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민낯이 담긴 영화 '태양 아래'...내일 개봉

북한의 민낯이 담긴 영화 '태양 아래'...내일 개봉

2016.04.26. 오후 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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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북한, 평양은 어떤 모습일까?

러시아와 북한 정부의 지원을 받아 평양의 실상을 다큐멘터리로 만든 영화가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바로 영화 '태양 아래'입니다.

이 영화가 우여곡절 속에 내일 개봉합니다.

과연, 이 영화에서 감독이 담고 싶었던 북한의 모습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그리고 왜 우여곡절 속에 개봉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영화 '태양 아래'의 전반적인 내용은 러시아 영화 감독인 만스키가 평양에 사는 8살 소녀 '진미'와 함께 1년간 생활하며 북한 사람들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영화는 소녀 '진미'가 조선소년단에 가입해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데요.

다큐멘터리는 리얼리티를 추구하지만, 그런데 이 영화에선 북한의 리얼리티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감독은 평양이 하나의 거대한 세트장이었다고 폭로합니다.

실제 촬영이 들어가자, 북한 당국은 대본을 주며 다큐를 연출하려 했다는 것인데요.

북한 당국의 이러한 지시에 감독은 제작의 방향성을 바꿨습니다.

북한의 연출 시도 자체를 카메라에 담아 이 다큐 전체가 북한 당국에 의한 거대한 '사기극'임을 폭로하려 마음먹은 겁니다.

[영화 나레이션 : 우리가 북한의 현실과 그곳의 진짜 태양 빛을 보여주겠다. 우리는 1년간, 한 소녀의 친구, 부모, 이웃과 함께 지냈다. 소녀는 우리 앞에서는 체제의 일부였고 그 체제는 이 영화의 공동 작가가 되었다.]

진미네 가족이 아침 식사를 하는 장면부터, 진미의 아버지 어머니가 봉제공장 기술자로 일하는 장면에도 북한 당국의 철저한 디렉팅이 뒤따랐습니다.

감독은 이러한 것들을 놓치지 않고 모두 카메라에 담은 겁니다.

[김흥광 / NK 지식인연대 대표 : 태양은 여기서 김정은이거든요. 김정은 아래에서 북한 주민들의 행복상을 보여주는 이런 것들을 찍으러 들어갔는데 가서 일단 한 명의 캐릭터를 골라야 되는데 어린, 8세 정도의 소년이 소년단에 입단하고 그가 사회인으로서 존경심을 어떻게 갖게 되느냐, 진실한 다큐멘터리를 만들려고 했는데 어린이 5명을 북한 당국이 내세웠대요. 5명 중의 1명을 골라라. 어딘가 모르게 너희 집은 어려울 것이다, 이런 사람을 골라냈는데 집으로 카메라가 따라갔는데 간밤에 글쎄, 완전히 으리으리한 집에 모든 게 다 세트장으로 돼 있으니까 그러면서 이것에 놀라면서 사실을 밝혀야 되겠다.]

북한 측의 현장 통제와 검열 속에서 만스키 감독은 어떻게 이런 장면을 찍을 수 있었을까요?

그는 북한 측 수행원들이 현대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게 도움이 됐다고 말합니다.

만스키 감독 촬영팀이 현장에 미리 카메라를 설치하고 북한 측 인사들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작동시켜두는 방법으로 촬영했다고 하는데요.

한마디로 '몰카' 형식으로 촬영을 한 겁니다.

이런 방식으로 북한 측의 '조작' 행위를 담은 장면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며 북한 측에는 촬영 분량의 30∼40%만 제출해 검열을 피했다고 합니다.

[이소연 / 前 북한군 상사 : 북한에서는 실제 외국에서 또는 국제사회에서 북한에 들어간다고 하게 되면 대화부터 시작해서 휴대전화 카메라조차도 못 쓰게 하는 나라입니다. 그런데 이 감독이 나와서 우리한테 보여주는 이 모습은 북한 체제의 허구성이라는 것을 제대로 보여줬다는 겁니다.]

만스키 감독은 다만 촬영 화면을 북한 밖으로 어떻게 빼돌렸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그는 북한에서 지난 1년 동안의 소감에 대해, "현존하는 어느 국가와도 어느 나라와 비교할 수 없는 독특한 체제의 나라'라고 평가했는데요.

영화 속에 담긴, 북한의 연출 된 실상.

감추고 연출해도 진실은 감출 수 없다는 점.

이 영화가 우리에게 알려주고 싶은 북한의 실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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