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1인치 언어장벽 흔적 없이 사라질 것"

봉준호 감독 "1인치 언어장벽 흔적 없이 사라질 것"

2020.02.10. 오후 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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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카데미 4관왕 석권으로 한국 영화사와 92년 아카데미 역사를 다시 쓴 봉준호 감독은 "지금은 기쁨 자체만 생각하고 싶다"며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른바 '1인치 언어 장벽'은 뒤늦은 발언이었다며 이번 수상으로 인해 그 장벽은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홍상희 기자입니다.

[기자]
[봉준호 / 감독 : (외국어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게 최초라고 하죠? 왜 그랬을까요? 상을 받은 건 팩트니까 일단 그 기쁨 자체만을 생각하고 싶고요.]

아카데미 최고 권위인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휩쓴 봉준호 감독은 수상 사실이 실감나지 않는 듯 이렇게 말했습니다.

[봉준호 / 감독 : 왜 이런 사태가 일어났는가에 대해서는 좀 더 심층적인 다각도의 분석이 조만간 따라오지 않을까, 제가 여쭤보고 싶은 부분이에요.]

지난 5일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언급했던 이른바 '1인치의 자막 장벽'은 이미 허물어졌다고도 했습니다.

[봉준호 / 감독 : 오히려 제가 했던 그 발언들이 좀 뒤늦은 감이 있지 않았었나 라는 생각이 들고, 특히 오늘 이런 좋은 일이 있음으로 해서 더더욱 그런 장벽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시점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빨리 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미 감독상 시상식에서 밝혔든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게도 다시 경의와 존경을 전했습니다.

[봉준호 / 감독 :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다' 라는 그 말씀은 책이 있는데 제가 밑줄을 쳤던 문구였어요. 오늘 영광스런 장소에서 그 말씀을 드릴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동고동락 해온 배우들의 기쁨에 찬 소감도 이어졌습니다.

배우 이선균은 이번 수상이 한국영화의 시작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고,

[이선균 / 동익 역 : 우리가 선을 넘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해 보니까 오스카가 선을 넘은 것 같아요.]

살인의 추억부터 괴물, 설국열차, 그리고 기생충까지 17년간 함께 해온 '봉준호의 페르소나' 배우 송강호는 봉준호 리얼리즘이 완성됐다고 평했습니다.

[송강호 / 기택 역 : 이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20년 봉준호의 리얼리즘의 일종의 완성지점에 왔다고 감히 생각합니다. 다섯 번째 (출연은) 제가 확신을 못 하겠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봉준호 감독은 이와 함께 서울 도심에서 벌어지는 공포스런 사건과 2016년 런던에서 발생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 두 편을 차기작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새로운 귀환을 예고했습니다.

YTN 홍상희[sa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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