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서양 악보로 기록된 아리랑 재현

최초 서양 악보로 기록된 아리랑 재현

2009.03.01. 오전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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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을사조약 무효를 국제적으로 알리기 위해 노력했던 선교사 호모 헐버트, 역사 교과서에서 한 번쯤 접하셨을 텐데요.

헐버트는 민족의 노래 아리랑을 서양인 최초로 서양 악보에 옮겨 해외에 소개하고자했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헐버트 타계 60주년을 기념해 그의 노력을 기리며 조선 말기 아리랑을 음반으로 녹음하는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이승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아리랑'

'아리랑'은 '아리랑'인데 어딘지 다릅니다.

'아리랑'

소박하고 간결한 느낌.

113년 만에 새로 빛을 보게 된 이른바 '헐버트 아리랑'입니다.

'헐버트 아리랑'은 조선 말기 미국인 선교사였던 헐버트가 전국에 각기 다른 형태로 불리던 아리랑 가락을 1896년 서양식 악보 형태로 옮겨 처음으로 표준화한 것입니다.

[인터뷰:김영임, 경기 명창]
"헐버트 악보를 보면 아무 것도 없는 소박하고 단조로운 악보입니다. 우리는 꺾기도 하고 감기도 하지만 헐버트 악보는 그야말로 모든 사람들이 같이 할 수 있는 대중적인 느낌에요."

헐버트는 선교사인 동시에 고종의 외교 고문이었습니다.

우리나라를 일본의 강제 식민지로 만든 을사조약에 반대해 조약 무효를 국제사회에 알리려고 했던 벽안의 외국인이었습니다.

지역마다 다른 형태로, 입에서 입으로만 전해오던 민족의 노래 아리랑을 서양식 악보 표기법으로 표준화해 기록물로 남긴 건 그런 그의 남다른 조선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인터뷰:김연갑, 한민족아리랑연합회]
"헐버트 이전까지는 토속 아리랑이었는데 다시 태어나 한반도 모두가 공감하는 근대 민요의 성격을 갖게됐습니다."

이른바 '헐버트 아리랑'은 김영임 명창의 노래로 녹음됐으며 3월 10일 발매됩니다.

헐버트 타계 60주년을 기념하는 헌정 음반으로 제작됐습니다.

특히 이번 음반에는 영어 설명을 함께 실어 외국인들도 아리랑에 담긴 의미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했습니다.

YTN 이승현[hyu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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