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시집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

추모시집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

2014.07.24. 오전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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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 100일을 맞아 우리 문단을 대표하는 시인 69명이 추모 시집을 냈습니다.

한국 문학사에 이보다 더 가슴 아픈 시집이 있었을까요.

나연수 기자입니다.

[기자]

세월호 추모시집,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시인 69명이 나서 추모시를 한 편씩 모았습니다.

아이들은 수학여행 중이었다
교실에서처럼 선실에서도 가만히 앉아 있었다
가만히 있으라, 가만히 있으라,
그 말에 아이들은 시키는 대로 앉아 있었다

-나희덕, <난파된 교실>

기억하겠다, 너희가 못 피운 꽃을.
잊지 않겠다, 이 욕됨과 슬픔을.
환멸에 기울어 무능한 땅을 냉담하기엔
이 땅에서 살아남은 어른들의 죄가 너무 크다.

- 김선우, <이 봄의 이름을 찾지 못하고 있다>

돌려 말하지 마라
온 사회가 세월호였다
오늘 우리 모두의 삶이 세월호다
자본과 권력은 이미 우리들의 모든 삶에서
평형수를 덜어냈다

- 송경동,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

시대의 아픔에 누구보다 민감한 시인들이지만, 아직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한 또다른 이들을 보듬어 위로하고 싶은 마음도 담았습니다.

[인터뷰:신현림, 시인]
"이건 어떻게 보면 떠나간 자를 위한 시이지만은 남은 자들을 위한 치유의 시이기도 합니다."

인세 전액과 출판사 수익금의 일부는 아름다운 재단 '기억 0416 캠페인'에 기부됩니다.

세월호 참사와 희생자들의 삶을 기록하고 지역 공동체를 복원하는 작업에 쓰일 예정입니다.

[인터뷰:성혜경, 아름다운재단 모금국 캠페인회원개발팀장]
"안산이라는 공동체가 지금 굉장히 붕괴된 상태라고 볼 수 있는데 거기에 대한 회복, 장기적으로 이들이 바르게 더 건강하게 설 수 있도록 그런 장기 프로그램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일백 년 내내 애도해야 합니다
죽은 꽃들을 그 앳된 초록들을
이내 피눈물의 새끼들을 망각을 물리치고
불러내야 하겠습니다

-고은, <이름 짓지 못한 시>

아파도 기억하고 고통스러워도 잊지 말자고, 시인들이 애타게 당부합니다.

YTN 나연수[ysn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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