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NOW] “중국에서 우산 선물 안 돼, 필리핀에선 약속시간 안 지켜야 예의?”

[세계NOW] “중국에서 우산 선물 안 돼, 필리핀에선 약속시간 안 지켜야 예의?”

2019.04.16. 오전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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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NOW] “중국에서 우산 선물 안 돼, 필리핀에선 약속시간 안 지켜야 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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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지금은 글로벌 시대’

□ 방송일시 : 2019년 4월 16일 화요일
□ 출연자 : 강복정 한국건강가정진흥원 가족변화대응본부 본부장, 하승희 씨 (다누리콜센터 상담원, 베트남 출신)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이해를 돕고 함께 더불어 잘 살기 위해 마련한 코너죠. <지금은 글로벌 시대> 오늘은 한국건강가정진흥원 강복정 본부장과 함께하도록 하겠습니다. 본부장님, 안녕하세요. 

◆ 강복정 한국건강가정진흥원 가족변화대응본부 본부장(이하 강복정): 안녕하세요. 

◇ 전진영: 저도 아이를 키우면서 저희 아이랑 친한 친구가 다문화가정 아이거든요. 그래서 지난번에 한 번 학부모 모임에서 만난 적이 있었는데, 물론 대화는 잘 통하지만 그 부분을 좀 조심하게 되더라고요. 아무래도 문화적인 차이가 있을 테니까 이 문화적 차이를 어떻게 하면 잘 이해하고 대화할 수 있을까. 그 부분이 항상 고민이었는데,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의 문화가 달라서 의사소통이 잘 안 되는 경우들이 종종 있죠. 어떤 경우들이 있을까요?

◆ 강복정: 여러 가지 문화가 다를 수도 있는데, 특히 사람이 만나면 인사를 하게 되잖아요. 요즘에 세계여행이 되게 잦은데 여행 갈 때 간단한 인사말이나 인사법 정도는 알아두는 게 굉장히 유용할 거예요. 한국에서 만나는 외국인들도 그렇고. 고개를 숙이는 인사도 있고 악수나 볼에 뽀뽀하거나 또 껴안는 스킨십 하는 인사 형태도 있지만, 반대도 있어요. 스킨십이 예의가 아니거나, 남자가 여자에게 함부로 인사해서는 안 되거나, 또 아이들에 대해서 인사하는 방법도 우리 문화와 다른 경우가 많이 있는 것 같아요. 또 사람을 만나면 인사도 하지만 음식을 먹게 되잖아요. 저 같은 경우는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 분들과 일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사과를 깎아먹으려고 칼이랑 접시를 가지고 와서 깎는데, 사과 껍질을 칼끝을 바깥쪽으로 해서 깎는 거예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과일을 깎을 때는 칼날을 안쪽으로 해서 돌려가면서 깎는 거라고 배웠거든요.

◇ 전진영: 보통 그렇게 깎죠.

◆ 강복정: 예, 그런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반대로 깎아서 왜 그러냐고 그랬더니 본인이 칼을 다치지 않게 하려고, 그 나라에선 다 그렇게 하더라고요. 그래서 베트남뿐만 아니라 캄보디아나 여기서 오신 분들도 그런 경우가 대부분이더라고요.

◇ 전진영: 정말 사소한 부분이지만 문화적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저희가 이 시간 3주 동안 총 9개 나라와 대한민국의 생활습관, 그런 것들을 비롯해서 문화 차이에 대해서 알아보는 재미있는 시간을 준비해봤습니다. 그래야 우리가 이웃에서 다문화 이웃을 만날 수도 있는 거고, 다문화가족들을 만났을 때 서로 문화에 대해서 잘 몰라서 실수하는 일이 좀 줄어들 것 같아요.

◆ 강복정: 혹시 순대 드실 때 뭐 찍어 드세요?

◇ 전진영: 저는 가장 크게는 떡볶이 국물을 찍어먹고, 보통 순대를 사면 소금을 같이 주시죠.

◆ 강복정: 네. 한국에서도 지역마다 문화 차이가 있거든요. 저희가 지금 다른 나라 문화를 이야기하지만, 순대를 먹을 때 경상도에서는 쌈장에 먹고, 전라도에서는 초장에, 서울에서는 소금이나 새우젓 같은 걸 찍어먹거든요. 정말 사소한 것이지만, 지역마다 음식문화도 굉장히 차이가 있고, 이런 문화도 점점 또 시대나 상황에 따라서 변해가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저도 제주도 출신이지만 서울에 와서 산 지 오래됐기 때문에 많은 경우 서울 문화처럼 따라가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오늘 다루는 사례들은 외국에서 오신 분들이 각자 겪은 사례이기 때문에 아마 청취자분들이 만나는 사례들하고 조금씩 다를 수도 있어요. 그건 참고로 말씀드립니다.

◇ 전진영: 예를 들어드리면 아마 좀 도움이 많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 저희가 배워볼 나라가 중국·베트남 그리고 필리핀입니다. 먼저 중국 이야길 해보겠습니다. 이건 정말 중국 출신의 다문화가족을 아시는 분들은 꼭 알아두셔야 할 것 같아요. 일단 식사문화가 다르더라고요?

◆ 강복정: 네. 중국에서는 식사를 남성분들이 많이 준비하세요. 시아버지가 며느리를 위해서 식사 준비도 하고, 남편이 아내를 위해서 준비도 하는 게 보편적인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요즘은 많은 경우는 아니지만, 대부분 많은 경우 그동안은 아내가 준비하고 남편이 같이 아이들과 식사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중국에서 오신 결혼이민자 분이 신혼 때 겪은 일이에요. 아마도 문화 차이를 잘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겪은 일인데. 남편분이 식사를 마칠 때까지 끝까지 같이 앉아있지 않는다는 이유로 너무 크게 화냈다는 거예요. 한국에서는 처음에 식사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같이 앉아있는 게, 다 식사가 끝나도 내가 끝나도 있는 게 예의잖아요. 그런데 중국은 전혀 아닌 거죠. 이미 성평등이나 이런 부분의 의식도 굉장히 높기도 하고, 그런 면에서 한국과 굉장히 다른데 너무 많이 화를 냈기 때문에 그때 언어도 잘 안 통하는 상태에서 섭섭한 마음이나 이런 걸 잘 풀어내기도 어렵고. 그런 게 결국 저희 다문화가족 지원센터에서 가족교육이나 상담을 통해서 이뤄지는 일도 이렇게 문화 차이가 있고, 그것에 대해서 서로 이해하고, 결국 문화 차이에 대한 이해나 인정하는 부분이 가정생활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 전진영: 네, 정말 중요한 부분일 것 같아요, 말씀해주신 걸 들어보니까. 그리고 출산을 만약에 한국에서 중국인들이 하게 된다면, 우리는 출산하면 보통 산후조리로 미역국을 무조건 먹어야 한다는 게 있잖아요. 그런데 중국은 좀 다르죠?

◆ 강복정: 네, 중국은 미역국을 잘 먹지 않고요. 족발이나 닭고기 요리를 많이 해먹는다고 해요. 그리고 또 아이가 태어나면 잡귀를 물리친다고 해서 복숭아나무를 이용해서 아주 작은 나무칼을 만들어서 아이의 목에 걸어주기도 하고요. 또 복을 상징하는 빨간색으로 아이의 배냇옷이나 기저귀 커버를 만드는데, 한국은 빨간색으로 하지는 않잖아요.

◇ 전진영: 베냇저고리는 흰색이라고 생각을 많이 하는데.

◆ 강복정: 네. 그리고 출생 후 한 달 되는 날, 아이의 머리카락을 잘라서 베갯속에 넣어두면 귀신을 쫓아낸다는 풍습이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방법은 다르지만 한국에서도 비슷한 것들이 있는데, 저도 제주도가 고향인데 제가 아이를 낳았을 때 친정어머니가 마늘을 아이 베개 밑에 넣어두시더라고요. 그래서 그 부분도 제주도라고 해서 다 똑같지는 않은 것 같아요.

◇ 전진영: 그렇군요. 그리고 이번에는 저희가 필리핀 이야기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건 진짜 저도 처음 알았는데요. 우리나라는 임신을 하면 임신 과정을 일부러 추억을 남긴다는 의미로 주수에 맞춰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그리고 만삭사진을 꼭 필수로 찍는 경우도 있고 굉장히 많은데요. 필리핀에서는 임신했을 때 사진을 찍지 않는 풍습이 있나요?

◆ 강복정: 네. 초창기에 한 10년 전에 다문화가족 지원센터나 이런 곳에서 결혼이민자 분들이 모여서 교육도 하고 다양한 프로그램도 하는데, 보통 기념사진을 모여서 찍잖아요. 그런데 필리핀 분들이 임신하신 분들은 사진을 안 찍고 옆에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이유를 여쭤봤더니 임신한 분들은 사진 찍을 때 아이의 혼이 나간다고 해서 사진을 안 찍는다고 하더라고요.

◇ 전진영: 진짜 이 부분은 우리가 꼭 알아봐야 할 것 같아요.

◆ 강복정: 네, 강요해서 사진을 찍거나 이렇게 하면 안 될 것 같아요.

◇ 전진영: 사진 안 찍는다고 이상하게 보실 게 아니라, 그런 의미에서 사진 찍지 않는다는 것 생각하셔야 할 것 같고. 그리고 필리핀 분들과 만날 때는 약속 시간보다 조금 늦는 게 예의인가요?

◆ 강복정: 네. 필리핀에서는 약속시간에 조금 늦게 오는 게 예의인데, 한국은 5~10분 전에 오는 게 예의잖아요. 정 반대인데. 보통 집에 초대하는 경우 초대자의 준비시간을 배려해서 10~30분 정도 늦게 오는 경우도 있고, 또 아주 특별한 손님이 올 때는 오히려 더, 2시간 정도 늦게 가는 게 예의라고 합니다. 그리고 집에 방문했을 때 소품들이, 새로 산 어떤 소품 같은 것, 이런 거 칭찬하면 그걸 갖고 싶어 한다는 메시지로 받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소품에 대한 칭찬도 하면 안 될 것 같아요.

◇ 전진영: 그렇군요. 사소한 부분이지만 우리가 꼭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저희가 일상생활에서 꼭 알아둬야 할 국가별 생활문화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고요. 지금 중국, 필리핀의 문화를 저희가 간략하게 전해드렸고, 이번에는 베트남 이야길 알아볼 텐데. 좀 더 생생하게 입장을 전해드리기 위해서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이주해온 분의 이야기를 한 번 직접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누리콜센터 상담원으로 지금 일하고 계시는 하승희 씨, 전화로 연결해서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하승희 씨(이하 하승희): 안녕하세요. 저는 베트남 출신 하승희입니다. 반갑습니다.

◇ 전진영: 반갑습니다. 한국에 오신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 하승희: 저는 한국에 온 지 15년째입니다.

◇ 전진영: 15년째. 결혼 하셨나요?

☎ 하승희: 네, 저는 결혼한 지 15년째이고 자녀 2명 있습니다.

◇ 전진영: 그러시군요. 그럼 한국에서 오래 생활해오셨기 때문에 한국과 문화나 생활습관이 달라서 애를 먹는 경우도 있으셨을 것 같은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어떤 일이 있으셨을까요?

☎ 하승희: 네, 가장 기억 남는 일은요. 베트남에서는 살아 있는 사람에게 절하지 않는데 결혼식 때 남편이 저에게 시부모님께 절하라고 했을 때 많이 당황스러웠습니다. 저희 부모님도 마찬가지로 남편이 부모님에게 갑자기 절을 하니 몹시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베트남에서는요. 부모님 앞에서라도 며느리가 할 말 있거나 의견이 있으면 말할 수 있는데요. 한국에서는 무조건 네라고만 대답하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면요. 그게 버릇없고 말대꾸 한다고 생각하기에 입국 초기에 문화 차이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인사 문화도 베트남에서는 그냥 얼굴 보고 인사하고, 같이 사는 가족에게 여러 번 인사하지 않는데요. 한국에서는 머리를 숙이고 인사해야 하고, 같이 사는 가족에게도 여러 번 인사해야 해서 그것 때문에 더 많이 고생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그리고 아이를 지금 기르고 계시다고 하니까요. 아이를 출산한 다음에 한국 문화 때문에 힘든 적도 있으시다고 들었거든요.

☎ 하승희: 네, 네. 사실 베트남에서도 모유수유 위해서는 출산 후에 맵고 신 음식 먹지 않습니다. 산후조리도 최소 한 달에서 최대 3개월 동안은 하는데요. 집안에서 집안일 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지 않는 것은 한국과 비슷하고요. 하지만 친정이 외국에 있다 보니까 산후조리를 하지 못해서 힘들다는 하소연을 친구들에게 많이 받습니다. 저는 힘든 점이라기보다는 제가 가장 놀라웠던 점은 백일잔치였어요. 한국에서는 아기 태어난 지 100일을 중요하게 여겨서 잔치하는데, 베트남에서는 태어난 지 한 달을 가장 중요한 날로 생각해서 잔치해요. 그런데 베트남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49일, 100일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아이가 태어나면 100일은 챙기지 않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한국에서 오랜 기간 지내셨기 때문에 잘 지금 적응하고 계시기 때문에 다른, 지금은 많이 적응하셨겠지만 여전히 다른 문화 때문에 달라서 생기는 오해나 어려움을 겪는 분들도 지금 많으실 테니까요. 지금 한국에 살면서 몸소 체험해온 분으로써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간단하게 부탁드리겠습니다.

☎ 하승희: 네. 다양한 국적과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면 무엇보다도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다름을 존중하는 상호 교류와 이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 이주할 계획이 있으신 분은 한국에 오기 전에 한국 문화에 대해서 충분히 알아보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 전진영: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하승희: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다누리 콜센터의 베트남 출신 상담원, 하승희 씨와 이야기 나눴고요. 저희 시간 관계상 본부장님과도 여기서 인사 나눠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강복정: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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