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보이도 사랑한 커피...'커피사회' 대한민국

모던보이도 사랑한 커피...'커피사회' 대한민국

2019.01.06. 오전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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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루에 커피 얼마나 드십니까?

아침에 한 잔, 점심 먹고 또 한 잔을 마시는 분들이 많을 정도로 어느덧 커피는 우리의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는데요.

1920-30년대 모던보이부터 현대인들까지, 많은 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온 커피의 지난 세월을 살펴봤습니다.

보도에 이지은 기자입니다.

[기자]

"뜨거운 물에 우려낼 때는 은은한 향을 내면서 가비만의 고소한 향이 납니다"

우리나라의 첫 커피 애호가로 알려진 사람은 바로 고종 황제입니다.

러시아공사관에 피신한 것을 계기로 커피를 접한 고종은 덕수궁 정관헌에서 다과와 함께 커피를 즐겼습니다.

1925년 세워진 서울역에 자리잡은 국내 최초의 서양식 레스토랑 '그릴'.

모던보이와 모던걸들이 커피를 마셨던 바로 그 공간에서 사람들이 커피를 맛봅니다.

[오성애 / 성남시 분당구 : 어느 순간부터 이게 왜 내 입에 배어버렸는지 모르겠는데요. 끊을 수 없는 그런 맛이고 그냥 음료수같이, 어릴 때 보리차 먹듯이 지금 커피를 계속해서 마시는 것 같아요.]

1930년대 다방은 천재작가 이상 등 모더니스트 예술가들이 교류하는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이상이 그린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삽화 속 커피잔과 원산지 표시를 통해 직접 다방을 차리기도 했던 이상의 커피에 대한 관심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커피는 미군 배급품과 구호품을 통해 퍼져나가며 기호식품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1970년 처음 생산된 한국식 인스턴트 커피는 편리함에 힘입어 큰 인기를 얻었고, '벽다방'으로 불린 자판기 커피도, DJ가 신청곡을 틀어주던 음악다방도 시대를 풍미했습니다.

[전미연 / 문화역서울284 팀장 : 오늘날 커피는 단순히 그냥 음식이 아니라 기호식품 이상의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고, 또 그렇기 때문에 이 커피를 통해서 우리 일상에 얼마나 커피들이 담겨있는지 이러한 이야기를 이 전시를 통해서 담아내고 싶어서….]

120여 년 전에 들어와 이제는 우리 삶 깊숙한 곳에 녹아든 커피.

오늘도 사람들은 커피 한 잔과 함께 바쁘고 지친 삶 속에서 잠깐의 여유를 찾습니다.

YTN 이지은[jelee@ytn.co.kr]입니다.


■ 전시정보 : 커피사회 2월 17일까지, 문화서울역 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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