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로 배우는 연애] 일심동체 NO! '이심이체' YES!

[귀로 배우는 연애] 일심동체 NO! '이심이체' YES!

2019.04.01. 오후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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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로 배우는 연애] 일심동체 NO! '이심이체' 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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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대담 : 장재숙 동국대학교 교수

[귀로 배우는 연애] 일심동체 NO! '이심이체' YES!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 환절기 감기에 걸렸을 땐,
배숙이 최고구요.
만성피로, 원기회복엔 누룽지 닭백숙만 한 게 없죠.
사랑 때문에 울고 웃고, 사랑 때문에 고민이라면,
이 세상 수많은 '숙' 중에 저는 이 분을 추천합니다. 장.재.숙.

남녀노소 모든 이들을 위한 사랑학 특강! 매주 월요일,
<귀로 배우는 연애>
동국대학교 장재숙 교수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지난 주, 교수님의 목소리 때문에 ‘우리 색시보다 목소리가 더 예쁘다.‘, ’애교 목소리에 넘어갔다.‘ 이런 문자들이 정말 많이 왔었거든요. 이번 주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어떤 주제로 얘기해보면 좋을까요?

장재숙 교수(이하 장재숙) : 오늘은 ‘사랑과 집착’에 대해서 얘기해 보려고 해요.

조현지 : 그런데 제 주변에만 봐도 ‘집착도 사랑이야!!!’라고 말하는 분들도 참 많거든요. 정말 집착도 사랑의 범주 안에 들 수 있는 건가요?

장재숙 :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아요. 애초에 ‘상대에게 관심이 없다면, 집착할 일이 뭐가 있겠나, 관심 있으니까 집착도 하는 거지‘ 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런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집착은 오히려 상대를 멀리 떠나게 만드는 지름길입니다. 요즘은 상대가 나에게 집착하는 느낌이 들면 마음이 식는다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연애관계를 오래도록 유지하고 싶다면, 사랑과 집착을 정확히 구분하는 게 필요하겠죠.

조현지 : 그렇군요. 그런데 ‘사랑과 집착’을 구분하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어디까지가 사랑의 표현이고, 어디서부터가 집착인지 좀 더 쉽게 설명이 가능할까요?

장재숙 : 한 가지 사례를 들어 설명해 볼게요.
이 사례를 잘 들으시고, 이야기 속 남자의 행동이 ‘사랑’의 표현인지, 아니면 ‘집착’인지 여러분도 한 번 생각해보세요.
장거리 연애 중이던 커플! 어느 날, 여자 친구는 ‘헤어지자’는 통보와 함께 그 이유로 다음과 같이 말했어요. “당신은 지금 나를 사랑하는 게 아닌, 나에게 집착을 하고 있는 것” 남자 ‘교수님, 사랑과 집착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라고 저에게 묻더라고요. 좀 더 자세한 상황을 들어보니, 워낙 거리가 멀어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것조차 어려웠고. 그런 이유로, 만남이 있는 날에는 여자에게만 집중하고 싶었다고 해요. 예를 들면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 한 순간도 그녀의 눈길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자신의 무릎에 앉은 상태로 이동했다고 해요.
자~이 상황만 봤을 때 여러분은 이 남자의 행동을 ‘집착’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사랑’의 표현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장재숙 : 여기서 남자는 ‘사랑의 표현’이라고 했고, 여자는 ‘집착’이라고 했습니다.

조현지 : 똑같은 상황인데.. 한 사람은 ‘사랑’이라는 표현을, 다른 한 사람은 ‘집착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네요.

장재숙 : 네~ 사랑을 표현할 때 아무리 내 의도가 좋은 것이라 해도 상대가 부담을 느끼거나 불쾌감을 경험할 수 있는 행동이라면, 그건 더 이상 사랑의 표현이라고 보기 어려운데요. 사랑과 집착의 기준은 어떤 특정 행동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지금 보신 것처럼 같은 행동이라도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인데요. 중요한 건, 행동이 무엇이든 나의 행동을 상대도 유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인 거죠. 상대가 그 행동을 불쾌하게 생각한다면, 주의가 필요해요. 만약, 상대의 불쾌함이나 부담감을 알게 된 상태에서도 계속해서 요구한다면, 그건 사랑이 아닌 집착이고, 더 나아가 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조현지 : 듣고 보니, 정말 그러네요. 흔히 연애를 시작하면 ‘나’와 ‘너’가 만나 ‘우리’가 된다고 표현하잖아요. 부부는 ‘일심동체’ 라는 말도 그렇고. 어떻게 보면, 이 과정에서 집착이라는 게 생겨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이제 ‘우리’가 된 거니까 서로의 모든 걸 다 알고 있어야 한다? 뭐 그런 식으로.

장재숙 : 연애를 시작하면 ‘우리’가 되어야 하는 건 맞아요. 그런데 중요한 건 ‘나’도 있고, ‘너’도 있는 상태에서 ‘우리’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겁니다. 만약, ‘나’와 ‘너’를 지우고 ‘우리’만 만들어낸다면, 그건 잘못된 거죠. 결혼 후에도 부부는 일심동체가 아닙니다. ‘이심이체’죠. 두 사람 각자의 생활 위에 두 사람이 함께 공유하는 영역이 새로 생겨난 것뿐입니다.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연인간의 핸드폰 내용 공개’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오고가는데요. 기본적으로 상대가 원하지 않는다면, 공개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예요. 누구나 상대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부분은 충분히 있을 수 있으니까.

조현지 : 연애관계에서 한 사람이라도 집착을 보이면 연인 간에 신뢰가 깨지기 쉬울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집착 외에도 연인들 간의 신뢰를 깨는 상황들 어떤 게 있을까요?

장재숙 : 그 부분은 학생들과 의견을 나눠봤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게 ‘바람피우는 것’ 입니다. 또 이성문제로 거짓말을 하는 행위도 신뢰를 깨는 대표적인 행동이라고 볼 수 있죠.

조현지 : 그렇군요. 교수님이 나오신다고 하니까, 또 많은 분들이 문자 보내주시고 계신데요. 유독 눈에 띄는 내용이 있어서 읽어드릴게요.

청취자 문자>>>
지금 연애중인 남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데도 자꾸만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물론 지금의 여자친구도 너무 사랑하구요.
새로운 사람을 생각하면 그 나름대로 또 설렙니다.
이 감정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장재숙 : 정말 당황스러우실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런 상황을 경험해보신 분들이 적지 않을 겁니다. 다른 분들도 적어도 한 번쯤은 비슷한 경험 해 보셨을 텐데요. 감정이라는 건 내가 생각하는 것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때도 있으니까 충분히 그럴 수 있어요.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현재 연애중인 상대는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사람들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아니잖아요. 그저 지금까지 만났던 사람들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상대인 거죠. 애인을 만난 이후로 얼마든지 더 멋진 사람을 만날 수 있죠. 매일 길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스쳐 지나가잖아요. 그래서 얼마든지 눈에 들어오는 사람은 있을 수 있습니다. 단, 양다리를 걸치는 행위는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닌 건 아시죠?! 순간, 마음은 흔들릴 수 있지만, 그 마음을 확실하게 정리는 하셔야 합니다. 만약, 새로운 사람 쪽으로 마음이 확실히 기울고 있는 거라면, 지금 연인과의 관계를 정리한 후, 새로운 만남 갖기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그게 아니라면, 좀 더 내 옆에 있는 연인에게 마음을 쓰셔야겠죠.

조현지 : 끝으로 오늘 코너 시작할 때 교수님께서 집착은 오히려 상대의 마음을 멀어지게 한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렇다면 반대로 상대를 곁에 오래 두고 싶을 땐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장재숙 : 집착으로부터 벗어나는 거죠. 여러분도 한 번쯤 들어보셨을 텐데요. 그런 말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곁에 두려거든, 그 사람에게 자유의 날개를 달아주어라’ 오히려 자유를 주는 겁니다. 그만큼 어딜 가든, 누구와 무엇을 하든 상대를 믿는다는 걸 보여주는 거죠. 누구든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 가까이 있고 싶어 하지 않을까요?!

조현지 : 지금까지 남녀노소 모든 이들을 위한 사랑학 특강!
<귀로 배우는 연애> 동국대학교 장재숙 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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