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눈물을 웃음으로 씻는다

5·18, 눈물을 웃음으로 씻는다

2011.05.18. 오전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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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5·18 민주화운동 31주년을 맞아 5·18을 주제로 한 공연들이 무대에 올려지고 있습니다.

특히 아픔을 웃음으로 승화시키고 있는 작품들이어서 눈길을 끕니다.

김수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연극 '푸르른 날에']

1980년대, 대학생이던 오민호는 윤정혜라는 여자와 사랑에 빠집니다.

광주민주화운동의 물결 속에서 민호는 살아남기 위해 비겁한 선택을 하게 되고, 죄책감에 시달리던 그는 자신의 아이를 가진 정혜를 뒤로 하고 속세를 버립니다.

30여 년이 흐르고 승려가 된 그의 앞에 결혼식을 앞둔 딸을 내세우고 정혜가 나타납니다.

심각해질 수밖에 없는 주제를 통속극에나 나올 법한 신파적인 대사를 도입해 유머러스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 특징이 있습니다.

역사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모습을 웃음으로 보듬고 있습니다.

[연극 '짬뽕']

1980년 5월, 광주의 어느 허름한 중국집.

여느 때와 다름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던 사람들 앞에 갑자기 배달중인 짬뽕을 빼앗아 먹으려는 군인들이 나타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뉴스를 통해 들은 광주 소식에 중국집 식구들은 급기야 자신들 때문에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고 믿게 됩니다.

그저 짬뽕 한 그릇 값이 소중했을 뿐인 소시민들이 비극적 사건에 휘말리는 모습을 코믹하게 그립니다.

포복절도할 만큼의 웃음과 눈물을 쏙 빼는 비극을 그야말로 짬뽕처럼 버무린 작품입니다.

올해는 신촌 연극제의 세 번째 작품으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YTN 김수진[sue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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