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준책방] 유럽여행에 이 책은 필수!

[영준책방] 유럽여행에 이 책은 필수!

2019.10.07. 오후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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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준책방] 유럽여행에 이 책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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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출연 : 남영준 중앙대 교수

[영준책방] 유럽 여행에 이 책은 필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사람들은 상승한다. 하지만 신화에는 이 상승의 정점에서 갑자기 오만해지는 사람들도 등장한다. 깃털 날개 달았다고 하늘로 오르려다 떨어져 죽은 이카로스의 오만이 바로 이 오만이다. 날개 달린 말 페가수스를 탔다고 올림포스에 오르려고 했던 벨레로폰의 오만이 바로 이 오만이었다. ‘오만’은 신화시대 영웅들이 잘 걸리는 난치병이었다. 이 난치병 환자들은 ‘신들이 싫어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정점으로 날아오르게 한 바로 그 날개 때문에 추락한다.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 매주 월요일에 문을 여는, <영준책방>. 이윤기 작가의 ‘그리스 로마 신화' 일부분으로 시작을 해봤는데요. 오늘은 왜 이 글귀로 시작했을지 궁금하시죠? 자세한 내용은 잠시 후, 이분과 알아보겠습니다. 오늘도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남영준 교수와 함께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남영준 중앙대 교수 (이하 남영준) : 안녕하세요.

조현지 : 오늘도 남영준 교수님이, 일대일 맞춤 책 처방을 드릴 텐데요. 맞춤 책 처방 받기를 원하시는 분들은요, 문자로 말머리 ‘책 처방’ 달아서 사연 보내주세요. 교수님, 오늘은 특별히 두 분께 책 처방을 해주기로 하셨는데요, 제가 사연 읽어드릴게요.

[청취자 문자] 직장생활 10년 차, 40대 직장입니다. 이번에 장기근속 휴가를 받게 되었어요. 그래서 2주 뒤, 처음으로 유럽 여행을 가는데요. 비행시간만 10시간 가까이 되더라고요. 일단 여행책은 챙기긴 했는데요, 비행기 안에서, 그리고 호텔에서 짬짬이 읽을 만한 책, 처방 부탁드려요.

조현지 : 아, 정말 부러운 사연이네요.

남영준 : 첫 번째 청취자님이 어느 직장에 다니시는지 몰라도, 아주 좋은 직장인 것 같습니다. 그것도 계절 중 가장 아름답다는 가을에 보내주는 포상 여행이라니, 남의 일인데도 너무 좋습니다. 이런 좋은 여행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책을 말씀드려야 해서 다른 때보다 더 많은 책을 보았습니다. 청취자님이 호텔에서 짬짬이 읽을 수 있고, 비행기 내에서도 내내 읽기보다는, 주무시다가... 그리고, 영화 보다가 지루할 때 짬짬이 읽을 수 있는 책을 찾았습니다.

조현지 : 짬짬이 읽을 수 있는 책... 혹시 여행에 관련된 에세이일까요?

남영준 : 물론 에세이집도 좋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른 교양서적을 추천하려고 합니다. 청취자님은 생애 최초로 유럽 여행을 가시는 거잖아요? 그러니 유럽의 문화와 문명을 미리 알고 가시면 이번 유럽 여행은 훨씬 풍요로운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 영준책방은 이윤기 님의 ‘그리스 로마신화’를 추천합니다.

조현지 : 이윤기 작가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여러 권 세트로 되어 있죠?

남영준 : 총 다섯 권의 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권. 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
2권. 사랑의 테마로 읽는 신화의 12가지 열쇠
3권. 신들의 마음을 여는 12가지 열쇠
4권. 헤라클레스의 12가지 과업
5권. 아르고 원정대의 모험
그런데 각 권은 일반소설처럼 스토리가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어떤 것부터 먼저 읽어도 상관이 없습니다.

조현지 : 2000년 초반에 이윤기 작가의 ‘그리스 로마 신화’가 출간되기 시작했는데요, 그리스 로마 신화 붐이 일어났을 정도로 인기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 책을 처방하신 이유는 뭘까요?

남영준 : 이 책은 내용도 재미있지만, 내용에 관련된 유물이나 그림을 컬러로 같이 볼 수 있기 때문에 청취자님이 방문할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우연히 마주칠 작품이 있을 겁니다. 그 작품들이 가진 의미를 알고 보는 것과 사전지식이 없이 보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설령 책에서 본 작품들을 여행 중에서 만나지 못하셔도 어떤 유적이나 그림을 볼 때, 그 작품들이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를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조현지 : 그런데 교수님, 여행 갈 때, 다섯 권을 들고 가는 건 무거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지난주에 전자책 얘기를 했는데요, 청취자님에게 전자책 리더기가 있다면, 다섯 권을 리더기에 담아가셔도 될 것 같죠? 전자책으로도 나왔나요?

남영준 : 전자책도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이 책은 모두 전자책으로도 열람이 가능합니다. 그래도 제가 올드해서인지 몰라도, 여행에는 종이책이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짐 무게 때문에 어떡할까 망설이게 된다면 저는 세 번째 책인 ‘신들의 마음을 여는 12가지 열쇠’ 하나만이라도 갖고 가실 것을 추천합니다.

조현지 : 3권이요? 3권에 유적지와 유물에 관한 내용이 많이 담겼나요?

남영준 : 그렇습니다. 3권에는 유럽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있는 작품들과 연관된 스토리가 다른 책보다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도 있는데요, 3권에는 신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작은 울림이 있는 구절이 요소요소에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시작할 때 조현지 아나운서가 읽어준 구절입니다.

조현지 : 저는, 교수님이 뽑아주신 글 몇 토막을 읽으면서 이 문장이 인상적이었어요. “오만’은 신화시대 영웅들이 잘 걸리는 난치병이었다.” 신들의 왕, 제우스는 신의 권력에 도전하는 인간에게 용서가 없었죠. 교수님이 이 구절을 뽑아주신 이유는 뭘까요?

남영준 : 이 책에서는 우리 인간의 욕심과 신들의 징벌, 사랑이란 뻔한 소설적 요소와 함께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어 이 책을 청취자님의 알찬 여행을 위해 자신 있게 추천합니다.

조현지 : 생애 첫 유럽 여행을 앞둔, 청취자님께 이윤기 작가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처방책으로 드렸습니다. 2주 뒤에 여행 가시니까, 준비하시면서 읽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자... 그럼, 두 번째 청취자분의 사연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청취자 문자] 저는 가족들과 친한 사람들 앞에서는 편하게 말할 수 있는데, 회사 동료들 앞에서는 제대로 말하지 못해서 횡설수설할 때가 많습니다. 머릿속에 있는 말들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은 이유는 뭘까요? 독서를 많이 한 분들은 말도 조리 있게 잘하는 것 같던데, 저는 어떤 책을 읽으면, 말을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조현지 : 두 번째 청취자님의 사연에 공감하는 분들, 많으실 것 같아요

남영준 : 두 번째 청취자님께서는 약간의 대화 울렁증이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다른 사람에게 실수할까 봐 말하기를 주저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많은 독서를 통해 좋은 문장을 원용해서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조현지 : 두 번째 청취자님께는 어떤 책이 좋을까요?

남영준 : 서민 교수님의 ‘서민적 글쓰기’입니다. 난데없이 말하기가 어렵다는데 웬 글쓰기 책을 추천하냐고 당황하시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말하는 것은 글 쓰는 것과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도서관에는 발표 잘하는 법에 대한 책도 많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책보다 이 책을 추천한 이유는, 청취자님은 가족분이나 주변 분들과는 대화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서입니다. 청취자님께서 자신감만 느끼게 되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책을 처방해 드리겠습니다.

조현지 : 서민 교수님은 기생충학 박사인데, 의학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내용의 글을 쓰고 계시죠. 그런데 ‘서민적 글쓰기’라는 책의 어떤 면이, 청취자님께 자신감을 느끼도록 도와줄 수 있는 걸까요?

남영준 : ‘서민적 글쓰기’는 ‘열등감에서 자신감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습니다. 서민 교수님은 글쓰기의 둔재라고 본인이 스스로 판단하고 극단적으로 자신감을 잃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글 잘 쓰는 사람들을 보면 자기랑 비교해서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고 표현도 좋았는데 도저히 본인은 그럴 자신이 없다고 생각했답니다. 지금 청취자님이 생각하시는 것과 아주 비슷하더라고요. 이 책에 나와 있는 글입니다. 조 아나운서가 읽어주시겠어요?

조현지 : “책을 많이 읽은 분들은 당연히 나보다 글을 잘 썼다. 글 한 편, 한편이 무슨 문학작품을 읽는 기분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난 어려운 글을 쓰지 못한다. 이해하지 못하는 글은 아예 쓰지 않아 그렇게 된 것인데, 심형래식으로 표현하자면 ‘못쓰니까 안 쓰는 거지 안 써서 못 쓰는 게 아니’라는 거다. 책벌레를 만나본 적 있는가. 그분들의 글은 논리정연하고 날카롭긴 해도 부족하다. 반면 글에 유머를 넣은 훈련을 줄기차게 해온 나는 어느 정도 유머러스한 글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남영준 : 혹시 청취자님은 다른 사람에게 논리정연하게 말해야 한다는 생각에 논리를 머릿속에서만 생각하다가 이야기할 타임을 놓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서민 교수님이 이 책에서 제안하는 것을 원용하여 저는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려 마시고 그냥 청취자님의 말투와 생각으로 말씀하시면 됩니다. 물론 독서를 많이 하면 상대방을 이해하거나 설득하기가 매우 유리합니다. 그렇지만 한 권의 책만으로 한 번에 확 고쳐지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냥 본인의 말투와 수준으로 자꾸 노력하다 보면 반드시 달변가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서민 교수님이 자신의 눈높이로 쉽게 쓰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였는지가 이 책 전반에 아주 재미있게 쓰여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청취자님의 가슴 깊이 맡겨둔 자신감을 찾아가세요. 그리고 유머에 대한 고민과 노력은 조금 하셔야 합니다. 그러면 아주 이른 시일 안에 청취자님도 모르는 사이에 모임을 리드하는 주인공이 되어 있을 겁니다.

조현지 : 회사 동료들 앞에서, 말을 조리 있게 잘하고 싶다는 청취자님께 서민 교수님의 ‘서민적 글쓰기’를 책 처방 해드렸습니다. 교수님, 오늘 교양서적을 처방해 주셨는데요, 전문 서적과 교양서적을 어떻게 구분하나요?

남영준 :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책에는 뒤쪽에 바코드가 2개가 있습니다. 앞에 바코드는 도서 고유번호인 ISBN이고 두 번째 바코드는 부가기호입니다. 첫 숫자는 독자 대상 기호이고, 두 번째 숫자는 발행 형태 기호입니다. 첫 숫자에 이 책은 0입니다. 0은 일반 독자층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주로 전문적인 내용을 비전공 일반 독자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풀어쓴 교양 도서입니다. 소설과 같은 일반 책들은 0을 부여합니다. 전문학술도서는 9번입니다. 두 번째 자릿값은 책의 형태이고 전자책은 5번을 부여합니다. 나머지 3자리는 주제를 나타냅니다. 그래서 부가기호를 보면 전문 서적인지 크기나 전자책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조현지 : 앞으로 책을 고를 때, 바코드를 유심히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청취자 두 분께 책 처방을 해드렸습니다. 매주 월요일에만 문을 여는 <영준책방> 중앙대학교 남영준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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