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새긴 삶의 지혜...세상이 붉게 물든다

나무에 새긴 삶의 지혜...세상이 붉게 물든다

2015.10.26. 오전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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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작가에게 새로운 시도는 늘 도전이죠.

우리 시대의 대표적 판화가 이철수 씨가 이번엔 종교를 넘나드는 삶의 지혜를 담담히 전합니다.

'붉은 산수'로 국내외에서 유명한 이세현 작가는 처음으로 자신의 그림에 인물을 담았습니다.

윤현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남을 이롭게 해 스스로를 이롭게 하는 경지를 '함께 타는 자전거'에 빗댔습니다.

테이크 아웃 커피처럼 마음을 다스리는 일도 어디서든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간결한 그림과 글귀가 때로는 내리치는 죽비처럼, 때로는 위로의 속삭임처럼 마음에 전해집니다.

80년대 폭압적 시대를 미술로 고발했던 우리 시대 대표 판화가 이철수.

인간과 자연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은 작품을 선보였던 작가가 3년을 꼬박 매달려 원불교의 경전을 205장의 목판화로 옮겼습니다.

종교가 달라도 얼마든지 공감할 수 있는 삶의 지혜를 봐달라고 말합니다.

[이철수, 판화가]
"다정한 할아버지를 만나는 기분으로 오셔도 얼마든지 이 지혜와 만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세월호도, 천안함도 붉은 풍경 속에 가라앉습니다.

현대사의 인물과 평범한 이웃이 교차하고, 삶 속에 스며든 죽음이 강렬한 이미지로 전달됩니다.

군 복무 시절 적외선 투시경으로 바라본 풍경에서 영감을 얻어 한국의 산천을 붉은색으로 표현해 온 이세현 작가.

비무장지대와 고향 한려수도의 바닷가 풍경을 통해 분단과 개발의 이면을 이야기했던 그가 처음으로 화폭에 사람을 담는 변신을 시도했습니다.

[이세현, 작가]
"너무나 비합리적인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그것들이 실제로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또 사람들은 잊혀져가고…."

동양의 산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해외에서 더 인기가 높은 이세현 작가의 3년 만의 개인전은 오는 12월까지 이어집니다.

YTN 윤현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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