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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현석 / 엘본더테이블 총괄셰프
[앵커]
반가우시죠? 오늘 저희 초대손님이 최현석 셰프입니다.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앵커]
어떻게 뉴스에 나오시기로 결심을 하셨습니까?
[인터뷰]
어쨌든 요리사로서 뉴스에 나와서 뭔가 얘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되게 영광이고 감사하게 생각해서 불러주셔서 나오게 됐죠.
[앵커]
저희가 뉴스에 최현석 셰프를 모실 수 있게 돼서 저희가 영광입니다. 아마 시청자 여러분께서 굉장히 반가워하실 것 같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앵커]
방송 많이 하시죠?
[인터뷰]
네. 적지 않게 하는 편인 것 같습니다.
[앵커]
일주일에 며칠씩 방송을 하십니까?
[인터뷰]
그런데 TV에서 매일 나오니까 저 사람은 요리 안 하고 만날 방송만 한다고 생각하시는데.
[앵커]
매일 정도가 아니라 하루에도 몇 번씩...
[인터뷰]
재방송이 많이 돌리기도 하고요. 그리고 한 번 촬영을 하면 2주씩 쓰는 방송도 있고요. 방송으로 빼는 시간 같은 경우가 많으면 5, 6일? 현재 요즘 같은 경우는 한 달에 4~5일 정도 그렇게 빼고 나머지는 거의 매장에 붙어 있죠.
[앵커]
매장, 식당 말씀하시는 거죠? 그래서 저분은 저렇게 방송만 하시면 요리 연구는 언제 하시고 요리는 언제 하시나 싶었는데 그게 아니군요?
[인터뷰]
거의 출퇴근할 때 1시간 정도 운전을 할 때도 그렇고 제가 고난 주간이라고 있어요. 메뉴를 출시해 놓고 한 일주일을 딱 쉬다가 그 외에는 계속 메뉴 생각하고 만날 뭐하고 메뉴하고 연결하고 셰프의 숙명이기도 한데 계속 음악가들이 음악을 작곡하는 것처럼 요리사는 메뉴가 계속 돌아야 살 수 있으니까 계속 그렇게 살죠.
[앵커]
메뉴를 항상 창조해야 하는 거군요?
[인터뷰]
영역이 다르긴 한데 저 같은 경우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게 방법이기 때문에 메뉴 생각만 하고 사는 것 같아요.
[앵커]
그냥 있는 메뉴를 잘 만드면 되는 거 아닙니까? 꼭 새로운 게 있어야 하나요?
[인터뷰]
그러니까 음식이라는 게 문화이기 때문에 진짜 진정성 있는 전통적인 맛을 잘 계승해서 살려주시는 분들이 계셔야 되고요. 또 새로운 것을 시도를 하는 사람이 같이 있어야 되거든요.
그래서 매일 같은 걸 먹으면 또 지겹기도 하고. 그런데 정통적인 그 맛을 잘 살리는 분들이 있어야 새로운 것도 가치가 있고 이런 새로운 것들이 있어야 정통도 또 가치가 있기 때문에 문화는 다양해야 되거든요. 그래서 계속 개발을 하는 거죠.
[앵커]
최현석 셰프의 강점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쪽에 강점이 있는 거군요?
[인터뷰]
네, 저는 그런 쪽에. 제 역할은 음식에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게 제 역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900가지 넘게 새로 만드셨다면서요?
[인터뷰]
천몇백 가지 인데요. 그런데 한 2년 전까지 천몇백 가지를 만들었었는데 그때는 갯수에 대해서 자부심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제가 21년 하면서 갯수만 많으면 뭐하냐, 진짜 진정성 있고 좋은 게 많아야지 그래서 한 2년 전부터는 새로 개발한 메뉴는 세지 않는데 아마 다 합치면 천오륙백 정도는 되지 않을까.
[앵커]
지금 자랑하시는 거죠?
[인터뷰]
죄송합니다.
[앵커]
지금 저희가 보여드리고 있는 것들인데 그러면 그런 것들이 어디까지를 창작이라고. 문득 드는 궁금한 게 기존에 하고 있었던 것에서 조금만 바꿔도 그것도 창작이라고 할 수 있는 건지.
[인터뷰]
그러니까 같은... 예를 들어서 생선 카르파치오다. 그런데 레몬드레싱인데 드레싱을 간장드레싱으로 바꾸면서 그것을 개발했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고요.
그다음에 식재료를 바꾸고 소스가 똑같다고 해서 다른 요리라고 할 수는 없는데 좀더 새로운, 여기에서 똑같이 조합해서 바꾼 것 말고 먹는 방법이나 모양이라든지 완전히 달라지는 것들 그런 것들을 개발했다고 얘기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면 한 번 개발해 놓은 것을 계속 또 만드시고 하는 겁니까? 아니면 한 번 개발했는데 한 번만 만들고 안 하는 것도 있나요?
[인터뷰]
예전에는 매달 세트 메뉴를 바꾸면서 한 30여 가지를 매달 개발해서 만든 것을 버리고 새로 개발했거든요.
그런데 지금 10년 가까이 해 오니까 정말 죽을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거의 공부를 또 해도 부족해서 예전에 했던 메뉴들을 한 달만 쓰고 버렸던 메뉴들을 다시 리뷰를 하다 보니까 좋은 메뉴들이 많아요.
거기에 제가 생각해냈던 아이디어라든지 또 발전된 요리기법을 다시 해서 재해석해서 내는 요리들, 이런 것도 요즘은 되게 재미있게 작업하고 있거든요.
[앵커]
온고지신이군요. 옛날 것을 다시 꺼내서 보니까 다시 새로워 보이고.
[인터뷰]
제 나름대로는 계속 욕심으로 새로운 것을 하겠다고 했는데 남들은 재탕한다고 하는데 예전에 연출했던 것보다는 좀더 완성도 있게 그런 작업도 의미가 있는 것 같더라고요.
[앵커]
그러면 이런 새로운 작품을 개발하고 창조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과거에 썼던 거 말고 또 어떤 영감을 얻는 다른 것들이, 책이라든가 다른 게 있습니까?
[인터뷰]
책, 공부 그리고 다른 셰프들의 요리에서도 그리고 전혀 다른 영역의 요리에서도. 떡볶이를 먹을 때 예를 들어서 이상한 채소를 하나 썼는데 낯설지 않은 채소였는데 거기에서 다른 향이 난다든가 하는 것들을 여기에 고추장을 초콜렛하고 섞어서 단맛을 냈는데 그런 요소가 괜찮으면 갖고 와서 그걸 아이스크림으로 바꾼다든지 이런 시도를 많이 해 보는 거죠.
[앵커]
저같이 문외한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미각의 수준이 높지 않은 사람의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음식을 그냥 맛있게 해도 맛있게 먹는데 예를 들면 과일은 구워서 내기도 하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하시는데 그게 뭔가 독특한 맛이 나기는 하는데 안 구웠을 때 과일이 더 맛있는 것 아닌가, 그런 의문도 가끔 들거든요.
[인터뷰]
재료는 재료 자체의 풍미를 느낄 수도 있는데 그러면 세상의 모든 요리는 생식이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요리사들이 있어서 이 재료하고도 섞어 보고 그리고 굽거나 삶거나 찌거나 갈거나 이렇게 해서도 만들어보니까. 그래서 새롭게 여러 가지로 재료 하나로 다양한 맛을 볼 수 있게 그렇게 해 드리는 게 셰프들에게 필요한 역할인 거죠.
[앵커]
그거 하실 때 행복하세요?
[인터뷰]
정말 예전에는 행복했는데 이게 강박관념을 갖고 계속 하다 보니까 힘들기도 하는데요. 역시 그 와중에 엄청난 요리가 탄생할 때, 특히 요즘 같은 경우는, 예전에는 한 번 만들어보고 출시를 했는데 요즘에는 요리 한 번해도 온도를 30번씩 해 보거든요. 온도를 다르게 시간을 다르게 해서 그럴 때 결과가 멋있게 나오면 정말 기쁘죠. 너무 흐뭇하고.
[앵커]
그게 온도가 80도냐, 79도냐에 따라서 맛이 다르게 나옵니까?
[인터뷰]
1도 차이는 그렇게 필요가 없는데 5도 차이씩 해서 8시간, 12시간, 24시간, 72시간 이렇게 해 봐요, 테이스팅을. 그러니까 단백질인데 닭살은 하얀데 소고기는 붉잖아요.
그것을 다르게 계속 해 보면 식감이 다 다르게 나오고 향이 다르게 나오고 그런 것들이 있는데 그런 시도들을 해서 제일 좋은 걸 찾아내죠.
[앵커]
최현석 셰프께서 20년 동안 만들어낸 천 수백 가지, 셀 수가 없는 그 창조물 중에 제일 마음에 드는 최고는 어떤 건가요?
[인터뷰]
아무래도 제가 스승님의 요리를 하다 처음 했던 게 차가운 파스타거든요. 지금은 냉파스타가 그렇게 익숙하지 않은데 9년 전, 10년 전에는 차가운 파스타는 혁신이었거든요. 스스로도 만족해하고 저를 상징하는 제일 좋은 메뉴라고도 생각합니다, 첫 작품.
[앵커]
지금도 가끔?
[인터뷰]
지금도 가끔 외국인들이 오거나 했을 때 해 주면 반응이 되게 좋고요. 거기서 파생된 차가운 파스타들이 많아서 차가운 파스타가 제 시그니처 메뉴 중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제 전국민이, 제가 보기에는 거의 모든 국민들이 최현석 셰프의 얼굴을 알 것 같은데 어떻게 달라졌나, 인생이 달라졌는지 또 행복해졌는지 궁금합니다.
[인터뷰]
일단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셔서 너무 감사하고요. 제일 좋은 건 제가 어떤 요리를 하는지 숨어서 하는 게 아니고 만들어놓으면 많은 분들이 경험하러 오셔서 제 요리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제일 고마운 것 같고요.
하나는 가족들하고 조용히 시간을 보낸다든가 그런 것도 어렵고 아무래도 말 한마디 한마디도 조심하게 되고요. 운전도 거칠게 하다가 굉장히 새색시처럼 마음이 차분하게 조용히 하게 되고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앵커]
좋은 점이 대부분이네요, 보니까?
[인터뷰]
감사한 점도 있고 힘든 점도 굉장히 많죠. 제약이 있는 부분도 있고요.
[앵커]
가족들은 좋아하십니까?
[인터뷰]
좋아하는 부분이 있고 힘들어하는 부분도 있고요. 여행을 갔을 때 와이프랑 여행을 갔는데 둘이 해외 여행에서 조용히 걸어다니는데. 약간...
[앵커]
따님인가요?
[인터뷰]
큰딸입니다.
[앵커]
몇 살인가요?
[인터뷰]
고등학교 2학년입니다.
[앵커]
고등학교 2학년이요?
[인터뷰]
아이들이 되게 좋아해요, 아빠가 요리사고. 여러분들이 알아봐주시는 걸 좋아하고. 가족들은 방해받는 게 있어서 그런 것들은 와이프는 조금 힘들어할 때도 있고요.
[앵커]
혹시 따님도 그 길로 가겠다는 생각이 있습니까?
[인터뷰]
그런 얘기도 있는데 안 했으면 좋겠어요. 육체적으로 굉장히 힘든 일이고요. 그리고 아무래도 딸이기 때문에 딸의 인생을 마음대로 결정하면 안 되겠지만 딸은 굴곡 없이 편안하게 행복하게만 살았으면 좋겠거든요.
그런데 이게 약간 힘들고 굴곡이 있을 만한 여지가 많아서 안 했으면 좋겠죠. 그런데 본인이 하겠다면 저는 막는 편은 아니고요.
[앵커]
그러면 아버님도 호텔의 셰프셨지 않습니까?
[인터뷰]
네, 저희 아버님께서 호텔 총괄 셰프셨고요. 어렸을 때 보면 여러 개 레스토랑들이 있는데 거기 중앙 센터 키친의 셰프셔서 중앙 키친에서 놀고 그랬던 기억이 많이 납니다.
[앵커]
그래서 아버님께서도 아드님, 최현석 셰프가 셰프되는 것은 안 시킬 거다, 반대할 거다라고 하셨지만 되셨지 않습니까?
[인터뷰]
저희 형도 그렇고 20년 전쯤에는 요리사에 대한 인식이 엄청 좋거나 그러지는 않았거든요. 그랬는데 제가 달리 특별하게 잘하는 게 없어서 군대 제대하고 진로를 찾았을 때 가족들이 다 요리사이기 때문에 스며들어가듯이 요리를 시작했죠. 틈이 딱 보인 데가 요리사였던 것 같아요, 그때.
[앵커]
그래도 어릴 때부터 그게 좋아보였으니까 그렇게 하신 거겠죠.
[인터뷰]
그런데 결국 가업을 잇게 된 거고. 뭔가 요리사 집안 만의... 저는 몰랐는데 나중에 알았던 게 미각, 후각이 예민하거든요.
그리고 아버님이 또 미술쪽에 재주가 많으셔서 그런 것들을 다 물려주셨는데 그게 요리에 아주 큰 도움이 됐습니다.
[앵커]
이탈리아 음식이 주 전공이신데 스타일로 봐서는 이탈리아에 한 20번 정도는 가셨을 것 같은데 최근에 처음 가셨다면서요?
[인터뷰]
요리를 이탈리안으로 시작해서 계속 배웠는데 10년 넘게 배웠는데. 사실 이탈리아 요리에 큰 뜻을 두고 배운 게 아니고 직장생활로 시작해서 그냥 직장생활이기 때문에 뭔가 거기에 다른 시간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최근 셰프끼리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프로그램 섭외 자체가 해외를 다니면서 경험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흔쾌히 승낙을 하고 이탈리아에 처음 가서 요리들을 먹어 보고 경험을 하게 됐죠.
[앵커]
그런데 요리라는 게 신토불이라고 해서 재료하고도 연관이 있는 거고 또 그 나라의 정서나 정신들도 녹아들어 있는 것이기도 하고. 그런데 이탈리아를 안 가보고도 이탈리아 음식을 잘 만들 수 있습니까?
[인터뷰]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해요. 실제로 가서 먹어보면 그러니까 재료의 차이도 있지만 거기에 상응하는 기술이라든지 그리고 지금 세계에서 못 구하는 재료들이 거의 없거든요.
지구 반대편에 있는 재료도 주문하면 내일 바로 올라올 수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저는 한국 셰프들의, 여기서 이탈리안이 익숙했는데 잘하는 분들, 현지와의 큰 차이. 오히려 또 요리 잘하는 한국의 레스토랑도 많이 있고요.
요리사를 하면서 세계의 많은 레스토랑을 다녀 보면 한국에서 프렌치를 하는 요리사들이 프랑스의 셰프들보다 낮다, 높다를 판가름하는 건 아니더라고요.
[앵커]
그러면 거꾸로 얘기하면 외국에 있는 요리사들이 한식을 우리만큼 또는 우리보다 더 잘 만들 가능성도 있는 거네요?
[인터뷰]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게 맛에 대한 센스 그런 것도 있기 때문에. 그런데 단 그들은 한식을 깊이 모르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진한, 전통적인 한식을 되살리는 것은 어려움이 있어도 한식을 재해석해서 만든 멋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앵커]
한식 세계화에 요즘에 굉장히 관심이 많다고 들었는데 저는 그게 궁금했거든요. 한식을 세계화하려면 우리 전통의 한식을 가지고 정면승부를 해야 되는 거냐. 아니면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춰서 많이 변주를 하는 것이 좋은 것이냐.
[인터뷰]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 게 한식은 건강에 좋고 무조건 좋다고 강요할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물론 우수한 음식이기도 한데 문화이기 때문에 문화란 다각적으로, 여러 모습으로 스며들어가서 거기에 관심을 갖게 되고 결국은 본류를 찾게 돼서 깊은 맛도 알게 되는데 그렇다고 해서 변형된 퓨전요리만 나가는 것도 아니고 시도를 그렇게 하는 게 맞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저희 같이 한식을 재해석한 요리도. 그런데 여기에 제가 뉴욕에서 이번에 보여줬던 요리 중에 간장 아이스크림을 만들어서 불고기 맛이 나는 아이스크림이거든요.
푸아그라 튀김 같은 걸 같이 곁들였는데 맛있다, 궁합이 맞는다. 간장불고기는 뭘까, 간장을 찾게 되고 불고기도 찾게 되고. 전통 자체를 알려야 되기 때문에 그런 것도 같이 전파가 돼야 된다고 생각해요. 한쪽으로 치중하지 않고.
[앵커]
한식하고 이탈리아 음식하고 모든 음식들에는 밑바닥에서 흐르는 공통점이 있습니까?
[인터뷰]
음식이라는 게 일단 맛을 볼 때 모두 공감하는 포인트가 있거든요. 짠맛, 신맛, 단맛 이런 것들을 잘 조합하면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들이 되는데 거기서 식재료가 파생되고 거기에서 많이 먹는 음식 문화 소스로 파생되는데 그런 코드를 잘 연결해서 분명히 맛의 공통점 코드들이 있거든요.
이탈리아만 해도 마늘을 굉장히 많이 먹어요. 저희도 굉장히 많이 먹는데 그리고 지형적으로도 비슷해서 비슷한 식재료도 있고요. 그런 데서 시작해서 보면 공통점도 많고 크게 이질적으로 섞이거나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앵커]
이탈리아 요리사가 한식을 세계화하신다고 하시니까 저희가 궁금해서 여쭤본 겁니다.
[인터뷰]
이탈리안 요리를 10년 넘게 하고 그런데 제 스승님이 계속 이탈리아 요리를 하시니까 나는 새로운 거 하다가 처음에는 일식하고 많이 접목을 했는데 나중에는 내가 왜 일식을 가지고 계속 연구를 할까.
나는 한국 사람인데, 한국 요리는 내가 더 깊이 있게 잘 아니까 이거를 만들어서 외국 사람들한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한식을 한번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실제로 깻잎이라든지 그런 것을 싫어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요리로 조합해서 시도를 하는데 오히려 그들의 마인드는 열려 있어서 그런 요리들을 굉장히 좋아하더라고요.
[앵커]
제일 자신 있게 하실 수 있는 한식 요리하고 외국인들 반응이 좋았던 건 어떤 건가요, 한식.
[인터뷰]
굉장히 많아서, 반응들이 좋았던 게 많아서... 최근에는 마카롱을, 마카롱이 단 맛이 있거든요, 겉에. 안을 바베큐한 돼지고기로 채워요.
그런데 마카롱은 우리가 과자처럼 생각하는데 요리로 만들었거든요. 그것을 먹으면 약간 달콤한 제육볶음 맛이 나는데 그것 반응이 요즘 또 좋더라고요.
[앵커]
인생에서 요리라는 게, 인생에서 음식이라는 게 어떤 의미일까요? 20년 한 우물을 파셨으니까 뭔가 일가견이 있으실 것 같은데.
[인터뷰]
그러니까 요리라는 건 사실 인간에게 가장 근본적으로... 먹는 것을 중지하면 죽잖아요. 그런데 그게 요리사가 있고 요리가 있기 때문에 굉장히 판타스틱하게 가치있게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니까 아까 처음에 말씀하신 대로 재료는 원래 그 자체가 맛있기는 한데 계속 다양하게 변화하고 만들어내기 때문에 더 좋아하게 되고 그 자체가 먹는 게 그냥 살기 위해서 먹는 게 아닌 즐기기 위해서 행복하기 위해서 먹는 그런 가치로 바꿔 주는 역할을 요리사가 하는 거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게 요리의 역할이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손님들이 와서 식사를 하실 때, 최현석 셰프의 음식, 창조작품들을 먹을 때 그 모습을 보면서 행복감을 느끼시겠네요?
[인터뷰]
그게 처음에 만든 메뉴를 출시했어요. 그러면 저희가 오픈 키친이기 때문에 서버가 서브를 할 때 보죠. 보고서 처음에 와, 예쁘다라는 입모양이 보이거든요.
입에 넣고 끄덕끄덕 하면서 입꼬리가 올라가면... 차분하게 내려가더라고요. 야, 됐어. 거기서 큰 보람을 얻는 것 같습니다. 그게 동기가 돼서 요리도 하고요.
[앵커]
그리고 말로도 칭찬을 해 주고 평가를 해 주고 그러면 더 기분이 좋죠?
[인터뷰]
네, 굳이 또 그렇게 만족도 있게 비운 접시로 표현해 주셔도 되는데 굳이 메시지를 남겨주시는 분들이 꽤 계세요. 환상적인 요리 감사합니다.
이 요리가 내 인생을 바꿔 놨어요, 이런 분들도 계시고요. 그럴 때마다 뭔가 전율을 느끼거나 월드컵 때 골 들어간 느낌 있죠, 역전골. 그런 짜릿함을 느끼죠.
[앵커]
최현석 셰프의 지금까지의 인생에서의 제일 기억나는 한 끼, 소울푸드는 어떤 거였나요?
[인터뷰]
저의 소울푸드는 어머님의 계란말이인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도시락을 싸기 시작했던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고등학교 때까지 1000번 중에 960번 정도를 그걸 싸주셨는데 질린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결혼을 하고 제가 어머니와 따로 살게 되면서 가끔 생각이 나고 어머니 집에 오랜만에 갈 때 계란말이 가끔 해 주시면 그때 생각이 나고 감사하게 먹죠.
[앵커]
아마 계란말이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추억이 하나씩은 있을 것 같은데 저도 지금 들으면서 저의 어머니 계란말이 추억 한자락이 떠올라서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하고요.
최현석 셰프에 대해서 재미있는 분인 걸 알고 있었지만 최현석 셰프의 음식에 대해서 좀더 저는 개인적으로 알게 된 시간이어서 좋았습니다. 오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인터뷰]
불러주셔서 고맙습니다.
[앵커]
감사합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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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반가우시죠? 오늘 저희 초대손님이 최현석 셰프입니다.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앵커]
어떻게 뉴스에 나오시기로 결심을 하셨습니까?
[인터뷰]
어쨌든 요리사로서 뉴스에 나와서 뭔가 얘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되게 영광이고 감사하게 생각해서 불러주셔서 나오게 됐죠.
[앵커]
저희가 뉴스에 최현석 셰프를 모실 수 있게 돼서 저희가 영광입니다. 아마 시청자 여러분께서 굉장히 반가워하실 것 같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앵커]
방송 많이 하시죠?
[인터뷰]
네. 적지 않게 하는 편인 것 같습니다.
[앵커]
일주일에 며칠씩 방송을 하십니까?
[인터뷰]
그런데 TV에서 매일 나오니까 저 사람은 요리 안 하고 만날 방송만 한다고 생각하시는데.
[앵커]
매일 정도가 아니라 하루에도 몇 번씩...
[인터뷰]
재방송이 많이 돌리기도 하고요. 그리고 한 번 촬영을 하면 2주씩 쓰는 방송도 있고요. 방송으로 빼는 시간 같은 경우가 많으면 5, 6일? 현재 요즘 같은 경우는 한 달에 4~5일 정도 그렇게 빼고 나머지는 거의 매장에 붙어 있죠.
[앵커]
매장, 식당 말씀하시는 거죠? 그래서 저분은 저렇게 방송만 하시면 요리 연구는 언제 하시고 요리는 언제 하시나 싶었는데 그게 아니군요?
[인터뷰]
거의 출퇴근할 때 1시간 정도 운전을 할 때도 그렇고 제가 고난 주간이라고 있어요. 메뉴를 출시해 놓고 한 일주일을 딱 쉬다가 그 외에는 계속 메뉴 생각하고 만날 뭐하고 메뉴하고 연결하고 셰프의 숙명이기도 한데 계속 음악가들이 음악을 작곡하는 것처럼 요리사는 메뉴가 계속 돌아야 살 수 있으니까 계속 그렇게 살죠.
[앵커]
메뉴를 항상 창조해야 하는 거군요?
[인터뷰]
영역이 다르긴 한데 저 같은 경우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게 방법이기 때문에 메뉴 생각만 하고 사는 것 같아요.
[앵커]
그냥 있는 메뉴를 잘 만드면 되는 거 아닙니까? 꼭 새로운 게 있어야 하나요?
[인터뷰]
그러니까 음식이라는 게 문화이기 때문에 진짜 진정성 있는 전통적인 맛을 잘 계승해서 살려주시는 분들이 계셔야 되고요. 또 새로운 것을 시도를 하는 사람이 같이 있어야 되거든요.
그래서 매일 같은 걸 먹으면 또 지겹기도 하고. 그런데 정통적인 그 맛을 잘 살리는 분들이 있어야 새로운 것도 가치가 있고 이런 새로운 것들이 있어야 정통도 또 가치가 있기 때문에 문화는 다양해야 되거든요. 그래서 계속 개발을 하는 거죠.
[앵커]
최현석 셰프의 강점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쪽에 강점이 있는 거군요?
[인터뷰]
네, 저는 그런 쪽에. 제 역할은 음식에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게 제 역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900가지 넘게 새로 만드셨다면서요?
[인터뷰]
천몇백 가지 인데요. 그런데 한 2년 전까지 천몇백 가지를 만들었었는데 그때는 갯수에 대해서 자부심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제가 21년 하면서 갯수만 많으면 뭐하냐, 진짜 진정성 있고 좋은 게 많아야지 그래서 한 2년 전부터는 새로 개발한 메뉴는 세지 않는데 아마 다 합치면 천오륙백 정도는 되지 않을까.
[앵커]
지금 자랑하시는 거죠?
[인터뷰]
죄송합니다.
[앵커]
지금 저희가 보여드리고 있는 것들인데 그러면 그런 것들이 어디까지를 창작이라고. 문득 드는 궁금한 게 기존에 하고 있었던 것에서 조금만 바꿔도 그것도 창작이라고 할 수 있는 건지.
[인터뷰]
그러니까 같은... 예를 들어서 생선 카르파치오다. 그런데 레몬드레싱인데 드레싱을 간장드레싱으로 바꾸면서 그것을 개발했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고요.
그다음에 식재료를 바꾸고 소스가 똑같다고 해서 다른 요리라고 할 수는 없는데 좀더 새로운, 여기에서 똑같이 조합해서 바꾼 것 말고 먹는 방법이나 모양이라든지 완전히 달라지는 것들 그런 것들을 개발했다고 얘기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면 한 번 개발해 놓은 것을 계속 또 만드시고 하는 겁니까? 아니면 한 번 개발했는데 한 번만 만들고 안 하는 것도 있나요?
[인터뷰]
예전에는 매달 세트 메뉴를 바꾸면서 한 30여 가지를 매달 개발해서 만든 것을 버리고 새로 개발했거든요.
그런데 지금 10년 가까이 해 오니까 정말 죽을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거의 공부를 또 해도 부족해서 예전에 했던 메뉴들을 한 달만 쓰고 버렸던 메뉴들을 다시 리뷰를 하다 보니까 좋은 메뉴들이 많아요.
거기에 제가 생각해냈던 아이디어라든지 또 발전된 요리기법을 다시 해서 재해석해서 내는 요리들, 이런 것도 요즘은 되게 재미있게 작업하고 있거든요.
[앵커]
온고지신이군요. 옛날 것을 다시 꺼내서 보니까 다시 새로워 보이고.
[인터뷰]
제 나름대로는 계속 욕심으로 새로운 것을 하겠다고 했는데 남들은 재탕한다고 하는데 예전에 연출했던 것보다는 좀더 완성도 있게 그런 작업도 의미가 있는 것 같더라고요.
[앵커]
그러면 이런 새로운 작품을 개발하고 창조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과거에 썼던 거 말고 또 어떤 영감을 얻는 다른 것들이, 책이라든가 다른 게 있습니까?
[인터뷰]
책, 공부 그리고 다른 셰프들의 요리에서도 그리고 전혀 다른 영역의 요리에서도. 떡볶이를 먹을 때 예를 들어서 이상한 채소를 하나 썼는데 낯설지 않은 채소였는데 거기에서 다른 향이 난다든가 하는 것들을 여기에 고추장을 초콜렛하고 섞어서 단맛을 냈는데 그런 요소가 괜찮으면 갖고 와서 그걸 아이스크림으로 바꾼다든지 이런 시도를 많이 해 보는 거죠.
[앵커]
저같이 문외한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미각의 수준이 높지 않은 사람의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음식을 그냥 맛있게 해도 맛있게 먹는데 예를 들면 과일은 구워서 내기도 하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하시는데 그게 뭔가 독특한 맛이 나기는 하는데 안 구웠을 때 과일이 더 맛있는 것 아닌가, 그런 의문도 가끔 들거든요.
[인터뷰]
재료는 재료 자체의 풍미를 느낄 수도 있는데 그러면 세상의 모든 요리는 생식이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요리사들이 있어서 이 재료하고도 섞어 보고 그리고 굽거나 삶거나 찌거나 갈거나 이렇게 해서도 만들어보니까. 그래서 새롭게 여러 가지로 재료 하나로 다양한 맛을 볼 수 있게 그렇게 해 드리는 게 셰프들에게 필요한 역할인 거죠.
[앵커]
그거 하실 때 행복하세요?
[인터뷰]
정말 예전에는 행복했는데 이게 강박관념을 갖고 계속 하다 보니까 힘들기도 하는데요. 역시 그 와중에 엄청난 요리가 탄생할 때, 특히 요즘 같은 경우는, 예전에는 한 번 만들어보고 출시를 했는데 요즘에는 요리 한 번해도 온도를 30번씩 해 보거든요. 온도를 다르게 시간을 다르게 해서 그럴 때 결과가 멋있게 나오면 정말 기쁘죠. 너무 흐뭇하고.
[앵커]
그게 온도가 80도냐, 79도냐에 따라서 맛이 다르게 나옵니까?
[인터뷰]
1도 차이는 그렇게 필요가 없는데 5도 차이씩 해서 8시간, 12시간, 24시간, 72시간 이렇게 해 봐요, 테이스팅을. 그러니까 단백질인데 닭살은 하얀데 소고기는 붉잖아요.
그것을 다르게 계속 해 보면 식감이 다 다르게 나오고 향이 다르게 나오고 그런 것들이 있는데 그런 시도들을 해서 제일 좋은 걸 찾아내죠.
[앵커]
최현석 셰프께서 20년 동안 만들어낸 천 수백 가지, 셀 수가 없는 그 창조물 중에 제일 마음에 드는 최고는 어떤 건가요?
[인터뷰]
아무래도 제가 스승님의 요리를 하다 처음 했던 게 차가운 파스타거든요. 지금은 냉파스타가 그렇게 익숙하지 않은데 9년 전, 10년 전에는 차가운 파스타는 혁신이었거든요. 스스로도 만족해하고 저를 상징하는 제일 좋은 메뉴라고도 생각합니다, 첫 작품.
[앵커]
지금도 가끔?
[인터뷰]
지금도 가끔 외국인들이 오거나 했을 때 해 주면 반응이 되게 좋고요. 거기서 파생된 차가운 파스타들이 많아서 차가운 파스타가 제 시그니처 메뉴 중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제 전국민이, 제가 보기에는 거의 모든 국민들이 최현석 셰프의 얼굴을 알 것 같은데 어떻게 달라졌나, 인생이 달라졌는지 또 행복해졌는지 궁금합니다.
[인터뷰]
일단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셔서 너무 감사하고요. 제일 좋은 건 제가 어떤 요리를 하는지 숨어서 하는 게 아니고 만들어놓으면 많은 분들이 경험하러 오셔서 제 요리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제일 고마운 것 같고요.
하나는 가족들하고 조용히 시간을 보낸다든가 그런 것도 어렵고 아무래도 말 한마디 한마디도 조심하게 되고요. 운전도 거칠게 하다가 굉장히 새색시처럼 마음이 차분하게 조용히 하게 되고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앵커]
좋은 점이 대부분이네요, 보니까?
[인터뷰]
감사한 점도 있고 힘든 점도 굉장히 많죠. 제약이 있는 부분도 있고요.
[앵커]
가족들은 좋아하십니까?
[인터뷰]
좋아하는 부분이 있고 힘들어하는 부분도 있고요. 여행을 갔을 때 와이프랑 여행을 갔는데 둘이 해외 여행에서 조용히 걸어다니는데. 약간...
[앵커]
따님인가요?
[인터뷰]
큰딸입니다.
[앵커]
몇 살인가요?
[인터뷰]
고등학교 2학년입니다.
[앵커]
고등학교 2학년이요?
[인터뷰]
아이들이 되게 좋아해요, 아빠가 요리사고. 여러분들이 알아봐주시는 걸 좋아하고. 가족들은 방해받는 게 있어서 그런 것들은 와이프는 조금 힘들어할 때도 있고요.
[앵커]
혹시 따님도 그 길로 가겠다는 생각이 있습니까?
[인터뷰]
그런 얘기도 있는데 안 했으면 좋겠어요. 육체적으로 굉장히 힘든 일이고요. 그리고 아무래도 딸이기 때문에 딸의 인생을 마음대로 결정하면 안 되겠지만 딸은 굴곡 없이 편안하게 행복하게만 살았으면 좋겠거든요.
그런데 이게 약간 힘들고 굴곡이 있을 만한 여지가 많아서 안 했으면 좋겠죠. 그런데 본인이 하겠다면 저는 막는 편은 아니고요.
[앵커]
그러면 아버님도 호텔의 셰프셨지 않습니까?
[인터뷰]
네, 저희 아버님께서 호텔 총괄 셰프셨고요. 어렸을 때 보면 여러 개 레스토랑들이 있는데 거기 중앙 센터 키친의 셰프셔서 중앙 키친에서 놀고 그랬던 기억이 많이 납니다.
[앵커]
그래서 아버님께서도 아드님, 최현석 셰프가 셰프되는 것은 안 시킬 거다, 반대할 거다라고 하셨지만 되셨지 않습니까?
[인터뷰]
저희 형도 그렇고 20년 전쯤에는 요리사에 대한 인식이 엄청 좋거나 그러지는 않았거든요. 그랬는데 제가 달리 특별하게 잘하는 게 없어서 군대 제대하고 진로를 찾았을 때 가족들이 다 요리사이기 때문에 스며들어가듯이 요리를 시작했죠. 틈이 딱 보인 데가 요리사였던 것 같아요, 그때.
[앵커]
그래도 어릴 때부터 그게 좋아보였으니까 그렇게 하신 거겠죠.
[인터뷰]
그런데 결국 가업을 잇게 된 거고. 뭔가 요리사 집안 만의... 저는 몰랐는데 나중에 알았던 게 미각, 후각이 예민하거든요.
그리고 아버님이 또 미술쪽에 재주가 많으셔서 그런 것들을 다 물려주셨는데 그게 요리에 아주 큰 도움이 됐습니다.
[앵커]
이탈리아 음식이 주 전공이신데 스타일로 봐서는 이탈리아에 한 20번 정도는 가셨을 것 같은데 최근에 처음 가셨다면서요?
[인터뷰]
요리를 이탈리안으로 시작해서 계속 배웠는데 10년 넘게 배웠는데. 사실 이탈리아 요리에 큰 뜻을 두고 배운 게 아니고 직장생활로 시작해서 그냥 직장생활이기 때문에 뭔가 거기에 다른 시간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최근 셰프끼리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프로그램 섭외 자체가 해외를 다니면서 경험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흔쾌히 승낙을 하고 이탈리아에 처음 가서 요리들을 먹어 보고 경험을 하게 됐죠.
[앵커]
그런데 요리라는 게 신토불이라고 해서 재료하고도 연관이 있는 거고 또 그 나라의 정서나 정신들도 녹아들어 있는 것이기도 하고. 그런데 이탈리아를 안 가보고도 이탈리아 음식을 잘 만들 수 있습니까?
[인터뷰]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해요. 실제로 가서 먹어보면 그러니까 재료의 차이도 있지만 거기에 상응하는 기술이라든지 그리고 지금 세계에서 못 구하는 재료들이 거의 없거든요.
지구 반대편에 있는 재료도 주문하면 내일 바로 올라올 수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저는 한국 셰프들의, 여기서 이탈리안이 익숙했는데 잘하는 분들, 현지와의 큰 차이. 오히려 또 요리 잘하는 한국의 레스토랑도 많이 있고요.
요리사를 하면서 세계의 많은 레스토랑을 다녀 보면 한국에서 프렌치를 하는 요리사들이 프랑스의 셰프들보다 낮다, 높다를 판가름하는 건 아니더라고요.
[앵커]
그러면 거꾸로 얘기하면 외국에 있는 요리사들이 한식을 우리만큼 또는 우리보다 더 잘 만들 가능성도 있는 거네요?
[인터뷰]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게 맛에 대한 센스 그런 것도 있기 때문에. 그런데 단 그들은 한식을 깊이 모르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진한, 전통적인 한식을 되살리는 것은 어려움이 있어도 한식을 재해석해서 만든 멋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앵커]
한식 세계화에 요즘에 굉장히 관심이 많다고 들었는데 저는 그게 궁금했거든요. 한식을 세계화하려면 우리 전통의 한식을 가지고 정면승부를 해야 되는 거냐. 아니면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춰서 많이 변주를 하는 것이 좋은 것이냐.
[인터뷰]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 게 한식은 건강에 좋고 무조건 좋다고 강요할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물론 우수한 음식이기도 한데 문화이기 때문에 문화란 다각적으로, 여러 모습으로 스며들어가서 거기에 관심을 갖게 되고 결국은 본류를 찾게 돼서 깊은 맛도 알게 되는데 그렇다고 해서 변형된 퓨전요리만 나가는 것도 아니고 시도를 그렇게 하는 게 맞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저희 같이 한식을 재해석한 요리도. 그런데 여기에 제가 뉴욕에서 이번에 보여줬던 요리 중에 간장 아이스크림을 만들어서 불고기 맛이 나는 아이스크림이거든요.
푸아그라 튀김 같은 걸 같이 곁들였는데 맛있다, 궁합이 맞는다. 간장불고기는 뭘까, 간장을 찾게 되고 불고기도 찾게 되고. 전통 자체를 알려야 되기 때문에 그런 것도 같이 전파가 돼야 된다고 생각해요. 한쪽으로 치중하지 않고.
[앵커]
한식하고 이탈리아 음식하고 모든 음식들에는 밑바닥에서 흐르는 공통점이 있습니까?
[인터뷰]
음식이라는 게 일단 맛을 볼 때 모두 공감하는 포인트가 있거든요. 짠맛, 신맛, 단맛 이런 것들을 잘 조합하면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들이 되는데 거기서 식재료가 파생되고 거기에서 많이 먹는 음식 문화 소스로 파생되는데 그런 코드를 잘 연결해서 분명히 맛의 공통점 코드들이 있거든요.
이탈리아만 해도 마늘을 굉장히 많이 먹어요. 저희도 굉장히 많이 먹는데 그리고 지형적으로도 비슷해서 비슷한 식재료도 있고요. 그런 데서 시작해서 보면 공통점도 많고 크게 이질적으로 섞이거나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앵커]
이탈리아 요리사가 한식을 세계화하신다고 하시니까 저희가 궁금해서 여쭤본 겁니다.
[인터뷰]
이탈리안 요리를 10년 넘게 하고 그런데 제 스승님이 계속 이탈리아 요리를 하시니까 나는 새로운 거 하다가 처음에는 일식하고 많이 접목을 했는데 나중에는 내가 왜 일식을 가지고 계속 연구를 할까.
나는 한국 사람인데, 한국 요리는 내가 더 깊이 있게 잘 아니까 이거를 만들어서 외국 사람들한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한식을 한번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실제로 깻잎이라든지 그런 것을 싫어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요리로 조합해서 시도를 하는데 오히려 그들의 마인드는 열려 있어서 그런 요리들을 굉장히 좋아하더라고요.
[앵커]
제일 자신 있게 하실 수 있는 한식 요리하고 외국인들 반응이 좋았던 건 어떤 건가요, 한식.
[인터뷰]
굉장히 많아서, 반응들이 좋았던 게 많아서... 최근에는 마카롱을, 마카롱이 단 맛이 있거든요, 겉에. 안을 바베큐한 돼지고기로 채워요.
그런데 마카롱은 우리가 과자처럼 생각하는데 요리로 만들었거든요. 그것을 먹으면 약간 달콤한 제육볶음 맛이 나는데 그것 반응이 요즘 또 좋더라고요.
[앵커]
인생에서 요리라는 게, 인생에서 음식이라는 게 어떤 의미일까요? 20년 한 우물을 파셨으니까 뭔가 일가견이 있으실 것 같은데.
[인터뷰]
그러니까 요리라는 건 사실 인간에게 가장 근본적으로... 먹는 것을 중지하면 죽잖아요. 그런데 그게 요리사가 있고 요리가 있기 때문에 굉장히 판타스틱하게 가치있게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니까 아까 처음에 말씀하신 대로 재료는 원래 그 자체가 맛있기는 한데 계속 다양하게 변화하고 만들어내기 때문에 더 좋아하게 되고 그 자체가 먹는 게 그냥 살기 위해서 먹는 게 아닌 즐기기 위해서 행복하기 위해서 먹는 그런 가치로 바꿔 주는 역할을 요리사가 하는 거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게 요리의 역할이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손님들이 와서 식사를 하실 때, 최현석 셰프의 음식, 창조작품들을 먹을 때 그 모습을 보면서 행복감을 느끼시겠네요?
[인터뷰]
그게 처음에 만든 메뉴를 출시했어요. 그러면 저희가 오픈 키친이기 때문에 서버가 서브를 할 때 보죠. 보고서 처음에 와, 예쁘다라는 입모양이 보이거든요.
입에 넣고 끄덕끄덕 하면서 입꼬리가 올라가면... 차분하게 내려가더라고요. 야, 됐어. 거기서 큰 보람을 얻는 것 같습니다. 그게 동기가 돼서 요리도 하고요.
[앵커]
그리고 말로도 칭찬을 해 주고 평가를 해 주고 그러면 더 기분이 좋죠?
[인터뷰]
네, 굳이 또 그렇게 만족도 있게 비운 접시로 표현해 주셔도 되는데 굳이 메시지를 남겨주시는 분들이 꽤 계세요. 환상적인 요리 감사합니다.
이 요리가 내 인생을 바꿔 놨어요, 이런 분들도 계시고요. 그럴 때마다 뭔가 전율을 느끼거나 월드컵 때 골 들어간 느낌 있죠, 역전골. 그런 짜릿함을 느끼죠.
[앵커]
최현석 셰프의 지금까지의 인생에서의 제일 기억나는 한 끼, 소울푸드는 어떤 거였나요?
[인터뷰]
저의 소울푸드는 어머님의 계란말이인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도시락을 싸기 시작했던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고등학교 때까지 1000번 중에 960번 정도를 그걸 싸주셨는데 질린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결혼을 하고 제가 어머니와 따로 살게 되면서 가끔 생각이 나고 어머니 집에 오랜만에 갈 때 계란말이 가끔 해 주시면 그때 생각이 나고 감사하게 먹죠.
[앵커]
아마 계란말이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추억이 하나씩은 있을 것 같은데 저도 지금 들으면서 저의 어머니 계란말이 추억 한자락이 떠올라서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하고요.
최현석 셰프에 대해서 재미있는 분인 걸 알고 있었지만 최현석 셰프의 음식에 대해서 좀더 저는 개인적으로 알게 된 시간이어서 좋았습니다. 오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인터뷰]
불러주셔서 고맙습니다.
[앵커]
감사합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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