 지지했잖아요.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봉준호 / '기생충' 감독]
지금 최성재 씨가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영어질문을 듣게 되니까 순간적으로 당황했는데 마침 옆에서 통역을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주 들었던 질문입니다, 사실 그 부분은. 영화가 가진, 제가 항상 무슨 도발적인 영화를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제가 만들려고 하는 스토리의 어떤 본질이랄까 그런 걸 외면하는 건 싫었거든요. 이 스토리가 가진 되게 우스꽝스럽고 코미디적인 면도 있지만 빈부격차의 현대사회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씁쓸하고 쓰라린 면도 있습니다. 그 부분을 단 1센티미터라고 피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어요. 이 영화 자체가 그런 영화다. 그래서 영화의 처음부터 엔딩에 이르기까지 그런 부분들을 정면돌파해야 되는. 또 그럴려고 만드는 영화라고 만들었고요. 어쩌면 그 부분을 관객들이 불편해하고 싫어하실 수도 있겠지만 그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영화를 무슨 당의정이라고 표현해야 될까요? 당의정을 입혀서 달콤한 장식을, 겉에 데코레이션을 하면서 그렇게 영화를 끌고 가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 대해서 솔직하게 그리려고 했던 게 비록 대중적인 측면에서 위험해 보일 수는 있어도 그게 이 영화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라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당연히 그렇게 했습니다. 촬영할 때부터 편집을 할 때도 영화를 마무리할 때도 그런 생각이었고. 그런데 다행히 또 한국에서도 천만 명 이상의 관객분들이 호응을 해 주셨고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프랑스나 베트남에서나 지금 일본, 영국에서나 오스카 후광과 상관없이 저희가 오스카 노미네이션 되기 전에 이미 북미에서도 2500만 불 이상 외국어영화로서 역대급 기록을 써나가고 있었고 그 전에도 여러 나라에서 이미 호응을 받고 있었던 상황이어서 그 부분이 되게 기뻤고. 이런저런 수상 여부를 떠나서 전 세계 동시대의 많은 관객들이 그렇게 호응을 해 줬다는 것. 그게 사실 저는 되짚어보면 가장 큰 의미고 기쁨이고 왜 그렇게들 호응을 여러 나라에서 다 관객들이 해 줬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시간적 거리를 두고 분석해 봐야 될 것 같은데. 그것이 저의 업무는 아닌 것 같아요. 저는 이미 다음 작품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또 뚜벅뚜벅 그 길을 걸어나가야 될 것 같고 지금 질문해 주신 기자분이나 또 많은 평론가분들이나 또는 관객 여러분들이 왜 그랬을까, 왜 세계적인 호응을 얻은 걸까 부분을 아마 평가해 주시고 자리매김을 해 주실 것 같아요. 저는 빨리 다음 작품을 열심히 한 줄, 한 줄 시나리오를 써나가는 게 늘 20년간 그래왔지만 그게 영화산업을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사회자]
감사합니다. 또 질문 있으신 기자님. 왼쪽 뒤쪽으로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이크 전달할게요.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입니다. 감독님께 두 가지 질문 드리겠는데요. 일단 이틀 전에 가칭 포스트봉준호법이라고 영화인들이 영화법을 제안했어요. 그래서 이런 산업 불균형 문제 등을 제안했는데. 아마 지금 감독님이 데뷔하려고 했으면 플란다스의 개는 나오지 못했을 거라는 말이 나오고요. 그래서 이런 것에 대한 감독님의 생각이 궁금하고 두 번째는 최근 몇몇 정치권에서는 봉준호 생가를 보존하자. 박물관을 만들자. 이런 말들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사회자]
감독님.

[봉준호 / '기생충' 감독]
저도 기사를 봤는데 동상이랑 생가... 그냥 그런 얘기는 제가 죽은 후에 해 주셨으면 좋겠고. 그냥 이 모든 것이 다 지나가리라 하는 마음으로 그런 기사들은 그냥 넘겼고요. 그걸 가지고 제가 어떤 뭐 딱히 할 말이... 그다음에 해외에서 그런 질문 많이 받습니다. 한국 영화산업의 특유의 활기, 많은 좋은 작품들이 나오는 이유가 뭐고 한국 영화산업의 여러 가지 활력과 장점, 반면에 또 우려되는 점은 무엇이냐 이런 질문 많이 받습니다. 그래서 질문하셨던 것에 대해서 플란다스의 개 때 얘기를 많이 합니다. 요즘 젊은 신인들이 플란다스의 개 시나리오를 가지고 왔을 때 또는 기생충과 글자 하나 다르지 않은 똑같은 시나리오를 들고 왔을 때 과연 투자를 받을 수 있고 영화가 촬영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냉정하게 해 봤을 때 한국 산업이 그동안 제가 1999년에 데뷔를 했는데 20여 년간 눈부신 발전이 있었고. 그렇지만 동시에 또 젊은 감독들이 뭔가 이상한 작품, 뭔가 좀 모험적인 시도를 하기에는 뭔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경향. 그래서 재능 있는 친구들이 산업으로 흡수되기보다는 그냥 독립영화를 만드는. 그래서 독립영화와 산업의 메인스트림이라고 칭해야 될까요.
이것이 평행선을 이루는 그런 부분이 안타깝다, 이런 얘기를 많이 했었습니다. 말씀하신 2000년대 초 플란다스의 개나 살인의 추억을 찍고 그랬던 당시에는 서로 간에 독립영화나 메인스트림 또는 이런 쪽의 어떤 상호 침투 내지는 좋은 의미에서의 다이내믹한 충돌 같은 것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의 활력을 되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고민이 되는 지점인데. 가까운 80, 90년대 제일 붐을 이루었던 홍콩영화가 인더스트리가 어떻게 쇠퇴해 갔는지에 대한 기억을 우리가 선명히 갖고 있습니다. 그런 길을 걷지 않으려면 한국의 많은 인더스트리가 모험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영화라는 것이 갖고 있는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되고 더 도전적인 영화들을 산업이 껴안아야 된다, 수용해야 된다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렇지만 최근에 나오는 여러 훌륭한 독립영화들을 하나하나 짚어보면 워낙 많은 재능들이 이곳저곳에서 꽃피우고 있기 때문에 결국은 산업과의 좋은 충돌이 일어날 것이다. 저는 그냥 그렇게 희망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회자]
봉준호 감독님께서 소견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시간관계상 마지막 질문을 받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다 질문을 못 받는 점 양해 말씀 부탁드리고요. 마지막 질문을 제가 선택하기가 너무 죄송스러운데. 그러면 마지막 질문은 아까부터 계속 손을 오래 들어주셨던 중앙으로 한번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이크를 좀 전달해 주시겠어요? 중앙에 지금 흰색 옷을 입으신 기자님께 마이크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마이크가 가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님, 마이크 받으셨나요?

[기자]
하프포스트코리아 김한강이라고 하고요. 여쭤보고 싶은 건 자막에 대해서인데 자막의 벽을 하나만 허물라고 말씀해 주셨었잖아요, 아카데미에서. 자막 작업을 어떤 식으로 진행했고 그리고 또 자막 중에서 영어자막으로 해석될 때 가장 인상깊었던 문장이라든지 단어가 있다면 너무 궁금하고요. 한 가지 더 여쭤보고 싶은 건 우리나라에서는 이정은 배우님이 많이 이슈가 됐던 편이었던 것 같고 미국에서는 조여정 배우님이 많이 이슈가 됐었던 것 같아요. 그거에 대해서 미국 관객과 한국 관객의 차이가 어떤 지점에서 그런 게 있었는지 송강호 배우님과 봉준호 감독님께 궁금합니다.

[사회자]
그걸 송강호 배우님이 말씀하시기가... 생각 좀 해 주시고요. 봉준호 감독님. 일단 자막에 대한 이야기를 부탁드릴게요.

[봉준호 / '기생충' 감독]
자막은 그냥 평소 하던 대로 그냥 열심히 했습니다. 달시 파켓님하고 이번에 처음 자막을 한 게 아니고요. 플란다스의 개 때부터 거의 모든 작품을 같이 감수했었고. 서로 일을 같이 해 왔던 그런 패턴이 있고요. 달시 파켓 본인께서 한국말을 되게 잘하시는 미국인. 또 그 부인 되시는 분은 영어를 되게 잘하는 한국인. 그 두 분의 상호작용이 아주 콤비네이션이 좋습니다. 거기에 저는 매장면과 대사들의 맥락을. 예를 들어 박서준 씨가 이 수석이 2층에도 있고 어디에됴있다, 은근히 그 말의 와중에 자기 집이 부자라는 것을 드러내고 있잖아요. 그런 맥락들이 그 단어가 어떤 것을 써야 된다, 그다음에 대만카스테라라고 하면 이건 순간적으로 맥락을 전달하기 힘들지만 그나마 가장 즉각적으로 사람들이 캐치할 수 있게 해 보자. 그때문에 짜파구리 번역 불가능하지만 뭔가 좀 만들어주세요. 이런 여러 가지 맥락과 드라마상 숨겨진 의미들, 그다음에 예를 들어 최우식 씨랑 박소담 씨가 남매인데도 집에 들어가서 마치 소개받은 한 다리 건너 아는 선후배인 척할 때 그런 말의 뉘앙스들이 영어로 어떻게 전달돼야 되는지. 그런 맥락들을 저는 최대한 세밀하게 짚어드리고 그것에 대한 최고의 답, 솔루션을 달시 파켓 부부가 찾아내고. 그런 식의 늘 해 왔던 작업인데 이미 달시 파켓님은 살인의 추억 때 밥을 먹고 다니냐라는 인류 최대의 난제를 이미 한 번 해결해 본 경험이 있는 분이기 때문에 되게 자신감을 갖고 작업에 임하십니다. 그리고 아까 이정은 배우님과 조여정 님에 대한 팩트를 말씀드리자면 이정은 배우 우리 언제였죠? 세그 입장할 때 시상식장 들어가는 과정이 되게 길고 복잡한데 거기서 톰 행크스 부부를 뵀었는데 톰 행크스 님이 강호 선배나 이선균 씨나, 특히 이정은 배우를 보고 아주 반가워하면서 영화에 대한 질문 많이 했었고. 제가 LA의 길을 가다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님 만났는데 마침 그저께 자기가 극장에서 기생충을 봤다고 하시며 20분 정도 막 얘기를 그 자리에서 하셨는데 그중에 10여 분 정도를 또 조여정 배우에 대해서 그 부잣집 아내 역할 캐릭터에 대해서 계속 하루 내내 그 생각을 했다. 그 연기와 캐릭터가 너무 인상적이어서. 그리고 사실 세그 어워드 앙상블에서 입증됐듯 우리 전체 배우들이 누구 하나 균형 빠지는 거 없이 미국 배우들의 되게 열렬한 지지가 있었고 또 아카데미 투표에 있어서도 배우 옆에 회원들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작품상을 받는 데 일등공신, 공헌을 해 준 게 우리 영화의 멋진 앙상블을 보여준 우리 배우들과 그것을 지지해 준 미국 배우협회 회원들이 아닌가 그런 분석을 했던 적도 있습니다.

[사회자]
감사합니다.

[송강호 / 배우]
이 뒷이야기를 제가 하려고.

[사회자]
좋습니다.

[송강호 /배우]
앞에 쭉 다 하시는 바람에. 저는 개인적으로 봉준호 감독께서 한 20년 됐죠. 20년 동안 그렇게 가장 기뻐하는 순간을 목도한 게 세그상을 배우들이 받았을 때의 모습이 아니었나. 그래서 그게 저는 신기했어요. 이 사람이 이렇게 기뻐하는 모습도 처음 보는구나. 그런 추억이 있네요.

[사회자]
그야말로 미국 배우조합상에서 앙상블상을 받았다는 건 우리 배우분들의 앙상블이 세계 최고였다는 증거겠죠. 다시 한 번 축하의 말씀드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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