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이 '창문 글자'라고?

[정찬배]

해마다 엄청난 수의 중국인들이 한국을 찾으면서 무자격 중국어 관광 가이드들이 판 치고 있습니다.

[장민정]

우리 문화 유산 곳곳에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걸 넘어 국격까지 훼손하는 황당 해설을 늘어놓고 있는데요.

그 실태 살펴보겠습니다.

[정찬배]

저희 뒤로 사진 한 장이 보이시죠.

경복궁 앞 가이드의 설명을 듣는 중국인 관광객들인데요.

흙에 '밭 전'자까지 그려가며, 한글은 궁궐 창문을 보고 만든 글자라는 설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장민정]

한글은 입 모양 본따 만든 거 아니었나요?

[정찬배]

세종대왕이 발성기관을 본따 만들었다는 한글이 한 순간에 궁궐 창문 모양을 보고 만든 글자가 돼버렸습니다.

[장민정]

하나 더 보시죠.

숭례문이 화재로 타버려 흥인지문이 국보 1호가 됐다?

흥인지문은 보물 1호이고, 숭례문은 여전히 소중한 우리의 국보 1호인데요.

졸지에 흥인지문이 국보 1호로 승격됐습니다.

한국사에 대한 이해가 얕은 무자격 가이드들이 엉뚱한 해설을 늘어놓고 있는 건데요.

좀 더 자세한 내용, 그래픽으로 살펴보시죠.

[정찬배]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해마다 폭발적으로 늘면서, 가이드 수요도 늘었습니다.

한국어와 중국어가 동시에 가능한 중국 동포들이 주로 가이드를 맡고 있는데요.

[장민정]

현재 중국어 관광통역 안내사는 6,500여 명에 이르지만, 비슷한 수로 무자격 가이드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엉터리 가이드들이 판 치는 사이 우리 역사는 왜곡되고 국격은 무너지고 있는데, 단속이 쉽지 않아 우리 정부도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