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준책방] 독서모임에서 솔로탈출, 당신만을 위한 책 처방

[영준책방] 독서모임에서 솔로탈출, 당신만을 위한 책 처방

2019.09.23. 오후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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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준책방] 독서모임에서 솔로탈출, 당신만을 위한 책 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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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출연 : 남영준 중앙대 교수

[영준책방] 독서 모임에서 솔로 탈출, 당신만을 위한 책 처방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하나의 계절이 가고 또 다른 계절이 다가올 때,
계절의 틈이 벌어질 때,
어떤 이는 장롱에 묵혀둔 옷을 꺼내
말끔히 손질하거나 새롭게 수선한다.

또 다른 이는,
집 청소와 책상 정리로 마음에 묻은 얼룩을 닦아낸다.
다들 저마다의 방식으로 계절의 틈새를 건너가며,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낀다.

조현지 아나운서 (이하 조현지) : 매주 월요일에 문을 여는, <영준책방>. 오늘은 이기주 작가의 에세이, <언어의 온도>에 실린 문장들을 읽어드리면서 시작했습니다. 하루하루 가을에 더 가까워져 가고 있죠. 이럴 때, 마음의 틈새 역시 생기기 쉬운데요, 그걸 메워주는 건, 역시 좋은 책이 아닐까 싶어요. 오늘도 여러분에게 딱 맞는 책으로 마음의 빈틈을 메워드릴게요. 영준책방의 책 주치의,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남영준 교수님과 함께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남영준 중앙대 교수 (이하 남영준) : 네, 안녕하세요.

조현지 : 교수님, 혹시 ‘책맥’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남영준 : 저에게는 조금 생소한 단어인데요, 무슨 뜻인가요?

조현지 : 책과 맥주라는 뜻인데요, 퇴근길에, 맥주를 파는 책방에 가서 혼자 맥주를 마시며 책을 보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또, 직장인 사이에서 다양한 독서 모임도 생겼는데요, 책에 나오는 음식을 먹으러 가는 모임도 있대요. 교수님은 독서 모임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남영준 : 네, 저도 대학생 시절에 해봤습니다만, 바쁘다 보니까 교수 되고 나서는 거의 못 했습니다.

조현지 : 저도 고등학생 때 똑똑해 보이고 싶어서 독서 동아리에서 활동했던 경험이 있는데요. 제가 이 얘기를 왜 꺼냈냐면, 오늘의 주인공이 바로, 독서 모임을 하고 계시거든요. 무슨 일로 영준책방 문을 두드리셨을까... 제가 사연 읽어볼게요.
[청취자 문자] 안녕하세요. 30대 중반 남자 직장인입니다. 저는 한 달에 두 번씩 독서동아리에 나가고 있는데요. 처음에는 독서보다는 잿밥에 관심이 있어서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같이 읽고 이야기하다 보니 모임 자체에 푹 빠지게 됐습니다. 이번 주말에 제가 책을 선정할 차례인데요. 어떤 책을 권해야 좀 멋진 남자처럼 보일까요? 괜히 신경이 쓰입니다.
30대 중반의 남성 직장인이시고 독서보다 잿밥에 관심 있어서 동아리에 나가기 시작하셨다는데, 아마도 사랑을 하고 싶어서 모임에 나가셨나 봐요. 지금은 독서에 푹 빠지셨다지만... 그래도 아직 잿밥에 대한 관심도 버리지 못하신 거 같죠? 교수님, 어떤 책을 추천해야 [2431]님이 멋진 남자처럼 보일까요?

남영준 : 제가 웬만한 상담에는 나름대로 경험이 있지만 이렇게 흥미로운 요청은 처음입니다. 이번 책 처방에서는 ‘나라면’이라는 생각을 최대한 자제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처방은 저에게 요청하신 분과 감정이입을 통해 저를 요청자의 입장과 최대한 일치 시켜 제 입장에서 의미가 있었던 책을 추천하는 감성적 처방을 하였습니다. 이번에는 많이 다른 방법으로 빅데이터 기반의 이성적인 책 추천 처방하려 합니다.

조현지 : 빅데이터 기반이라, 왠지 조금 더 객관적인 처방이 가능할 것 같은데요.

남영준 : 갑작스러운 질문이지만 조현지 아나운서라면 30대 남성들의 취향을 어떻게 알아낼 수가 있을까요?

조현지 : 아무래도... 직장동료 선후배들과 같은 가까운 30대 남성들에게 물어보거나, 인터넷으로 검색해 볼 것 같은데요?

남영준 : 가장 좋은 방법은 잘 보이고 싶은 분께 직접 물어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방법이 쉽지 않으면 전통적으로 우리는 설문이라는 방법을 통해서 알아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설문도 잘 보이고 싶은 분께 해달라고 직접 요청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면담처럼 결국은 마음에 두는 분에게 내 마음을 보여야 하는 거지요. 또한 설문은 특성상 체면이나 주변 상황 때문에 자기가 진짜 원하는 것을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도 간혹 나타납니다. 이런 것을 거의 완전하게 대체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데이터를 이용한 파악입니다.
이 방법을 요즘 말로 표현하면 빅데이터 분석이라고 합니다.

조현지 : 빅데이터! 말 그대로 방대한 데이터죠. 말 그대로 방대한 데이터죠. 요즘에는 그래도 좀 익숙해진 단어인데요. 그래도 용어 한번 짚고 넘어갈까요?

남영준 : 빅데이터에 대해서는 다들 워낙 많이 들어서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내가 이를 직접 활용하였거나 혜택을 받은 적이 있냐고 주변 분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바로 답하지 못하십니다. 조현지 아나운서님은 혹시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물건을 구매하는 것처럼 뭔가 빅데이터의 혜택을 보신 적이 있으세요?

조현지 : 저는 맛집을 검색할 때, 특히 SNS로 식당을 검색할 때, 검색 결과가 많이 나오면 이곳은 굉장히 인기가 많은 집이구나 싶어요. 그런 게 빅데이터가 아닐까요?

남영준 : 네 맞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빅데이터 활용을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살까 말까?”, “어디에 버스 정류장을 만들까?”, “이 상품은 어디에 진열하는 것이 잘 팔릴까?” 이렇게 “어떡하지?”라는 의문에 우왕좌왕하지 않고 정확하게 결정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는 것입니다.

조현지 : 자... 그럼, [2431]님이 원하시는 ‘멋진 남자처럼 보일 수 있는 책’! 어떤 과정으로 분석해 보셨을까요?

남영준 : 2431님은 지금 30대 중반이기 때문에 2431님이 잘 보이고 싶은 대상을 30대 여성이라고 제가 임의로 판단하였습니다. 여기서 키워드는 “30대 여성”, “잿밥”, “멋져 보이고 싶음”입니다. 이를 위해 2018년 우리나라 공공도서관에서 30대 여성 이용자가 대출한 데이터를 들여다보았습니다.

조현지 : 그 1위가 무엇일지 궁금한데요.

남영준 : 압도적 1위는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이며, 2위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입니다. 이 두 권의 책을 2018년도에 30대 여성분들이 가장 많이 대출하였습니다. 오은영 님의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 백희나 님의 ‘장수탕 선녀님’과 같은 책도 인기 대출 책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책들은 2421님의 키워드 ‘잿밥’을 고려하여 제외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이 책들은 아동용 도서 혹은 엄마로서
자녀 양육에 관한 자료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들을 고려하면 이번 주 영준책방의 추천 책은 이기주 님의 ‘언어의 온도’입니다.

조현지 : 네, 영준책방이 오픈했던 날부터 들었던 분이시라면 오늘 추천 책이 뭘지, 이미 예상하셨을 거에요. 저희가 책방 문을 열면서 처방책의 문장들을 들려드리고 있는데요. [2431]님께 처방해 드리는 책은, 이기주 님의 ‘언어의 온도’였습니다. 꽤 오랫동안 서점에 갈 때마다,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이 책을 봤던 기억이 납니다.

남영준 : 이 책은 30대 여성 선호도서 중 3위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상위에 랭크된 책들을 부랴부랴 다 읽어보았습니다. 이 책도 좋았지만 다른 책에서도 또 다른 의미에서 많은 감동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50대 남자의 선호도라 제가 좋았던 책이나 문장은 추천하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혹여 나중에 알고 보니 잘 보이고 싶은 분이 20대 여성분이라면 저한테 묻고 일주일을 기다리지 마시고 그냥 혼자서 해결하실 수 있습니다. 제가 오늘 알려드릴 책방주인의 킥입니다. 부디 저의 추천 책으로 2431님께서는 30대 여성에게 멋져 보이셔서 잿밥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혹시 성과가 좋으면 성공사례를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그때는 특별히 완전 맞춤형 빅데이터 분석을 해드릴 수 있습니다. 2431님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파이팅!

조현지 : 네, 2431님! 동아리 모임 결과도 알려주세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렇게 남영준 교수님께 책 처방 원하시는 분들은요. 문자로 말머리 ‘책 처방’ 달아서 사연 보내주세요. 자.. 그렇다면, 교수님! 어떤 연령대 사람들이 어떤 책에 흥미를 보이는지, 성별로는 어떤 책을 많이 읽는지 알고 싶으면 어디에서 찾아보면 좋을까요?

남영준 : ‘도서관 정보 나루’라는 빅데이터 플랫폼을 찾아가면 됩니다. 성별로 나이별로 이용자들의 독서패턴 분석이 다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빅데이터 분석에 관심이 있는 청취자분들은 직접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분석툴을 이용하시면 더욱 고급스러운 정보를 자신의 입맛에 맞게 직접 추출할 수도 있습니다. 청취자분들도 시간 나실 때 한번 활용해보세요. 도서관에서 별거를 다한다고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겠지만 실제로 도서관에서는 모든 걸 다하고 있답니다. 조금 과장하면 뭔가 필요한 것이 있으면 도서관을 연상하시면 됩니다.

조현지 : 이 가을... 도서관 데이트도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자, 오늘은 도서관의 빅데이터 툴을 이용해서, 청취자분께 맞춤 처방을 드렸는데요. 이렇게 얘기를 나누다 보니, 벌써 마칠 시간이에요. 매주 월요일에만 문을 여는 <영준책방> 중앙대학교 남영준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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