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4050 BTS 굳이 공부하지 마세요, 즐기세요!

[생생경제] 4050 BTS 굳이 공부하지 마세요, 즐기세요!

2019.04.19. 오후 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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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4050 BTS 굳이 공부하지 마세요,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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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김헌식 문화평론가,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생생경제] 4050 BTS 굳이 공부하지 마세요, 즐기세요!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매주 금요일, 함께하는 시간입니다. ‘토론 아니고 수다.’ ‘토론 아니고 수다’에서 가장 수다에 능한 두 분을 모셨습니다. 오늘 문화와 트렌드 이야기 나눌 거예요.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김헌식 문화평론가 나오셨어요. 안녕하세요?

◆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이하 윤덕환)> 안녕하세요.

◆ 김헌식 문화평론가(이하 김헌식)>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혜민> 우리가 지난번에 ‘인싸’ 이야기하다가 요즘은 ‘인싸’의 반대급부로 자발적 ‘아싸’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했었잖아요. 이게 통계로 나왔더라고요. 이사님이 이 통계 소개를 해주세요.

◆ 윤덕환> 지난주에 사람인이라고 하는 곳에서 조사를 한 것 같은데요. 보니까 422명 직장인을 대상으로 자기가 아웃사이더다, 이렇게 얘기한 사람의 비율이, 흥미로운 것은 30대는 50.3%, 40대는 49%, 20대는 47.7%인데, 50대가 38.1%나 됩니다.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보면 한 48.6%.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나는 아웃사이더 같아, 이런 느낌을 스스로 밝히고 있다는 거죠.

◇ 김혜민> 그런데 여기서 이분들이 자기 스스로 아웃사이더 같다고 대답한 게 ‘왕따’의 개념이 아니라 자발적 아싸라고 본인이 생각한다는 뜻인 거죠?

◆ 윤덕환> 자기가 속해 있는 그룹 안에서 크게 인정받고자 하는 이유가 없는 거죠. 그런 이유를 보면 알 수가 있는 게 이분들이 아웃사이더의 길을 선택한 가장 중요한 게 업무만 제대로 하면 된다, 이렇게 생각한다는 것 하고 관계나 소속감이 나한테 별로 안 중요하다, 이렇게 생각하는 두 개의 의견이 가장 높았어요. 그런 것을 보면 내가 속해있는 이 집단에서 오랜 관계를 지향하지 않는 식의 흐름들이 반영된 조사가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김헌식> 약간 양면성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싸라고 해서 자발적으로 아싸 하시는 것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조직이 불안정해지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해서요. 이미 평생직장은 많이 깨졌고요. 굳이 충성을 그렇게 하는 것을 넘어서서 인싸로 굳이 들어가야 하느냐,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요?

◆ 윤덕환> 그렇죠. 지금 이 조직에서 충성하는 것 자체의 가치나 영속성 자체가 조직도 불안한데요, 뭐.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스스로의 생각이나 판단들이 조금 더 반영된 결과인 것 같습니다.

◇ 김혜민> 평론가님은 프리랜서고요. 이사님은 이사에요. 저는 직장인이에요. 제가 직장인 대표로서 말씀드리면, 저도 이 말에 동의하는 게 일단 평생직장이 없어졌기 때문에 내가 이 직장에서 내 일만 열심히 하면 되지, 관계도 잘하고 윗사람들한테 잘 보여서 평생 여기에 있겠다, 일단 이런 생각이 없고요. 두 번째는 정규직이 줄어들고, 비정규직이 많아지면서 2년이나 3년 있다가 또 바뀌는 거예요. 정을 주거나 관계를 맺을 필요가 서서히 없어지는 거죠. 그런 사회적인 배경도 있는 것 같아요. 또 하나는 ‘워라밸’이라는 게 퍼지면서 그렇게 직장에 목숨 걸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우리 가운데 퍼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헌식> 물론 이상적으로는 워라밸 하고 싶고요. 지향하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과연 얼마나 가능하냐, 그렇게 물으실 수 있습니다. 또 저는 이런 생각도 해보거든요. 지금 전 국민이 ‘셀럽’이 되고 싶어 하는 시대에요. 동영상 플랫폼만 봐도 어린 아이부터 직장이 있는 50대라고 하더라도 셀럽이 하고자 하는 그런 측면이 있잖아요.

◇ 김혜민> 본인을 돋보이고자 하는? 공동체 소속감보다는요.

◆ 김헌식> 네. 물론 대놓고 조직 안에서 나는 아싸 하겠다, 이렇게 하지는 않겠지만, 이런 설문조사, 아니면 더 내밀하게 들어가게 되면, 더욱 아싸가 되고 싶거나 그런 것을 준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죠. 물론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직장인 절반이 나는 자발적 아싸다, 라고 표명한 설문조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고요. 지난주에 우리가 이 이야기하면서 시간이 없어서 ‘혼족’ 이야기를 못 했는데, 이 혼족도 자발적 아싸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 윤덕환> 네, 맞습니다. 그렇게 볼 수 있고. 지금 말씀하시는 게 혼자 셀럽이 되려고 하는 욕구도 있는데, 혼족이라고 하는 트렌드랑 자발적 아싸와 관련이 있습니다. 중요한 관련성은 사실은 자기 스스로의 감정에 충실한 세대의 대규모 등장과 관련되어 있는데요. 이게 2016년, 2017년에 ‘욜로’라고 하는 큰 바람이 불었잖아요. 욜로는 ‘You Only Live Once.’ 인생 뭐 있어 한 번 사는데? 이 말에 함축적인 의미는 내 감정이 훨씬 중요하다는 거죠. 외부적으로 지금 몇천 원 아껴가지고 이것을 장기적으로 투자한다는 꿈을 꾸는 것보다는 라떼 한 잔 사먹고 말지 뭐, 하는 식으로 손 안에 주어지는 행복감, 라떼 한 잔이 주는 행복감이 훨씬 중요하다는 건데요. 이게 내 감정을 충실하게 생각한다는 것하고 이게 조직에서의 자기 감정을 잘 맞춰야 한다, 이 감정이 희박해진 것과 관련이 있고요. 이게 무엇과 관련이 있냐면, 사회 생활하는 데 있어서 타인의 감정에 덜 맞춥니다. 자기가 훨씬 더 중요해지는 거죠. 이게 혼자 사는 삶. 혼자 영화보고, 밥 먹고, 술 먹고, 혼자 놀고, 하는 것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감정적 배경과 관련 있어 보입니다.

◆ 김헌식> 저는 사실 죄송합니다. 고백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지난주에 저는 ‘혼족’이 아니고, ‘홈족’이라고 들었어요. 홈족도 있어요. 저는 혼족은 개인적으로 많이 들어봐서 홈족을 다루는구나, 그런데 혼족을 많이 다룰까 했는데요. 다 연관성이 있어요.

◇ 김혜민> 잠시만요. 그런데 청취자들은 홈족, 혼족이 뭔지도 모를 수 있거든요. 일단 짧게 정의를 해주세요.

◆ 김헌식> 혼족은 나 홀로 족이잖아요. 혼족은 혼자 밥을 먹거나 여가 생활을 하고, 쇼핑을 즐기고, 여행도 홀로 떠나는 사람들, 혼자 취미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거죠. 어쩔 수 없이 혼자 사는 1인 가구와는 조금 다르죠. 혼밥, 혼술, 혼놀, 이런 행위적인 개념과 연관 지어서 얘기를 많이 하시잖아요. 같이 사는 데도 혼자 1인 식당 찾아가실 수도 있는 거고요. 그런 측면에서 약간 다르죠.

◆ 윤덕환> 1인 가구는 사실은 자발적이냐, 타율적이냐, 이런 것과 관련된 게 아닌 개념인데, 그냥 혼자된 상태를 형태, 상태를 의미하는 거고, 혼족은 철저히 자발적 의지가 담보된 행위를 정의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헌식> 그렇습니다. 예를 들면, 독거노인 같은 경우도 1인 가구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요. 그리고 비자발적으로 혼자되신 분들 같은 경우도 1인 가구에 속해서 그런 점에서 분리가 되는 거죠.

◇ 김혜민> 그러니까 제가 예를 들면 저는 4인 가족인데, 저 혼자 영화를 보고 싶어하고, 저 혼자 쇼핑을 하고 싶어 하면 저는 혼족인 거죠. 홈족은요?

◆ 김헌식> 홈족은 그냥 집 홈(Home)입니다. 그냥 ‘방콕’이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방콕은 대개 휴가를 받아서 집에 콕 박혀 있다든지, 여름에 더웠을 때 방콕해 있다든지, 겨울에 추울 때 방콕해 있으면서 정주행을 한다든지, 이런 행태를 보이는 건데요. 단순히 그런 휴가라든지, 시간을 보내는 개념이 아니고, 집에 조금 더 라이프스타일에 초점을 맞춰서 인테리어를 꾸미는 형태. 예를 들면, 박내래 씨가 자기 집을 칵테일 바 비슷하게 추구를 하면서 디자인 했던 사례도 있었잖아요. 그래서 화제가 많이 됐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여러 가지 사회적 분석도 가능해요. 집 소유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 집 공간 자체를 즐기는 거다, 이렇게 보면서 인테리어에 신경을 많이 쓰는 거죠. 물론 그것에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있기는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게 1인 가구 내지는 혼족 하고도 연관성이 있어요. 왜냐하면, 홈 파티 문화가 있잖아요. 예전에는 ‘방콕 족’ 하면 자기 혼자 있었어요. 그런데 홈족들은 인테리어를 잘 꾸민 다음에 사람들을 거기에 초청해서 파티를 해요. 오가는 아지트 비슷하게 활용을 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방 자체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형태로 라이프스타일을 만드는 적극적인 개념을 홈족이다,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그런데 주의하셔야 할 게 있어요. 최근에 한 책을 보니까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브라이언 윈싱크 주로 다이어트와 음식을 연구하시는 분인데, 이분이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집을 너무 편안하게 해주고, 너무 편안한 조명을 쓰면 다이어트에 실패한다고 합니다.

◇ 김혜민> 그런데 그 집에서 쉬는 늘어남, 피로를 푸는 휴식, 이런 것들 때문에 홈족이 늘어나는 거잖아요. 그것을 즐기고 싶어서요. 사람들하고 섞여 가지고 피곤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혼족을 택하고, 그런 혼족들이 불편하고, 사람 많은 곳에 가는 게 아니라 내 집에서 사회생활도 할 수 있고, 편안하게 있을 수 있는 홈족이 되는 거고요.

◆ 김헌식> 친구를 만나러 밖으로 가는 게 아니고. 공개를 하려면, 디자인이나 이런 것들을 굉장히 잘 꾸며야 하죠. 트렌디하게. 그러니까 예전의 방콕 개념하고는 약간 다르다는 거죠.

◆ 윤덕환> 그런데 흥미로운 통계가 지금 말씀하신 것 중에 1990년대 후반이나 2000년대 초반에 저희가 측정한 게 있는데, 거기 보면 같은 평수라면 큰 방을 선호한다. 한국 사람들은 큰 방을 좋아했거든요. 방에서 가족들이 회의도 하고, 밥도 먹고, 다 하잖아요. 10명 중 8명이 큰 방을 선호한다는 거였는데, 딱 15년 텀을 두고 2016년에 조사했을 때 반토막나거든요. 큰 방 선호가 훅 떨어집니다. 이게 흥미롭게 작년에, 2018년도에 50%대로 다시 올라가요. 이게 뭐랑 연관이 있냐면,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요.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니까 공간을 자기 스스로 통제하고 싶은 거죠. 거기서 박나래 씨처럼 그 공간을 혼족의 여러 가지 활동 중에 활동 영역을 방으로 삼는 거예요. 여기 연관되어 있는 트렌드가 또 뭐가 있냐면, 홈 트레이닝 같은 겁니다. 제가 예전에 방송 나와서 한 것도 보면, 회사 근처 헬스장을 끊는데, 이것을 1년 단위로 가계부로 보니까 가격이 확 떨어지는 거예요. 장사가 안 돼요. 홈 트레이닝 찾아보시면, 홈 트레이닝 스타도 있어요. 홈 트레이닝도 하고, HMR 시장도 관계가 있고, 집에서 뭘 해먹고 하니까요. 이게 홈족하고 다 관련되어 있는 현상이죠.

◇ 김혜민> 그렇네요. 그리고 유튜브 같은 경우도 그냥 집에서 전화 한 대로 할 수 있는 거고요.

◆ 윤덕환> 또 흥미로운 소비 현상 중 하나가 빔 프로젝터 같은 건데, 예를 들어서 직장인들한테는 10년 정도 이상된 분들에게는 고가에요. 700, 800만 원 정도 했어요. 제가 직장 생활 초기에 깨먹어서 월급 몇 달치를 토해내야 했는데, 지금 찾아보시면 싼 것은 5만 원대도 있습니다. 삼성이나 LG와 같이 대기업 제품들도 20만 원대가 나오거든요.

◇ 김혜민> 실제로요. 제 남동생이 자기 작은 방에다가 그것을 갖다 두고 영화를 보더라고요. 저희 아이들이 거기 가서 보면 너무 좋아하는 거예요.

◆ 김헌식> 방을 극장으로 만드는 건데, 옛날 광고에 나오는 것처럼 넓은 거실에서 보는 것이 아니고, 아무리 작은 방이라고 하더라도 영화관과 같은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장비들이 저가에 공급되는 거죠.

◆ 윤덕환> 요새 빔 프로젝트 트렌트는 천장을 쏠 수 있느냐, 없느냐죠. 누워서 보느라고요.

◇ 김혜민> 우리가 인싸에서 자발적 아싸, 거기서 혼족과 홈족. 그리고 홈족 때문에 생긴 산업들 이야기까지 나눠봤습니다. 매주 금요일 함께하고 있는 토론 아니고 수다. 오늘 문화와 트렌드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오늘 BTS 이야기도 나눠볼 텐데요. 이번에도 엄청난 신기록을 세웠습니까?

◆ 김헌식> 일단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는데, 원래는 내주에 빌보드를 발표해야 하는데, 미리 발표해버렸어요. 이유는 너무 앨범 판매가 많이 돼서 2위와의 격차가 너무 심하게 벌어져서 차라리 발표를 해버린 거죠. 빌보드뿐만이 아니고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도 1위를 했는데, 여기도 마찬가지로 앨범 선주문이 300만 장이 들어오는 바람에 2위와의 격차가 너무 심해서 그냥 공개를 해버렸습니다. 그리고 오리콘 디지털 앨범 차트도 1위를 했고요. 미국, 영국, 일본에 이르기까지 3대 차트를 휩쓸어버렸고, 특히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 같은 경우, 굉장히 보수적이어서 잘 안 받아들여주고, 지난번에도 영국에서는 10위권에 간신히 올라가는 형태로 갔었는데, 이번에 한 번에 1위를 해버려서요. 스노우볼 효과처럼 아미들, 팬들이 증가한 것을 이번에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김혜민> BTS의 열풍이 가요 프로그램이나 연예 프로그램에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항상 뉴스에 나오잖아요. 이런 전 세계적인 열풍이기 때문에요. 그리고 또 하나는 경제적 효과, 이런 것들도 엄청 분석하더라고요. 세대들이 BTS를 대하고, 분석하는 방식이 다르다면서요?

◆ 윤덕환> BTS를 소개하는 방식이 다른데, 지금 경제적 효과를 얘기해주셨지만, 경제 단체나 기관에서 분석한 게 있는데, 찾아보시면 다 나와 있습니다. BTS 인지도가 1% 증가하면, 3개월 후에 국내 외국인 관광객 수가 0.45% 정도 증가하고, 연 평균 국내 외국인 관광객만 79만 6000만 명에 영향을 주고 있고, 이 사람들의 소비 지출이 약 9200억 정도가 되고요. 이것과 관련된 일자리 및 소득 창출 효과가 1조 6000억 된다. 그다음에 다른 경제지를 봤더니 5조까지도 해놓은 데가 있더라고요. 이런 식의 보도는 이게 정보가로 봤을 때 아미들은 관심이 없는 정보에요. 글로벌하게 팬덤화되어 있는 아미들은 글로벌한 경제 효과가 어떻게 된다, 또는 예를 들어서 작년 5월에 앨범 차트 1위를 하고, 9월에 1위하고, 12개월이 안 돼서 또 1위를 했거든요. 이것은 전무후무한 기록이죠. 이 기록에도 별로 이것을 좋아하거나 자기 충족적이 될 수는 있는데, 그 기록을 만들기 위해서 각자 노력은 했겠지만요. 이 정보 자체를 소비하거나 그것 때문에 BTS를 다시 본다거나 그렇지는 않아요.

◇ 김혜민> 그러니까 이런 거죠. 우리 자식이 공부를 잘하고, 돈을 많이 벌어야 자식인가요? 내 자식이 있는 그대로가 예쁜 것처럼 팬들 입장에서는 BTS가 무슨 경제적 효과를 가져오든 순위에 오르든, 그냥 그들이 좋은 거죠.

◆ 윤덕환> 그렇죠. 지금 4050대 층 같은 경우는 어젠가요? 타임지에서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이런 데 들어갔다거나, 할리우드 배우 중 엠마 스톤, 이런 사람들이 텐트 치고 기다린다거나, 이런 식의 외국에서 어떻게 인정했다, 또는 어디서 어떻게 인정받았다, 이런 정보에 굉장히 민감한 대중문화 예술의 소비 성향이 있거든요. 반면에 10대를 중심으로 한 아미들은 이 사람들이 주는 메시지나 이번에 나와 있는 음악적 메시지는 뭘까, 여기에 집중해요. 음악 자체를 소비하는 거죠.

◇ 김혜민> 그러면 경제적으로 이렇게 효과 보고 분석하면 안 됩니까?

◆ 김헌식> 그런 건 아니죠. 일단은 가장 관심이 있는 것은 유럽에서 공연한다, 미국에서 공연한다, 할 때 티켓 매진이 이루어지냐, 안 이루어지냐예요. 경제 유발 효과라고 했을 때 나머지는 추정이고요. 실제로 팩트에 근거한 것은 예를 들면, 유럽의 5개 스타디움에서 매출액이 한 500억 원 정도 된다. 왜냐하면, 유럽의 평균 티켓 가격이 12만 원 정도 되니까 총 15회 공연 정도를 하면 매출액이 1200억 원 정도 될 거다. 굿즈가 5% 차지하니까 합하면 1500억 원. 이 정도 될 것이다. 더 추정을 해보면, 남미까지 하면 2000억 원 되지 않겠느냐. 여기에 근거를 해서 나머지는 추정치로 가는 거거든요. 그리고 음원 수입이 2017년에 460억 원 정도 됐다, 이렇게 얘기하니까 이런 것은 정말 아미들이 만든, 팬들이 만든 기본적인 팩트입니다. 이것을 일단 봐야 하는 거지,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5조라고 하면, 이게 어떻게 산출됐는지 공식이 잘 안 나오는 거죠.

◆ 윤덕환> 사실 데스크게 40, 50대 많아서. 지난번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는데요. 이런 식의 연예 뉴스를 생산하는 쪽의 데스크가 올드한 느낌이기 때문에 정보 그 자체를 소비하기보다는 외적인 경제 효과, 또는 외부의 권위를 이용해서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에 되게 익숙해요. 이런 레토릭을 전달하는 게요. 단적인 예로 지금 사실 4, 50대 같은 경우는 대중문화 예술을 권위에 의해서 소비하는 방식은 예전부터 익숙했어요. 옛날에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라는 굉장히 어려운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있었습니다. ‘희생’이라는 영화가 있었어요. 80년대 만들어진 영화인데, 95년도에 국내 개봉했거든요? 그것을 제가 보러 갔었어요. 극장이 100석 정도 되는데, 보는 사람이 3명 있었어요. 그 영화가 평론가들한테 엄청난 칭찬을 받으면서 놀랍게도 3만 명 정도가 들었는데, 이 관객 숫자가 세계 공식 기록으로 우리나라가 제일 많아요. 그게 90년대 중반인데, 이 세대가 4, 50대거든요. 이렇게 외적 권위에 따라서 대중문화예술을 소비하는 방식이 가장 단적으로 드러났던 게 한강 작가가 ‘채식주의자’라는 책이 있잖아요. 이게 원래 2006년 정도인가에 수상했던 책인데, 1년 동안 500권 팔렸습니다. 그런데 2016년도 맨부커 상을 받은 다음에 한 시간 당 600권이 팔려요. 하루에 7000권이 넘게 팔려서 한 달에 20만 권을 찍었죠. 이렇게 외적 권위에 따라서 소비하는 방식에 익숙해요. 그런 관점으로 지금 방탄소년단의 외부 효과를 본다. 그런데 사실 메시지를 중심으로 해서 왜 어떤 메시지를 던지길래 세계 사람들을 울리느냐, 여기를 봐야 하는데요. 그런 기사는 찾아보면 잘 없어요.

◆ 김헌식> 문화 소비에 외적 권위 말씀을 하셨는데, 과시, 장식주의가 굉장히 강해요. 예를 들면, 어떤 상을 받은 작품을 내가 읽었다, 또는 내가 얼마나 책을 많이 읽었다, 영화를 많이 봤다, 이런 식으로 과시하듯이 문화 소비를 하는 성향이 많이 있거든요. 사실 방탄소년단 같은 경우도 2013년에 데뷔했어요. 그런데 주목을 받은 게 2016년에 윙스(WINGS)가 순위권에 올라가게 되면서 판매량이 올라가니까 그때부터 주목을 받았거든요. 그때 ‘피, 땀, 눈물’이 주목을 받았고, 그 뒤에 빌보드에 올라가게 되면서 빌보드에서 인정했네, 그러면서 주목을 하게 됐고요. 그 기성세대들이 사용하는 단어가 있잖아요. 공부해야 한다.

◇ 김혜민> 이 정도의 상도 받고, 이 정도의 권위가 있는 애들이면 내가 공부해야 한다? 그래야 나도 있어 보이니까?

◆ 김헌식> 심지어는 분석도 공부하듯이 하세요. 외국에 이론을 끌어오고 이렇게 하시거든요. 이번에 ‘작은 것들을 위한 시’도 이게 팬이 아니면 이해를 못 해요. 음악적 시도 같은 경우는 이미 ‘화양연화’나 ‘윙스’에서 많이 시도를 했고, 지난번에 ‘러브유어셀프(Love Your Self)에서도 많이 시도했기 때문에 이번 노래가 아주 파격적이고, 실험적이지 않고 오히려 편안해요. 앞으로 더 대중적이 될 거예요. 그런데 가사를 분석해보면 거기에 이카루스의 날개가 나오거든요. 그러면 이카루스의 날개가 뭐냐. 그리스 신화에서 이카루스는 아버지가 날개를 달아줘서 하늘로 날아가지 않습니까? 그런데 가사에 뭐가 나오냐면, 너 때문에 이카루스의 날개를 달았는데, 나는 하늘로 날아가지 않고, 너를 향해 가겠어, 이렇게 하죠. 그 너를 위해 가겠어는 두 가지 의미가 있는 거예요. 사랑하는 연인이 될 수 있는 거고, 아미들이 되는 거죠.

◆ 윤덕환> BTS가 초기부터 지금까지 앨범에서 공통적으로 던지는 이미지 때문에 세계의 10대나 20대들이 열광하는 건데요. 메시지는 핵심적으로 외적 권위에서 저항하라가 아니고, 외적 권위 중요하지 않다, 에요. 당신 자신을 되돌아봐라. ‘페르소나’도 네가 추구하고 가는 가치가 네 것인지 아닌지 직면해 봐라, 이런 거거든요. 이런 메시지는 울림이 있죠. 생각해볼 만한 메시지에요. 다른 아이돌 같은 경우는 메시지가 대체로 그 나이에 오를 수 있는 연애라든지 사랑에 대한 감정에 대한 이슈가 70, 80%라고 한다면, 이분들이 던지는 메시지 자체는 약간 지금의 10대들이나 20대 초반 분들의 시대정신이 담겨 있어요.

◇ 김혜민> 그런데 그 말은 지금 4, 50대들도 잘 보면 눈물이 핑 돌만한 내용이에요.

◆ 윤덕환> 그래서 문화평론가들이 연구의 대상으로 삼고 있어요.

◆ 김헌식> 그리고 ‘페르소나’라는 것에 대해서 분석이 제대로 안 이루어진 것이 있는데, 융의 개념을 가져온 이유는 예전에 융 전에는 페르소나는 부정적인 의미였어요. 왜냐하면, 가면을 쓴 거라고 했잖아요. 고대 연극할 때 가면을 쓰고 하기 때문에 페르소나라는 개념이 거기에서 나왔는데요. 사실 융이 페르소나를 얘기할 때는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에요. 가면을 쓴다고 하면 부정적으로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청년기 때는 그런 고민을 많이 해요. 사회 진출을 해야 하는데, 이게 조직에 들어가서 내가 어떤 입지를 취해야 하지? 그런데 페르소나는 원래 각자 역할에 맞게 표정이라든지,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을 의미하거든요. 그러면 20대 초반에 한참 사회로 진출해야 하는 청년들이 어떤 페르소나를 가져야 하는 거죠? 연인 관계에서 이야기하면 나는 너에 대해서 어떻게 역할을 가져야 하는 거지? 그게 일정 정도 나왔던 것이 ‘Fake Love’에요. ‘Fake Love’는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네가 원한다면 나는 가짜 사랑도 할 수 있어, 그런 페르소나를 갖는 거죠.

◆ 윤덕환> 하지만 끊임없이 반복되는 가사는 당신 자신을 되돌아봐, 외부에 주어진 조건 같은 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어, 이런 가사를 던지거든요. 거기에 열광하는 겁니다.

◇ 김혜민> 그래서 BTS가 이번 앨범을 발표하는 공식 석상에서 우리가 세상 꼭대기에 서서 다 가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이 두 분의 해설을 들으니까 이해가 가요. 그러니까 우리가 빌보드에 오르든, 그것은 우리한테 중요하지 않다, 이런 뜻인 거죠?

◆ 김헌식> 이게 굉장히 기존 기획사와 아이돌의 변화를 뜻하는 거죠. 예를 들면, 승리 사태 있었잖아요. 승리 사태가 주는 것에 대한 반면교사일 수 있는 거거든요. 팬과 완전히 분리돼서 엉뚱한 데로 가버렸거든요. 그리고 시총에 너무 신경을 많이 써서 거의 3대 기획사가 경쟁하듯이 달려갔거든요. 팬들이 그것을 만들어줬는데, 팬을 외면하고 엉뚱한 짓을 한 거거든요. 그것을 거꾸로 방탄소년단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가 일격을 가하고 있는 거고요. 이런 노래를 만든 전례가 없어요.

◇ 김혜민> 정말로 BTS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의미를 생각하게 됩니다. 저도 공부하지 않고 느낄 수 있도록 자세를 바꿔볼게요. BTS 관련된 이야기 여기까지 나눠봤고요. 시간이 별로 없는데, 저희 오늘 이 이야기 해보려고요. 프랑스의 노트르담 성당 화재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남대문을 잃은 적이 있었잖아요. 그때 우리가 슬퍼했던 모습과 파리 사람들이 성당을 보면서 슬퍼했던 모습이 똑같습니까?

◆ 윤덕환> 성당이 그냥 관심 있는 사람들이 보는 유물의 개념이 아니라 매주 미사를 보는 공간이었기 때문에 생활 안에서 일상에 굉장히 많이 머물면, 사람들이 사물을 의인화합니다. 감정을 이입하고, 의인화 하기 때문에요. 게다가 그 성당은 굉장히 역사적으로도 오래됐기 때문에 여러 가지 감정들이 복합됐을 가능성이 있죠.

◇ 김혜민> 그러니까 그게 단순히 유물의 개념이 아니라 그 안에서 지금도 신을 만나고, 예배하고 하는 살아있는 공간이었다?

◆ 윤덕환> 거기의 역사성은 개인이 다 녹아 있었을 텐데, 예를 들면 차를 오래 탄 사람들은 폐차하는 뒷모습을 보고 엄청 운다고 하잖아요. 그 느낌일 거예요. 자기가 일상적으로 가서 미사를 보는 공간인데, 그 공간은 자기가 태어날 때부터 있었고, 역사책에도 나오는 건데 불에 타는 것을 보면서 아마 남대문하고는 조금 다른 느낌이지는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 김헌식> 남대문 같은 경우에는 문학 작품에 등장하지는 않는 것으로 제가 알고 있어요. 그리고 노트르담 대성당 같은 경우는 8편의 영화에 등장하거든요. 아까 종교적인 말씀도 하셨고, 문화적, 예술적, 정신적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남다른 면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그렇지만 한국의 남대문과 비슷한 것은 오래된 유적이고, 또 상징을 뜻하지 때문에,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이없게 불에 탔다는 점이 상실감의 측면에서 동질감은 있겠죠.

◇ 김혜민> 남대문은 방화였잖아요. 그나마 이것은 아직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 김헌식> 그 상황에서도 남대문 같은 경우 그렇게 쉽게 불 탈줄 몰랐고, 또 거기에 누구라도 들어가서 방화를 할 수 있었다는 것에 놀랐던 측면이 있고, 이번에도 보수 공사를 하다가 발화된 것으로 나오는데, 어이없다는 측면에서는 공통점이 있죠.

◇ 김혜민> 프랑스에 사는 작가 SNS에서 본 글인데, 이분은 이렇게 분석하더라고요. 사실은 노트르담 성당보다 더 오래되고, 더 미학적이고, 더 훌륭한 건물도 많은데, 프랑스 사람들이 이렇게 좋아하는 건 아까 말씀해주신 것처럼 관련된 영화가 8편이나 나왔고요.

◆ 김헌식> ‘노트르담드 파리’라고 하는 빅토르 위고의 작품도 있고요.

◇ 김혜민> 이 안에 이야기, 서사가 담겨 있었기 때문에 대중들이 더 이 성당을 사랑하고, 마음에 들어가 있었다는 거죠.

◆ 윤덕환> 그러니까 사실은 1844년도인가 그때 복원을 한 건데, 그것은 빅토르 위고가 쓴 작품에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아서 후에 사람들의 의미를 재인식하게 되면서 시작된 건데요. 그 당시 현대적 관점에서 건물이 의미가 있어진 거죠. 1789년 프랑스 혁명 때는 그것을 때려부쉈잖아요. 그때 노트르담 성당은 전제군주들의 상징이자, 폭압적인 교황의 권위에 대한 상징이었기 때문에 그것은 대중들에게 의미가 없었던 것이고, 1800년대 복원을 결정했을 때는 노트르담 성당이 아주 일상 속에 큰 의미로 다가왔던 건데요. 이것을 다른 의미로 해석을 해보면, 지금 2019년에서 그것을 복원할 것 아니에요. 그러면 복원을 어떤 식으로 할 거냐, 기계적으로 1800년대 후반 방식으로 할 것이냐, 의사과정 자체가 중요할 것 같아요.

◆ 김헌식> 굉장히 중요한 지적을 하신 건데요. 예를 들면, 그전에는 권력 속에 종교가 부역자 비슷하게 있었던 거죠. 그렇기 때문에 민중과는 상관이 없어요. 종교는 민중의 편에 서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반감이 있어서 프랑스 대혁명 상황에서 방치되거나 훼손되는 상황이 벌어졌는데, 빅토르 위고가 노트르담드 파리라고 하는 작품을 썼을 때 그 작품 내용이 중요합니다. 거기서 에스메랄다가 집시인데 마녀로 몰려서 죽게 되는 상황이 벌어져요. 그런데 당시 집시나 과부라든지 여성들이 대개 마녀로 몰리거든요. 그들을 보호해줄 사람들이 없었어요. 등이 굽은 일종의 장애인이죠. 콰지모도가 피난처로 사용해주게 되는 거죠. 굉장히 권력층으로부터 부당하게 핍박받고, 억악받는 주인공, 혹은 서민과 민중들이 피난갈 수 있는 공간으로 다시 탈바꿈을 한 거죠. 그러니까 노트르담 대성당을 새롭게 되고, 그러면서 재공간으로 거듭났는데, 그러면 지금 현재 복원을 어떻게 할 것이냐를 가지고 논란이 있어요. 그러면 여기서 전문가들의 이견이 있는 거죠. 그전과 똑같이 할 것이냐, 앞으로 어떤 형식으로 할 것이냐. 시대정신을 과연 어떻게 담아내야 하느냐.

◇ 김혜민> 이것은 새로운 담론이고, 해야 할 이야기가 진짜 많아서요. 이것도 다음 달로 제가 미룰게요. 사실은 두 분이 인싸, BTS, 이런 트렌드만 잘 아시는 줄 알았더니 문화, 역사적 고찰과 지식이 굉장하시네요. 그래서 우리 이거 다음 달에 다시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토론 아니고 수다, 김헌식 문화평론가,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헌식> 네, 감사합니다.

◆ 윤덕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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