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호텔을 거닐고 '모던 걸'을 만나다

옛 호텔을 거닐고 '모던 걸'을 만나다

2020.01.12. 오전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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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사회에 레트로, 복고 열풍이 분 지 오래인데요, 좀 더 멀리 시간 여행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개화기부터 1970년대까지, 새로운 문물이 들어오면서 급변하던 시대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전시회 두 곳을 소개합니다.

김혜은 기자입니다.

[기자]
화려한 쇼가 열렸던 1960년대의 호텔.

쇼는 사라졌지만, 그 시절 공간이 고스란히 재현됐습니다.

붉은 카펫이 깔린 호텔 라운지와, 40년 전 처음 호텔에 등장한 실내 수영장.

세월을 그대로 담고 있는 듯하지만, 시간을 뛰어넘어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들입니다.

호텔 한 켠에 자리 잡은 이발소에서는 이발 체험도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문화가 쏟아지면서 급변하던 시대, 호텔은 문화예술이 모이고 퍼지던 중요한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전미연 / 문화역서울 284 팀장 : 호텔이라는 곳을 통해서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새로운 문화들이 도입되고 정착되고 확산하는 과정 안에서 우리에게 많은 문화를 경험하게 해줬고.]

전화교환원이나 매표소 직원, 개화기에 일을 했던 여성, '모던 걸'입니다.

'모던 걸'의 일상을 담은 공간이 현대적인 느낌으로 되살아났습니다.

작가 김우진과의 비극적인 사랑으로 유명한 성악가 윤심덕,

영화 '암살'에서 전지현이 연기했던 여성 독립운동가 남자현,

북으로 간 조선 최고의 무용수 최승희 등 역사적인 인물도 젊은 예술가들의 감수성으로 재해석됐습니다.

[이미연 / 모던걸 전시 총괄 : 한국 최초로 자기 주도적으로 인생을 산 여성들이거든요. 100년 전 여성들과 지금의 여성들이 과연 얼마만큼 달라졌을까.]

가장 앞서서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였던 사람도, 장소도 이제는 세월을 머금은 유물이 됐지만, 어쩐지 오늘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습니다.

YTN 김혜은[henis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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